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선보일 작품은 설치와 조각 6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전시는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조각가 자신‘이라는 열매가 언젠가 또 다른 인연의 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또 다른 인연의 맺음을 기대하는 첫걸음이라는 의의가 있다.
좌)피어나다-210902, 우)피어나다-210902
이러한 인연의 궤적을 표현하기 위해 화영호는 금속을 사용한다. 금속의 연결들은 단단하게 이어져 있다. 작가는 금속의 연결을 자신과 끈질긴 인연이라고 빗대고 있다. 또한 고온의 온도에서 달궈지고 담금질 당하는 금속의 모습은 마치 삶의 과제들을 해내기 위해 서로 의지하며 이겨내고 견디는 모습과 닮아있다고 말한다. 화영호는 식물이 뿌리와 줄기에서 양분을 빨아올려 잎과 열매를 맺듯. 그와 함께하는 인연들은 자신의 삶을 지탱해나가며 자신과 관계를 맺고 나아가 또 다른 열매를 맺게 해주는 양분이 되어준다.
피어나다-211003
그는 금속으로 열매와 나뭇잎만 피워낸 것이 아니다. 높게 그리고 활짝 피어나는 꽃인 해바라기도 만들어냈다. 잎도 많은 해바라기는 작가를 둘러싼 주변의 인연들이 뭉쳐있는 모습 같다. 해바라기의 가장 큰 특징은 해를 바라보며 양분을 얻는다는 점일 것이다, 이러한 해바라기의 특징은 성장을 할 때 햇빛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생장 효율을 올리기 위함라는 의도가 있다. 아마 작가가 해바라기를 작품으로 선보인 것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연들과 함께 성장을 하고 싶다는 또 하나의 소망이 담겨있는듯 하다.
그의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잎과 열매의 모양이 제각각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섬세한 잎모양은 작가가 인연을 맺을 때 분명 얕은 인간관계라기보단 깊고 끈질긴 연을 맺을 것 같이 느껴진다. 그가 다양한 모양의 이파리를 필 수 있던 것은 그의 주변에는 다른 여러 인연들 덕일 것이다.
화영호가 피워낸 작품은 많은 사람들과의 연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인연과 함께 성장이라는 방향성까지 제시한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어떤 잎사귀와 열매를 만들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어떤 인연을 맺고 그들과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