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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Q칼럼] 주식이 만나는 '머피'와 '샐리'

황인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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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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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Q칼럼] 주식이 만나는 '머피'와 '샐리'
기가 막히게도 '내가 사면 고점이고, 갈아 타면 기다렸다는 듯 판 것은 조정도 없이 올라가고 산 것은 빠지고...' '내 계좌가 유튜브로 생중계되나 봅니다.'라는 말을 진반농반으로 곧잘 듣는다.

흔히 주기를 갖고 있거나 의도하는 일이 평소와 다르게 꼬여 악수가 연속될 때 '하필이면 이 순간 이 상황에서~'하면서 '머피의 법칙' 을 떠올리게 된다. 일단, 사자와 팔자가 반복되고, 저점과 고점을 순환하는 투자의 영역에서 확률로 따져보면, 뒷북 매매와 폭탄돌리기의 마지막 주자가 되어 장렬하게 전사하는 경우는 많은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과열과 고점에 관한 얘기
예전에는 증권사 영업장 특히 객장에 전종목을 보여주는 전광시세판이 있었고, 그 맞은 편에는 터미널 대기실 처럼 연이은 좌석이 서 너 줄씩 있었다. 시황 등락에 탄성과 탄식이 오가지만, 평소와 다르게 낯선 인물들(일하는 시간이나 장소 등 객장 방문 여건이 여의치 않고 육아에 전념하던 주부, 투철한 정신의 전후방 직업군인, 표본과 모범이 되는 학교 선생님 등)이 등장하거나 이미 소문난 특정 인물이 나타나면 '휴먼 인덱스'로 인식했다.

인간의 나약한 마음은 팔랑귀가 되기도 하고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 처럼 동조하고 모방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인간의 무한 욕심은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위스퍼 효과(Whisper effect)를 기대하기도 한다. '너만 알고 있어~'하는 정보가 내 귀에 들어 왔다면, 내가 마지막 정보 수신자요 폭탄돌리기의 마지막을 위한 진군가라고 생각하는 것이 낫다.

주가는 단순하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오르고, 팔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내린다. 팔고자 하는 사람은 '찬티'가 되어 나팔을 불고 분위기를 띄우고 장점과 미래가치를 내세운다. 사고자 하는 사람은 당연 '안티'가 된다. '안티'가 매수후 보유자가 되면 수익이 났던 손실이 났던 '찬티'가 된다. 물렸다고 동네방네 떠들지는 몰라도... '이 좋은 주식이 어쩌다...' 내 귀에 까지 고급정보가 들어온 그 시점은 기본적으로 고점이 되는 것이다.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내 친구의 친구도 안다면 이 고급 정보를 통해 이미 모두 매수(선취매)를 한 상태이다. 더 이상 살 사람이 없다. 누가 사겠는가. 그러면 자연스런 수순은 떨어질 일만 남는 것이다. 팔자가 더 많아지면 가격은 불문가지다. 그래서 뉴스와 공시에 팔라고 하는 것이다. 그나마 악용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공정공시와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모범규준같은 것이 작동한다. 가는 모임마다 투자해서 몇 배가 되었네, 얼마를 먹었네, 이것이 앞으로 몇 배를 간다네 하는 소리가 들리면 적어도 시장은 과열권이나 과매수 상태라고 얘기한다.

수익성이 담보된 이 투자 종목을 너도/ 나도/ 모두 다/ 알고 있다면 비밀스럽게 받은 내 귀에 닿은 정보는 게시판 공지사항과 다름없다. 딱 그 때 그 불운 혹은 행운이 일어난다는 머피의 법칙이나 반대 상황을 얘기하는 셀리의 법칙은 귀에 익은 착 감기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마음 굳게 먹고 방문한 가게가 쉬는 날이라던가 (머피의 법칙), 막 도착한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뀐다던지(셀리의 법칙) 하는. 머피의 법칙을 연상시키는 예를 찾는 것보다 자신이 겪은 일을 떠올리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DJ DOC의 노래가사처럼 마음먹고 간 목욕탕이 쉬는 날이라거나, 매일 버스를 타다가 지하철을 이용했더니 하필 고장이 나고, 종일 일하다 잠시 잡담하거나 인터넷 뉴스를 볼 때 상사가 등장하거나, 바겐세일에서 고른 품목이 제외 상품이더라 하는 등 이다.

더하여 열공한 부분만 빼고 시험 문제가 나오거나, 별러서 낸 휴가 시즌에 장마가 겹치거나, 목돈 만진 날에 목돈 나가는 사고가 생기고, 투자 여유가 생겨 점 찍어 둔 종목 살펴보니 벌써 두 배가 올라있는 등 경우도 무한 생성된다. 왜 그날 목욕갈 마음이 생겼을까? 왜 평소와 다르게 지하철을 탔을까? 왜 상사가 그 순간에 나타났을까? 왜 휴가시즌과 장마가 겹쳤을까? 왜 투자여력이 생긴 바로 그 때는 그 종목의 주가가 그렇게 높게 올라가 있을까?

에드워드 머피(Edward A. Murphy)의 이름을 따서생긴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은 미 공군이 조종사들 대상의 충격완화장치 실험에서 모두 실패하였고, 살펴본 원인에서 처음부터 사소한 잘못이 있었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를 두고 머피는 '어떤 일을 하는 데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이 있고 그 중 하나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데 누군가 꼭 그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반대로 꼬이게 된다'고 하였다. 즉,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일어난다(If anything can go wrong, it will)는 뜻이다.

머피 대위는 안좋은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썼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입에 올렸다. 굳이 법칙이라고 해야 될 지 모르겠지만, 통계에 조금 익숙한 경우 이것이 운도 법칙도 아닌 확률과 심리의 문제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영국의 칼럼니스트 로버트 매튜는 머피의 법칙을 수학적으로 간단히 증명했다. '쉬운 예로 마트 카운터에서 줄을 서는 경우, 카운터가 다섯 곳이면 내가 선 줄이 가장 빨리 줄어 들 확률은 5개 중 하나이다. 1:4로 4배나 차이가 난다.' 투자 거래의 성립은 누군가의 매수와 그 상대방의 매도가 결합된 것이다. 내가 매수한 종목은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종목 2500개 중의 하나이다. 업다운은 늘 있고 나머지 종목과 어떤 상태로 비교해도 기본적으로 피해의식과 상대적 박탈감이 작동하면서 (머피의 법칙에) 대입을 하게 된다.

미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유래한 샐리의 법칙(Sally's law)은 계속해서 자신이 바라던 대로 일이 일어남을 뜻한다. 머피의 법칙과는 반대되는 경우이다. 투자의 매수 매도를 '쿵'과 '짝'으로 표현한다면 선순환의 '쿵/짝'은 '저가매수 고가매도 이어서 결제된 자금으로 저가매수...'이고, '짝/쿵'은 '고가매수 저가매도 이어서 결제된 자금으로 고가매수...'가 된다. 매수하기 전에 내가 비로소 이 정보를 알기까지 전파된 과정에서 한 박자 빠르거나 맞거나 더딘 정도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루루' 몰려온 무리 속 끝물의 휩쓸림에서는 생각보다 발이 잘 안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힘은 육체적인 역량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불굴의 의지에서 나온다."라고 한 마하트마 간디의 명언이 있다. 이 말에 더하여, 모든 것은 정신적인 긍정적 사고로부터 시작된다라는 말을 얹을 수 있다. 긍정적 사고가 의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면, 만원 버스를 놓쳐 안타깝더라도, 다음의 버스에서는 편하고 안전하게 앉아서 갈 확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머피의 법칙이 아니라 샐리의 법칙 즉 긍정으로의 전환 마인드와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매수할 생각을 가진 상태에서 투자 '종목'을 보면 조바심이 생기고, 매도할 생각을 갖고 투자 '종목'을 보면 초조함이 생긴다. 내가 팔고나면 올라가고, 사고 나면 내려간다고 하면서 머피의 법칙을 들먹이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반대편에 서서 한 박자만 리듬을 바꾸면 바로 샐리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긴 그 한 박자가 신의 한 수라서 맞추기가 만만치 않은 것도 현실이긴 하다.
[황Q칼럼] 주식이 만나는 '머피'와 '샐리'


황인환 이에스플랜잇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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