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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소매금융 통매각 난항…“단계적 폐지도 검토”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6-03 23:00 최종수정 : 2021-06-07 07:23

복수 금융사 인수의향서 제출
“전직원 고용 승계엔 부정적”
내달 중 출구전략 윤곽 제시

씨티은행, 소매금융 통매각 난항…“단계적 폐지도 검토”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통매각’을 최우선으로 두고 국내 소비자(소매)금융 출구전략을 추진해오던 한국씨티은행이 분리 매각이나 단계적 폐지(청산) 방안도 검토한다.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지만 전 직원 고용 승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탓이다. 씨티은행은 오는 7월 중 구체적인 출구전략을 제시하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3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매각 관련 진행 경과보고와 향후 출구전략 추진 방향 논의 등을 진행했다. 이번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이후 두 번째 이사회다.

씨티은행은 “경영진은 이날 이사회에서 ‘매각 진행 경과와 관련해 3일 현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으나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고 했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 통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을 통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해왔다. 예비적 인수의향을 밝힌 금융회사들과 기밀 유지협약(NDA)을 체결하고 정식 인수의향서를 내도록 했다.

씨티은행은 접수된 인수의향서들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입찰대상자들을 선정하고 상세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은 “이사회와 경영진은 일련의 출구전략 진행 과정에서 무엇보다 고객 보호와 은행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직원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고객과 직원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 의향자들이 전 직원 고용 승계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매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유명순닫기유명순기사 모아보기 씨티은행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일부 잠재적 매수자들은 전통적 소비자금융사업의 도전적 영업 환경과 당행의 인력구조, 과도한 인건비 부담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며 “이러한 매각 제약 사항들은 당행과 금융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이기에 긴 시일을 두고 검토하더라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1조~2조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매각가와 높은 인건비 등이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매각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봐왔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임직원 수는 939명이다.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 수준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고, 평균 근속연수(18년2개월)도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보다 긴 편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2000년대 초반에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도 씨티은행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분리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의 가능성도 열어두기로 했다. 하지만 자산관리(WM), 신용카드 사업 등을 분리매각하는 방식으로 선회하더라도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분리 매각까지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방식이 남는다. HSBC은행은 지난 2013년 국내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하면서 KDB산업은행에 영업 양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사업 폐지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씨티은행은 “고객과 직원을 위한 최선의 매각 방안에 도달하기 위해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며 “7월 중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분리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직원의 고용 승계와 근로조건 유지를 담보한 전체 매각이 아닐 경우 대대적인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전날 청와대, 금융위원회,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상상황으로 인수 가능한 후보군의 대규모 투자전략, 계획 수립 자체가 어려운 만큼 소비자금융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수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가지고 진행돼야 한다”며 “졸속 부분매각 또는 자산매각(청산)에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 행장은 “자신들의 진로와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 상황에 대해 은행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불확실한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게 출구 전략을 추진하고, 행원들의 이익과 고객을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했다. 이어 “노동조합과도 마음을 열고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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