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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금리 1.2%대 진입이 가져온 혼란한 인식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7-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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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미국채10년물 금리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미국채10년물 금리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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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채10년물 금리가 1.2%대까지 급락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금리 하락과 관련해 각종 이유들이 제시됐지만 이 정도 수준까지 내려간 상황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금리가 추세를 형성한 만큼 더 내려갈 것이란 진단도 제기되고 있으나 지금의 흐름이 과도해 향후 미국 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 미국 금리의 예상치 못한 흐름

작년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0.9381%에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미국채 금리는 급등하면서 3월 말엔 1.7432%까지 뛰었다. 한 분기만에 금리가 80bp 이상 뛴 것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리는 빠르게 올라갔다.

이후 2분기엔 1.6% 내외에서 등락을 지속했다. 3월말 레벨을 고점으로 인식으로 하면서 금리 상승룸엔 한계가 있었지만, 1.5%대 아래로 내려가는 것도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상반기 마지막 달에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6월 들어 금리가 1.4%대로 내려가더니 현재는 1.2%대까지 내려와 있다.

금리가 1.7%로 올라갈 때 일본 등 해외투자자들의 저가매수 등이 확인된 바 있고, 지나쳤던 숏 포지션의 커버링이 이뤄진 영향도 작용했다.

다만 금리가 이 수준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연초 미국 금리가 쭉쭉 올라갈 때 2%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았어도 지금 수준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면서 "수급 요인, 경기 모멘텀의 고점 등을 얘기하지만, 상당히 이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 예상치 못한 1.2%대의 미국 금리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월 16일 1.2921%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아주 낯선 수준까지 레벨이 내려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두고 일단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미국 금리가 1.7%를 넘어선 뒤 본격화된 가격 메리트 차원의 접근, 일본 등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 그리고 과도하게 쏠렸던 숏 포지션의 정리 등이 금리 레벨을 낮췄다.

특히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모멘텀'이 축소된 가운데 국채 발행에 대한 우려가 크게 축소된 점도 금리가 빠진 원인으로 꼽힌다. 나라 빚을 더 내는 것 보다 세금을 거둬서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점 등이 수급 부담을 줄였다.

공급 우려가 축소된 가운데 수요 요인은 강했다. 미국에선 스트립 채권이 늘어난 가운데 연기금 등이 이런 채권을 많이 샀다는 점 등이 금리를 더 낮췄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아울러 경기는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 '모멘텀' 자체는 고점에 다달았다는 점 등도 금리가 빠진 요인으로 거론된다.

또 2분기 물가가 급등했지만 이런 수준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주구장창 지속될 수 없다는 점 등도 금리 레벨 부담을 낮춘 원인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글로벌하게 경기 모멘텀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연준은 이런 환경에서 고용 등의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테이퍼링을 서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유지했다.

금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술적 저항라인들을 깨고 내려가자 기술적인 매수나 숏커버 등이 금리 하락을 가속화시킨 측면도 있다.

■ '금리 하락 추세가 우위인 현 상황' vs '과도한 하락 흐름 전환될 것'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빠지면서 추가적으로 더 빠질 요인을 거론하는 모습도 보인다.

예컨대 최근 중고차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물가가 과도하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물가 상승률이 내려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하고 높은 물가 때문에 소비가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측면을 보기도 한다.

최근 미국채 금리 하락이 추세를 형성하면서 이어지고 있어서 추가 하락을 위한 논리를 만드는 모습들도 적지 않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지금은 미국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수급 차원에선 CFTC 자료를 보면 지난주 미국채 선물 10년물 포지션이 순매수로 확 넘어갔다"면서 "1분기엔 2분기 기저효과발 기대 인플레 우려를 반영하느라 미국채 금리가 급등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 우려로 미리 60bp 가량 금리가 급등하고 이 부분이 소화된 뒤 3분기엔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금은 성장 둔화가 반영되고 있다"며 "지금은 새로운 추세를 만드는 과정이어서 레벨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10년이 1.3%라서, 1.2%라서 못 간다는 식으로 접근하긴 어렵다. 레벨 탐색의 시기이기 때문에 재료의 반영과 시장이 쏠림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연초 1%도 안 하던 금리가 1.8% 근처까지 급등할지 누가 알았겠는가"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엔 여전히 하반기 미국 금리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많이 있다. 일시적 요인으로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인식도 강한 편이다.

또 최근 미국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추가 하락의 사유와 함께, 과도한 금리 레벨 하락에 따른 상승 재료를 같이 고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가 실제 소비활동을 제약할 가능성, 미국의 연방 부채한도 협상의 느린 진행(타결) 예상, 2~3분기 미국 GDP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질 가능성은 시장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향후 중고차 가격 등 물가급등 요인이 점차 완화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고 가계저축률(+잉여소득) 하락(3월 27%대에서 5~6월 12%대 하락)이 점차 소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펀더멘털 측면에서 시장금리는 점차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올해 초 미국채 금리 급등이 '과도'했다면, 최근까지는 미국채 금리 하락이 '과도'했다는 관점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테이퍼링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이나 예비된 고용지표 개선 등이 금리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관점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주 파월 연준 의장 의회 증언에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며, 경제의 '상당한 추가 진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스탠스는 도비시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물론 테이퍼링을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스탠스는 '후행적'이란 평가가 일반적이다. 연준은 경제지표 확인 후 움직인다는 입장이어서, 정상적인 시대의 선제적 정책 대응을 강조하던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대응이 후행적이라는 말은 지표 개선이 확인된다면 스탠스 전환의 조건이 충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파월 의장은 비둘기도, 매도 아니고 커브 뒤에 서 있을 뿐(Behind the curve)"이라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파월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는 경기 판단이 부정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평균물가목표제도와 함께 도입된 후행적 정책 대응의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말하면 지표 개선이 확인된다면 스탠스 전환의 조건이 충족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소 빠르게 스탠스를 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7~8월 고용지표 개선 속도 가속화가 확인된다면 파월은 거리낌 없이 테이퍼링 스케줄을 언급할 것이고, 지난주 파월 의장의 언급은 테이퍼링 스케줄을 7월 FOMC에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연준이 8~9월 중 테이퍼링 스케줄을 언급하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금리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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