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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유경, 향수로 ‘마법’을 부리다

홍지인

helena@

기사입력 : 2022-08-08 00:00

개성중시 MZ세대 겨냥한 신세계인터
니치향수 돌풍 일으키며 매출 급신장

▲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이탈리아 중부 도시 피렌체. 르네상스 문명이 퍼뜩 떠오르지만 또 하나 이 도시를 기억나게 하는 게 있다. 향수 브랜드 ‘산타마리아 노벨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었던 고급 향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 중 하나인 피렌체 산타노벨라 약국에서 판다. 지금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리뉴얼을 마친 이 곳에는 조 말론 런던, 르 라보, 바이레도 등 유명 니치 향수 브랜드들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 지난 2017년부터 ‘퍼퓸 신세계’를 위해 투자와 애정을 아끼지 않은 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작품이다.

덕분에 승승장구하는 회사가 있다. 신세계백화점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 뷰티사업을 확장하며 쌓은 노하우와 투자기반을 바탕으로 자체 뷰티 브랜드를 만들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도 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1조4508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2.4% 증가한 9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3522억원, 영업이익 331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 회사는 2분기에도 분기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2분기 실적을 내다봤다.

전 사업부문이 고른 실적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연간 24.5% 규모를 키운 수입화장품 부문이다.

사실 국내 뷰티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장품 수요가 감소하며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화장품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45% 줄었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매장 수는 2019년 920개에서 2020년 656개로, 아리따움 매장도 2018년 1250개에서 2020년 1003개로 각각 감소했다. 국내 대표 뷰티 기업들이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 시기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고공행진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처럼 뷰티업계와 다른 행보를 나타낼 수 있는 비결을 꼽자면 단연 ‘니치향수’다. 정유경 총괄사장 역작이다.

니치향수란 최고 조향사들이 최상의 원료를 이용해 소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고급 향수를 말한다. 50∼100mL 가격이 20만∼3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이지만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향수 시장은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 2013년 4400억원에서 2019년 6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오는 2023년 6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 딥티크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제공 = 신세계인터내셔날

이처럼 니치향수를 포함한 향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배경에는 MZ세대가 있다. ‘자신을 위한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MZ세대들은 특별한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로 니치 향수를 선택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딥디크와 바이레도 구매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향수로 개성을 표현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MZ세대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일찍이 프리미엄 향수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 니치향수 업계를 선도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지난 2012년 뷰티 사업 시작 후 2014년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니치향수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어 다음해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마리아 노벨라’를 사들이고 2017년에는 프랑스 향수 ‘딥디크’ 국내 판권을 인수해 ‘럭셔리 니치향수 명가’임을 공고히 했다.

현재 딥티크·바이레도·산타 마리아 노벨라·에르메스 퍼퓸·메모 파리·아이젠버그·조러브스·디에스앤더가·엑스니힐로 등 총 9개 브랜드 판권을 보유해 국내 뷰티업체 중 가장 많은 니치향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판권을 들여온 딥티크·바이레도·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국내에 니치 향수 돌풍을 불러 일으킨 대표 브랜드들이다.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딥티크’ 매출은 전년 대비 44.5% 성장했고, ‘바이레도’는 36.5%,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36.3% 성장했다.

높은 인기에 대부분 뷰티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할 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딥티크’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글로벌 최대 규모이며 백화점 외에 매장을 여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국내 패션업체 중 가장 먼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유일하게 뷰티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 부문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현재는 회사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뷰티 부문이 수익 창출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는 주요 이유는 판권 확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보유 중인 향수 브랜드 모두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닌 수입 판권을 확보했다.

따라서 해외 브랜드에 로열티를 내지 않으며 국내 향수 판매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 니치향수는 높은 제품가격에 비례해 영업이익률도 높아 영업이익 성장을 이끄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수입 뷰티 브랜드를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를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데 투자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선보인 브랜드 ‘뽀아레’다.

뽀아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10년 간 준비해 선보인 최상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다. 고급스런 패키지와 품질로 오픈과 동시에 매출을 늘리며 고급 뷰티업계에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타 제품과 차별화를 할 수 있는 독자적인 소재와 특허 성분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과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와 제품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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