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난밤 사이 달러 강세에 영향으로 이날 달러/원 환율은 상승 출발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 역시 미 CPI 경계로 투자자들의 관망 기조가 이어질 수 있고, 이에 달러/원 역시 제한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달러는 소폭이지만 이틀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높아진 90.12에 거래됐다.
다음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유로화의 강세가 이어지며 달러 강세 흐름을 억제했다.
유로/달러는 0.03% 오른 1.2176달러를 나타냈고, 파운드/달러는 0.33% 낮아진 1.4110달러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19% 내린 6.3878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3938위안 수준이었다.
달러는 강세 흐름을 나타냈지만,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한 것도 달러/원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주식시장도 CPI 경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주요 지수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다 장 후반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2.68포인트(0.44%) 낮아진 3만4,447.14에 장을 마치며 사흘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71포인트(0.18%) 내린 4,219.55를, 나스닥종합지수는 13.16포인트(0.09%) 하락한 1만3,911.75를 나타내 나흘 만에 내렸다.
하지만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대형 기술주가 오름세를 나타내는 등 CPI 발표를 앞두고 주식시장 내 반응은 엇갈렸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이틀 연속 하락하며 전장 대비 4.7bp(1bp=0.01%p) 낮아진 1.485%를 기록했다. 한 달여 만에 1.5%선을 하회한 것이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변동 없이 0.151%에 호가됐다.
이처럼 지난밤 사이 대외 가격 변수는 미 CPI 발표 경계 속 대부분 변동성이 제한된 흐름을 연출했다.
달러/원 환율 역시 달러 강세에 기대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국내 및 아시아 시장 상황에 따라 하락 전환도 가능해 보인다.
특히 옵션 만기일을 맞는 주식시장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뉴욕환시에 이어 아시아시장에서도 달러/위안 환율 하락 흐름이 이어진다면 달러/원의 변동성도 다소 커질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미 CPI 발표 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발표 등 잇따른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어 환시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는 다시 한번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CPI에 이어 여러 지표 발표와 ECB 정책회의 등이 대기하고 있어 역내외 환시 참가자들은 특정 포지션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오늘도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위안 환율이나 외국인 주식 수급 등을 고려한 제한된 포지션 플레이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달러/원의 움직임도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14~1,117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원은 개장 이후 달러 강세분을 반영해 위쪽으로 방향을 잡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관망세로 상승모멘텀을 확보하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원의 움직임은 장중 주식시장과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에 연동할 가능성이 크나 이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