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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유럽 출장을 떠났다. 그가 유럽 출장에 나선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헝가리와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을 방문하며 글로벌 파트너사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출장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몸은 피곤했지만 좋았다"라며 "유럽에서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도 만날 수 있었고. 영업 마케팅하는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출장 일정과 관련해선 "헝가리의 배터리 공장, BMW 고객 등을 만났으며, 전장 회사인 하만 카돈도 갔었다"라며 "자동차 업계의 변화,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제일 중요했던건 ASML과 반도체 연구소(imec)에 가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감에 대해 "한국에서는 못 느꼈는데 유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느껴졌다"라며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주력 사업인 반도체 초격차에 방점을 뒀다. 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에서 마크 뤼터 총리를만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또 EUV 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ASML을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만나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이 부회장이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지난 2002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사용될 신형 EUV 장비를 살폈다.
EUV 노광장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ASML만 생산하고 있다.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EUV 장비가 필수적이다. 다만, 장비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연간 생산량은 40대뿐이라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EUV 장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출장을 통해 삼성전자가 EUV 장비 확보 경쟁에 한 발 앞서게 됐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ASML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반도체 초격차' 비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사진=삼성전자
이미지 확대보기반도체 외에도 자동차 업계 현황도 살폈다. 헝가리에 위치한 삼성SDI의 괴드 배터리 공장을, 독일에선 고객사인 BMW를 방문했다. 또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인수한 오디오 전문 기업 하만 카돈도 방문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예고했던 대형 M&A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M&A 진척을이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년 내 의미있는 M&A를 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다. 한종희닫기

그간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M&A 대상으로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온 등이 거론됐다. 이들기업이 위치한 본사는 모두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방문한 국가들이다.
이외에도 최근 글로벌 M&A 시장에서 뜨거운 매물로 꼽히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영국. ARM도 인수 대상 물망에올랐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