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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넘치는 돈과 급락한 美금리…때마침 급증한 코로나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7-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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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채 금리가 넘치는 돈을 배경으로 급락했다. 금리 수준은 대략 올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지시간 6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3%대 중반으로 급락했으며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대로 진입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51bp 급락한 1.349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69bp 속락한 1.9775%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과 서비스업 지수 악화 등이 미국 금리 하락을 견인했다. 다만 미국 금리가 이렇게까지 하락한 데엔 과잉유동성의 문제를 간과하기 어렵다.

■ 미국의 넘치는 돈

2021년 상반기말 미국 재무부의 보유 현금잔고는 8,519억달러에 달했다.

미국 의회는 작년 8월 부채한도 협상을 연기하면서 부채한도협상 종료일인 올해 7월 말까지 정부의 보유 현금 규모는 협상 연기 당시 수준으로 맞출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작년 8월 부채 평잔이 1,364억달러였다. 재무부가 갖고 있는 자금 규모가 너무 큰 것이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이달 말까지 현금잔고를 4,500억달러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작년 8월의 부채 평잔까지 줄이는 것은 물리적으로 너무 어렵고, 그나마 재무부가 지금 보유한 잔고의 절반 가까이를 줄이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오퍼레이션이 필요했으며, 그 과정에서 금리를 하락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급락은 단기자금시장 수급 이슈가 핵심"이라며 "연준이 한달간 수행하는 QE규모인 1,200억달러의 3배가 넘는 4,000억달러 가량의 현금을 방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급락하는 일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재무부가 재정증권 발행을 멈추고 대규모 현금 방출에 나서면서 초단기 자금시장에서 현금은 말그대로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이에 최근 RRP를 통해 연준에 재예치된 규모는 1조달러 수준까지 급등한 후 반기말 효과로 현재 7,725억달러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초단기 시장에서 유동성이 흘러넘쳤고, 이 돈들이 장기채권의 영역으로까지 넘어오면서 금리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하루짜리 RP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 채권을 매수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거래다. 하지만 현재 1일 RP 금리가 매도가 기준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있다는 점에서 초단기 자금 차입으로 장기채를 살 경우 무위험에 가까운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미국 내 돈이 넘치는 데다 유로, 엔, 파운드 기준 달러 헤지 코스트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자 해외 쪽에서도 미국채 매수 욕구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과도한 유동성이 시장을 왜곡하는 수준에 달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이 관건이지만, 현재 시장의 모습만 보면 테이퍼링을 빨리 시작해야 하는 환경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강승원 연구원은 "결국 금번 사태의 시사점은 역설적으로 지금 미국 금융시장 환경은 테이퍼링이 정말 필요한 상황이라는 사실"이라며 "단기자금 시장에서 연준이 RRP를 통해 최대 1조달러의 자금을 흡수했음에도 단기자금이 장기자금 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과잉유동성 상황이 개선된다면 금리는 정상 레벨로 올라올 여지가 있다고 봤다.

강 연구원은 "7월 부채한도 종료 및 8~9월 고용지표 가속화와 함께 미국채 금리는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넘치는 유동성 흐름 자극한 경제지표와 코로나

미국에 기형적인 유동성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경제지표나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이 안전자산선호를 잡아 당겼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작은 경제지표 등이 안전자산선호를 과도하게 자극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발표는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64.0에서 60.1로 낮아졌다. 이는 시장 전망치 63.3를 밑돈 것이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넘치는 유동성 상황에서 숏 포지션 손절이 겹쳐 미국채 금리는 놀라운 수준으로 하락한 듯하다"면서 "ISM 서비스업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이 정도까지 금리가 빠질 일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돈이 흘러 넘치는 상황이다보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이나 일부 경제지표의 부진이 채권을 과도하게 자극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돈이 많이 풀린 상황이 집값을 크게 뛰자 일부 지역 연준 총재를 중심으로 테이퍼링 시 MBS 매입 규모를 먼저 축소하자는 제안도 나온 상태다. 주택용 자산 매입을 먼저 줄여 시중은행 자산 구조 변화를 본 뒤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게 나을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후 연준의 본원통화 공급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상업은행의 예금액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경제 정상화 시기에 유동성을 팽창시키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미국 당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다만 부작용도 동반됐다는 진단이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향후 상업은행의 대차대조표가 팽창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레버리지 규제를 회복시키고, 은행의 자사주 매입을 허용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미국 시중은행의 레버리지 제약에 따라 예금 수신 유치가 약해지게 됐으며, 이 자금은 MMF 등 단기수신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단기자금 공급 확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단기금리와 자금시장 관리를 위해 연준은 역레포를 통해 단기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6월 FOMC회의에서 IOER, RRP금리를 5bp 인상했다.

이 연구원은 "연준의 주요 부채 계정이 감소하지 않는 구조에서 RRP를 통해 단기자금을 흡수하려면, 자산 매입을 지속해야 한다"며 "하지만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은 시중은행의 예금 증가 요인이 되고, 이는 다시 단기자금 공급확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RRP 계정이 크게 확대되면서 단기자금 시장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본원통화 공급량을 줄여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장 미국채 금리 하락 모멘텀이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요인과 수급, 경기 요인이 어울어져 미국채 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하락시킨 요인은 실질 금리, 즉 경기 모멘텀 둔화"라며 "실질금리인 TIPS 10년물 금리는 -0.99%로 전일대비 6.32bp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국채 수급 부담이 완화됐고 더욱이 분기 및 반기 초 자산배분 자금들이 비중을 조절하면서 채권 투자도 확대됐다. 여름 회사채 발행시장 비수기도 앞두고 있다"면서 "미국 10년 금리는 플래트닝 흐름 속에 1.3%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 중앙은행 유동성 관리 어려움 속에 다시 확산되는 전염병

미국 금리 급락 속에 코로나19까지 재차 크게 확산하자 국내 이자율 시장은 강세를 구가하고 있다.

한은이 '질서 있는 금리정상화'를 통한 유동성 수속을 다짐했으나 예상치 못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이 나타나면서 정책 정상화 '이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당장 8월 금리인상 기대감의 상당부분이 4분기로 후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지난 겨울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날 발표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200명을 넘겨 최근 700명대의 확진자 발생 분위기를 일거에 바꿨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 수는 794명→761명→826명→794명→743명→711명→746명 등 주로 700명대를 기록했으나 하루만에 대폭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수가 강하게 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해 추가 확진자 추이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4차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확진자수는 3차 대유행 때의 고점을 능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작년 2월 말 코로나 1차 대유행 때는 신규 확진자수 최고치는 909명(2월 29일), 2차 때인 작년 여름 최고치는 441명(8월 27일)이었다. 지난 겨울 3차 대유행 때의 최고치는 12월 25일의 1,240명이었다.

이러자 시장에선 8월 금리인상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한은이 당장 8월부터 금리를 인상할 것처럼 굴었지만, 이런 식이면 사실상 여름 금리인상은 힘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C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확진자가 앞으로도 계속 1천명 이상 대규모로 나올 수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오늘 MBS도 입찰도 잘 되는 등 채권시장에 코로나 위세가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금리인상이 지금 사람들의 말처럼 4분기로 후퇴할지는 봐야 할 것같다. FOMC 회의록이 다시 변수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날 채권시장의 강세폭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은 3년 선물을 5천개, 10년 선물을 6천개 넘게 순매도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2시15분 현재 10년 국채선물은 80틱 넘게 급등한 상태다.

일드 커브가 재차 평탄화되는 가운데 국고3년은 1.4%, 국고10년은 2.0% 선을 향해 내려가고 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넘치는 돈과 급락한 美금리…때마침 급증한 코로나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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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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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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