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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월 이후 최저치로 낮아진 美금리...코로나·경기 피크아웃 우려 속 커진 정책 의구심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7-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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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일 10시45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일 10시45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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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채 금리가 1.1%대까지 급락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현지시간 19일 9.99bp 급락한 1.192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9.76bp 떨어진 1.8233%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00bp 내린 0.2135%, 국채5년물은 7.23bp 하락한 0.7091%를 나타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1%대를 나타낸 시기를 찾으려면 올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현재 금리는 2월 11일(1.1648%) 이후 가장 낮다.

많은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 금리의 갑작스런 급락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채권 롱과 숏 가리지 않고 최근의 '이상현상'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경우가 많았다.

■ 美금리 급락 강화시킨 건 숏커버

미국 금리는 4거래일만에 1.1%대로 내려갔다. 4거래일 전인 13일 1.4210%에서 단기간에 레벨을 크게 낮춘 것이며, 특히 간밤 금리 낙폭이 컸다.
결국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채 금리가 1.2%를 밑돌게 됐으며, 200일 이동평균선까지 뚫어냈다.

미국 금리가 급격하게 내려온 데는 일단 숏커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급격하게 금리가 빠지는 과정에서 채권선물 투기 포지션들이 급하게 순매수로 전환하는 등 숏이나 스티프너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채권을 빌려서 팔려는 의지도 상당부분 꺾였다.
예컨대 20년물 이상의 국채만 포함된 ETF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의 대주잔고는 35.3%에서 27.9%까지 하락했다.

최근 경기 피크아웃이나 경기개선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코로나 변이가 급속한 속도로 재확산되면서 채권 매도자들은 더욱 궁지에 몰렸던 것으로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글로벌 IB들은 금리 상승을 예상해왔다. 이로인해 숏 포지션이 높았다"면서 "그러나 최근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숏 커버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변이 바이러스 위세, 경기 우려 더욱 가중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이번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2만6000명으로 한달 전보다 두 배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6일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늘고 있고, 프랑스에서도 사흘째 1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재역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일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확진자수는 재차 늘어나자, 미국 내에선 다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안 그래도 경기 모멘텀이 고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있던 와중에 걱정은 더욱 강해졌다.

이러자 미국 주식시장에선 대표적인 경제재개방 수혜주인 크루즈선사 카니발 주가가 5.7% 급락했다. 노르웨이크루즈라인도 5.5% 급락했다.

코로나가 확산되자 국제유가는 수요 부진 우려에 증산에 따른 공급 확대 재료까지 보태져 8% 가까이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 정책 변화의 시기, 테이퍼링 앞두고 금리는 오히려 빠진다

최근 코로나가 급격히 재확산되면서 경기 우려가 커졌으나 그 전에도 경기 고점에 대한 관점은 꽤 있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정책 여력의 한계 등을 거론하면서 당국의 정책 추이를 주목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 모멘텀이 올해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이란 목소리들이 커진 상황에서 정책 당국의 부양엔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강한 편이었다.

사실 모멘텀 둔화는 자연스럽다. 당장 기술적으로 볼 때 미국이 올해 7% 내외의 성장을 일군 뒤 내년에도 이런 수치를 보여주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테이퍼링을 고심하고 있다. 자산매입 확대나 재정정책 강화에 힘을 쏟기보다는 정책 정상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시장엔 향후 테이퍼링 실시에 따른 채권 수급 기반 약화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테이퍼링 시즌을 앞둔 불안이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빼는 경우가 많았다는 진단이다.

이미선 하나금투 연구원은 "연준의 테이퍼링 신호가 수급불안을 통해 장기금리 급등으로 연결된 경우는 2013년이 유일했다"면서 "연준이 QE를 중단하거나 보유자산을 줄였던 2010년 중반, 2011년 하반기, 2014년~2015년, 2018년 하반기 장기금리는 모두 하락했다"고 밝혔다.

당국이 채권을 사주지 않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금리가 더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연준의 QE 초기국면에서 장기금리는 공통적으로 큰 폭 상승했지만 이후 QE 종료 시점이 가까워오면서 장기금리는 일제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미국 경제가 주식시장 성과와 높은 연관성을 갖는 만큼 연준의 유동성 공급 축소는 금융시장 뿐 아니라 실물경기 둔화에도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면 다시 돈을 풀어 유동성 파티를 연장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지만, 상황이 이전만 못하다. 달라진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19를 정책당국이 ‘돈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은 코로나19 이전이 디스인플레이션의 시대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즉 인플레이션 공포 없이 연준은 무제한 QE에 나설 수 있었고 이를 재원으로 미국 정부는 CARES Act 등 공격적인 재정지출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그러나 "지금은 이미 코로나와의 전쟁 후유증으로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기민한 정책 대응이 나오기 어렵다"며 "즉 CARES Act 2.0은 없는데 코로나19 2.0만 나타나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공포가 주효한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은 자신감은 유지될 수 있을까...이미 급격한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 겪은 한국과 미국

미국 금리가 급락하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이 호재를 받아 강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금통위에서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가 코로나의 급속한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지만, 대외 쪽 흐름은 국내 금리에 하락 압력을 주입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에다 최근 유럽에선 큰 홍수가 발생해 피해가 커졌다. 정책 정상화가 미뤄질 수 있는 환경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우리는 한은 총재가 당장 8월에 금리를 올릴 것처럼 얘기했지만, 미국이나 유럽이 정책 정상화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면서 "과연 10월이 아닌 8월 인상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이젠 오히려 채권을 팔기가 좀 무서워진 분위기 아닌가 한다"면서 "금리인상 역시도 10월로 이연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 4단계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봐야한다"고 했다.

코로나 재확산, 경기 피크아웃 부담 등으로 해외 통화당국들이 망설이는 상황에서 한국만 먼저 치고 나가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인식도 강화됐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테이퍼링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던 호주도 후퇴하는 등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만만치 않다. 한은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미 모두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가 급속한 속도로 진행된 점을 감안해서 대응하는 게 좋다는 진단도 보인다.

D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금리 급락 등으로 예단하기 어려운 장세"라며 "국내는 추경에 따른 장기채 공급확대 우려가 축소되는 대신 금리인상 우려로 수익률곡선 플래트닝이 단기간에 이뤄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3/10년 스프레드가 50bp 이내로 들어오면서 당분간 40~60bp 수준에서 머물지 않을까 한다"면서 "미국도 급격한 스프레드 축소를 겪은 후여서 당분간은 커브도 레인지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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