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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통안3년물의 등장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6-23 14:41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통안3년물의 등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이 전날 통안채3년물 신규 도입을 발표했다.

9월에 첫 발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선정(8월 1일), 통합발행 일정 등을 고려해 9월 이후로 발행 일정을 잡은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국고2년물 도입을 발표하면서 한은의 통안3년물 도입은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인식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중 결정한다는 입장이었으며, 상반기 마지막 금통위에서 이를 발표했다.

한은이 통안 신규물을 도입한 것은 2009년 6월 1년물과 1.5년물 도입 이후 처음이다.

■ 통안3년물 발행과 2년물 축소

향후 통안3년물이 발행되면 2년물 발행규모의 상당부분을 대체하게 된다.

한은은 매월 1.3조원 내외로 발행할 예정이다. 3년물 정례발행시 2년물 발행규모는 현재 월 5.5조원 수준에서 3.5조원 내외로 축소 조정할 계획이다.

통안3년은 시장유동성 확보 및 거래 편의성 등을 고려해 통합발행기간을 6개월(3월 및 9월 발행)로 설정하고 월 1회 정례입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은은 "통화안정증권 3년물의 정례발행종목 편입과 함께 기존 정례발행 종목의 구성 및 발행규모, 통합발행기간 조정 등을 포함해 정례입찰 운영방식을 시장친화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이 개선방안의 구체적 사항은 시장참가자 및 유관기관 등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확정하여 7월중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통안 발행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제도 변화로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은은 "통안3년물을 신규 도입함으로써 발행만기를 다양화하고 유동성조절 수단을 확충하여 시장상황 변화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아울러 3년물 발행과 함께 기존 2년물 발행규모를 상당 폭축소 조정하여 특정 만기에 대한 시장의 수급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안3년 발행 배경과 관련해 한은은 "통화안정증권 2년물에 대한 편중도가 과도해 유동성 조절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자본 유입 등으로 구조적인 잉여유동성(초과지준) 상황이므로 현행 금리중심 통화정책체계 에서는 잉여유동성의 안정적인 흡수가 필수적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조적인 잉여유동성을 원활히 조절하기 위해 주로 2년물 통안증권을 활용해 왔다. 올해 5월말 통안증권 발행잔액 154.6조원중 2년물은 121.5조원으로 79% 수준이다.

■ 국고2년물 발행이 예상대로 통안3년물 발행으로 귀결

한은이 통안3년물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기재부가 국고2년물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매달 평균 1조원 남짓의 국고2년물을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국채가 대거 늘어나면서 기재부는 '오랜 숙원'이던 국고2년물 발행을 밀어붙였다.

과거에도 정부는 여러차례 국고2년 발행을 추진하다가 한은의 반대 등에 부딪혀 좌절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국채 물량이 늘어나자 정부는 시장 부담 완화 등의 명분을 내세워 손쉽게 국고2년물 발행의 꿈을 이룬 뒤 올해부터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재부의 2년 국채 발행 확정 뒤 한은은 장기 통안채 발행, 단기 통안채 발행 확대, 통안계정, RP 활용도 상향 등을 거론했다. 한 때는 5년 통안, 7년 통안과 같은 생각하기 어려운 만기의 통안채가 회자되기도 했다. RP 등 짧은 유동성 조절 수단의 경우 적극 활용하더라도 '기조적인' 유동성 관리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부터 여러 얘기들이 나온 뒤 결국 가장 무난한 3년 통안채 발행으로 결론이 났다.

이제 통화당국과 기재부가 통안3년의 등장에 따라 시장 영향 최소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전날 "통안채3년물의 발행과 소화 문제는 국고채 수급 상황을 같이 보면서 한다"면서 "수급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까지 억지로 발행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2년물, 3년물 등의 상황을 보면서 채권시장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는 방향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과 기재부는 시장 영향 최소화나 발행 관련한 세부적인 문제를 계속 협의할 계획이다.

■ 통안3년의 등장, 향후 시장 영향은...

전날 한은은 통안3년물 발행과 함께 통안3년물 증가규모가 2년물 감소규모보다 적다는 점을 알렸다.

최근 금리인상 기대 등으로 단기구간이 맥을 못추는 상황이 지속된 가운데 2년 통안 물량 감소 소식 등이 단기채권 저가매수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향후 3년 통안 등장의 영향을 국고채 발행과 묶어서 고려하고 있다. 국고채와 통안채가 이젠 모두 2년과 3년 구간을 발행하게 되면서 이 구간들은 서로 물량을 조율하면서 발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국 역시 채권시장의 눈치를 보면서 물량을 조정해 나갈 수 밖에 없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3년 통안 등장으로 23년과 24년 만기간 차별화가 발생할 것"이라며 "통안2년 발행이 크게 줄고 3년이 늘어나는 형국이어서 2년 구간의 상대적 부담감이 덜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3년 구간도 전체적인 발행 물량 축소와 퉁쳐지는 면이 있어서 3년이 생겨서 약세다라기 보다는 2년 구간이 더 좋아졌다는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3년 대비 2년의 인기가 더 올라가는 가운데 2~3년 입찰 때마다 수급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란 인식도 보인다. 아울러 물량 제한 등으로 시장성 역시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점도 제시된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상대적으로 3년보다 2년이 좋아 보인다. 통안3년은 인기가 제한적일 것이고, 국고3년도 부담을 안을 수 있다"면서 "국고채, 통안채 3년 구간 둘 다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3년은 입찰이 있을 때마다 평소보다 더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쓸데없이 정부 고집으로 국고2년을 만들어서 좋아진 게 뭔지 모르겠다. 국고2년은 거래도 안 되고 퇴장되서 별로 의미가 없다. 거래가 되려면 3조는 찍어야 되는데, 그렇게는 또 못 찍지 않느냐"고 했다.

아울러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진단들도 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어제 영향 준 정도가 최대치 아닐까 한다. 3년이 나오면 2년이 줄어드는 수급 영향 정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어차피 주변물이다. 국고2년도 거의 주변물이고, 통안3년은 더욱 주변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고채 발행이 대거 늘어났음에도 상반기 발행이 많이 이뤄지면서 하반기엔 국채 발행 물량이 줄어든다는 점도 고려된다. 2차 추경에 적자국채가 없는 데다 정부와 여당이 일정부분 부채 상환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반기엔 상반기에 없었던 국고채 바이백도 실시된다.

A 증권사 딜러는 "세금 급증, 상반기 국채 발행 폭증 여파로 하반기엔 국고채 발행 축소, 바이백 증가 등이 나타난다"면서 "22년, 23년물 바이백으로 10조원 정도 유동성 공급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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