•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기자수첩] 갈길 먼 실손보험 정상화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22 00:00

▲ 전하경 기자

▲ 전하경 기자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을 갖고 있다. 대개 사람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편견을 갖고 ‘비정상’으로 취급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는 다양한 어려움을 겪지만 뛰어난 변호사로서, 소송에서 자신이 맡은 원고가 이길 수 있도록 기지를 발휘한다.

우영우는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은 모순적이다. 우영우가 승소하는 경우 상대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12화에서 우영우는 보험사 미르생명이 합병을 앞두고 사내부부 중 여성을 우선 정리해고 대상으로 선정한 소송에서도 상대 약점을 잡아 승소한다. 우영우는 변호사로서 소임을 다했지만 소송에 진 미르생명 여직원들은 부당해고를 당하게 된다.

때문에 드라마 에피소드 중간중간 우영우도 대형 로펌 소속사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우영우의 사건들을 보다보면 실손보험 정상화와 닮아 있다. 선량한 상대편이 피해를 보는 것처럼 실손보험 심사를 강화하자, 선량한 진짜 보험금을 받아야 할 소비자가 보험금을 받지 못한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심사 강화로 악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는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아토피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아야 하는 MD크림은 당근마켓에 비싼 값으로 재판매하면서 실손보험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결국 아토피 등 피부염으로 MD크림 처방을 꼭 받아야 할 환자들은 보험혜택을 받기 어렵게 됐다. 최근 인권위에서 차별이라고 판단한 정신질환 실손보험 가입 거부도 마찬가지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손보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정신질환 기록이 있는 환자를 받으면 회계적으로 손실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보험사에 가입을 거부당한 고객이 인권위에 진정을 하지 않았다면 평소에 병원을 자주 가지도 않는데 정신의학 치료를 받은 사람은 계속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손보험 정상화 자구책으로 내놓은 의료자문제도도 마찬가지다. 의료자문제도로 갑자기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제보도 종종 나온다.

물론 위의 사례들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 있다. 논란이 됐던 현대해상 입장에서는 심사를 강화할 수 밖에 없었다. 2018년에는 48억원이었던 MD크림 보험금 지급액은 2020년에는 169억원으로 3배 이상 보험금이 급증했다. 갑자기 피부염 환자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실손보험 실상을 들여다보면 보험사들도 어쩔 수 없었을 수 있다.

작년 실손보험 적자액은 지난 5년간 10조원에 달한다. 보험연구원 연구 결과, 실손보험료 인상율을 지금보다 올리지 않을 경우 2031년 실손보험 누적 적자는 112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연구원은 이대로 간다면 보험사들이 도미노 파산을 할 수 있다는 극단적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에 비급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혜택 축소를 금융당국이 권유할 수 있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보험사들이 책임을 넘긴 것이다.

민영보험이지만 보험사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실손보험을 그대로 둔다면 정상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과잉진료 주범으로 여겨지던 백내장 수술도 정부가 나서자 보험금이 줄어들었다. 지난 1월 703억 원, 2월 772억 원에서 3월에는 1209억 원이었던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백내장 보험금 지급액은 4월에 971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6월에는 624억 원으로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백내장 보험 사기 단속을 강화한 효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6월 경찰청, 금융감독원, 대한안과의사회 등은 공동으로 백내장 보험 사기 조사 강화를 위한 ‘백내장 보험사기 특별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했다. 포상금도 최대 5000만원까지 내걸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지난 6월 다초점렌즈 백내장 수술 건수가 많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 여부 등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긴급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결국 비급여 가이드라인으로 선량한 피해자를 줄이는 실손보험 정상화 물꼬가 터줘야 한다. 병원을 필요할 때만 가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더 큰 피해를 받아서는 안된다.

과잉진료자로 인한 적자가 나오지 않게 비급여가이드라인 등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 정당한 이용자가 피해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영우 지원군인 봄날의 햇살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처럼 햇살은 안되더라도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은 될 수 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데이터는 잊혀도 스토리는 남는다” 마음을 여는 스토리텔링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81] 매튜 룬(Matthew Luhn)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20년간 스토리 아티스트로 일했다. 그동안 <토이 스토리> 1~3편,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업>, <카> 등 수많은 히트작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최고의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한다. 잘 만든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스토리 없이 통계나 데이터, 정보만 접하면 10분 뒤 머릿속에 남는 것은 5%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내용을 스토리에 담으면 65%가 남는다. 단순히 기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유대감까지 느낀다. 2 AI 시대 ‘전력 기아’...원전은 선택 아닌 필수 이재명 정부 ‘원전 공론화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우리는 앞으로 어떤 전기로 살 것인가’를 놓고 논의를 시작했다.이번 공론화는 찬반 투표가 아니라 발전량 비중 '범위'를 묻는 방식이다. 전원별 발전량 비중 상한과 하한을 정한다. 개별 원전 계속 운전, 부지 확정 사업,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특정 지역 입지 등은 논의에서 제외된다.다음달 시민참여단 300명을 선발해 오는 12월 중순께 숙의 토론 과정을 거쳐 나온 권고안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한다.일각에서는 정책적 딜레마를 회피하고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공론화라는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며 폄훼 3 다케나카 개혁의 성과와 대가: 레소나은행과 다이에이의 구조조정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2002년 10월 발표된 이른바 다케나카 플랜으로 지칭되는 ‘금융재생 프로그램’은 일본 금융시스템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부실 처리를 미루는 관행을 종식시키려는 시도였다. 은행의 자산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부실채권에 따른 손실을 지체없이 인식하도록 한 이 정책은 일본 금융시스템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의 손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회복하고 채무기업의 상환 능력을 개선하는 일까지 이루어져야 금융시스템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그러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손실이 드러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