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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빈 깡통’으로 끝나선 안 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16 00:00

[기자수첩]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빈 깡통’으로 끝나선 안 된다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빈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하면 안 된다”

중2병에 걸렸을 때도, 전역병에 걸렸을 때도 어머니가 늘 하시던 말씀이다. ENTJ로서 꿈에 부푼 나머지 목표만 높게 잡고 실생활이 엉망일 때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 소리를 들었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 움직임을 두고 그때의 잔소리가 떠오른다. 후보 시절부터 당선 이후 3개월가량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나도 요란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루나(LUNA)·테라USD(UST) 사태’를 마주했다. 한순간에 자산 가치가 0에 수렴하면서 시가총액 65조원 가까이 증발시킨 이 사건의 피해자는 국내에만 20만명이 넘는다.

요란함의 시작은 이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후보 시절 ‘가상화폐 디지털 산업진흥청 설립’ ‘가상 자산 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 등을 언급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 육성을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급격히 태도가 돌변했다.

지난달 금융증권범죄 합수단은 ‘투자자 보호’를 앞세워 국내 대표 가상 자산 거래소 1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쳤다. 그보다 앞서 지난 5월엔 검찰이 해당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권도형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 대표에 관한 탈세 혐의를 수사했다.

누구에게나 ‘시작’이 중요하듯 윤 대통령에게도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투자자 보호도 너무나 중요한 의제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과서 같은 말만 맴돌 뿐 실질적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권도형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지출을 메꾸려고 없는 혐의를 뒤집어 씌운다”며 강하게 반발한 상태다. 어딘가에 몸을 숨겨 루나 2.0까지 만들었다. 어떤 새로운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는 한 물 흘러가듯 이 사태는 서서히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정치권에서 ‘루나 사태’는 다시 언급되고 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차 민·당·정 간담회 및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들과 가상 자산 투자자 보호 방법과 자율 규제 추진 현황 등을 공유했는데 여기서 ‘루나 사태’는 몇 번이고 되풀이됐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현재 국회에 가상 자산 시장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업법 제정안 7건을 비롯해 13개 관련 법안이 제출돼 논의되고 있다”며 “정부는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등 새로운 기술을 혁신하고,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이 균형을 이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 역시 “현재 가상 자산 리스크(Risk·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 중”이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가상 자산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수립할 예정”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출범식에선 기존 가상자산특위가 디지털자산특위로 확대 개편됐고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에 임명됐다. 가상 자산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불러일으키게 한다. 거래소들은 관련 법안 제정에 따라 투자자 보호 자구책과 신사업 방향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가상 자산 업계는 루나 사태 이후 ‘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대장주’ 비트코인(BTC·Bitcoin) 가격은 1년 전 4만달러 안팎에서 현재 2만500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고, 같은 기간 미국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대표 브라이언 암스트롱)는 매출이 60% 이상 떨어지면서 주가 폭락 중이다.

그렇기에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향한 정부 발걸음을 두고 업계를 포함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관심과 기대가 크다. ‘디지털 자산 산업 선점’을 두고 전 세계가 눈치 싸움과 동시에 총알 없는 격전을 벌이는 만큼 어느 나라가 봄을 먼저 맞이하는가가 중요하게 됐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답게 금융 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감시, 산업 부흥을 위한 불필요한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디지털 자산 관련 입법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시점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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