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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한달] “종합금융플랫폼 기회”…시중은행, 시장 선점 잰걸음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2-04 06:00 최종수정 : 2022-02-04 07:16

고객 유치 총력…형평성 문제 불만도
금융당국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

사진=국민은행

사진=국민은행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지난달 5일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전면 시행된 가운데 은행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차별화된 맞춤형 자산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빨라지면서 마이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경쟁에서 앞서고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빅테크가 근소하게 앞서가는 분위기 속에서 은행들은 고객 유치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나 빅테크 기업에 흩어진 개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서비스다. 다른 금융사 고객 정보를 수집할 때 고객 동의 아래 화면에 출력된 개인정보를 긁어오는 ‘스크래핑’ 방식 대신 별도 인터페이스를 통해 금융기관이 제3의 업체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API 방식 적용이 의무화됐다.

마이데이터 업체들은 데이터와 기술을 융합해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데이터 앱에 들어가면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금융자산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은행 계좌 잔액과 대출 잔액, 카드 사용액, 보험료 납입 내역, 주식투자 현황 및 수익률 등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의 편의성과 MZ(밀레니얼+Z)세대 고객의 수요에 대응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구성하고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데 공을 들이는 중이다.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에 따라 기존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직관적인 UI·UX (사용자 환경 및 경험)를 구현했다. 특히 은행들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니고 있는 자산관리 역량을 활용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킬러 서비스’와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도 은행들의 중점 추진 사항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5일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전면 시행에 맞춰 자사 뱅킹 앱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KB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정식 가동했다.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는 ‘자산관리’를 비롯해 소비패턴을 분석·진단하는 ‘지출관리’ 합리적인 금융 습관을 만드는 ‘목표챌린지’, 실물자산과 신용을 관리하는 ‘금융플러스’, 집단지성 활용 자산관리 ‘머니크루’,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자산관리 시뮬레이션 ‘이프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이프유 서비스 내 기존 ‘신혼부부 내 집 마련 시뮬레이션’에 더해 ‘생애 첫 독립 시뮬레이션’과 ‘우리 가족 새집 마련 시뮬레이션’도 추가했다. 향후 MZ 세대의 관심사를 확장한 시뮬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머니버스(Moneyverse)’ 서비스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금융 정보 통합조회, 자산·재무 분석, 소비·지출 관리, 목표관리, 개인화 상품 추천 등을 제공한다. 완성된 자산을 관리하는 방법이 아닌 자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투자 타이밍과 같은 기회를 끊임없이 알려주는 서비스가 특징이다. MZ 세대를 겨냥해 카드, 페이, 멤버십 등 다양한 포인트 현황을 한눈에 제공해 자투리 자금을 찾을 수 있는 ‘포인트 모아보기’ 기능도 담았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그룹 공동 마이데이터 브랜드 ‘하나 합’을 선보였다. 기존 소수의 고액 자산가에게만 제공되던 자산관리 및 외환투자 전문 컨설팅을 모든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하나금융투자의 배당정보서비스, 하나카드의 내 주변 핫플레이스 서비스, 핀크의 금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리얼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의 특화 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자산관리 및 생활금융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우리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결혼, 출산, 자동차, 주택, 조기은퇴 등 8가지 상황에 맞게 내 자산의 변화를 예측해볼 수 있는 ‘미래의 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대출을 진단하고 대환대출 등을 소개하는 서비스도 있다. 우리은행은 투자, 소비 분야의 재테크 고수들의 순위를 익명의 랭킹 서비스로 제공하는 ‘고수의 랭킹’도 추가로 탑재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NH마이데이터’는 개인 종합자산관리 ‘NH자산플러스’, 금융일정 관리 ‘금융플래너’, 절세 제언 ‘연말정산컨설팅’, 종합차량관리 ‘내차관리’, 정부 혜택 추천·안내 ‘맞춤정부혜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마이데이터 시장은 빅테크가 근소하게 앞서가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 업권별 마이데이터 가입자 비중은 빅테크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고 카드와 은행이 각각 30% 수준을 나타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 초기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은행 및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업권 간 주고받는 데이터 형평성 문제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마이데이터 제도에서 은행은 가장 비밀스러운 정보인 송금하는 개인적 동기까지 포함한 상세한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빅테크의 상거래 정보는 대분류만을, 그나마도 대부분 '기타'로 처리해 제공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선 사실상 의미 있는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의 비금융 진출이나 마이데이터 제도 등을 개선해야만 앞으로 공정한 경쟁기반 하에서 은행권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또 보다 정교한 서비스를 위해 업권별로 제공되는 정보 항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서비스가 운영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금융 거래 케이스들이 발견되고 있어 API 규격의 개선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오픈뱅킹과 연계해 통합조회 후 이체 등의 거래로 연결될 수 있는 API 개발과 동의 프로세스 통합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PI에 대해 제공기관별 이해가 달라 오류가 발생하거나 데이터 정합성을 맞추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내가 준비를 마쳤다고 할지라도 정보를 제공하는 상대 기관의 데이터가 부실한 경우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참여하는 모든 회사들의 시스템 개발 수준이 상향 평준화돼야 고객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적용을 예고하고 있다.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금융플랫폼 간담회에서 “테크기업과 금융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넓고 평평한 운동장’을 조성하겠다”며 “동일 기능, 동일 규제의 대원칙 아래에 금융플랫폼에 대한 감독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지난 14일 민간연구소장들과 간담회에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동일기능 동일원칙 규제를 통해 공정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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