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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K-반도체 ‘오월동주’…파운드리 존재감 높인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24 00:00

메모리 반도체 이어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파운드리 투자, 한국 경쟁력 높일 수 있어”

삼성·SK, K-반도체 ‘오월동주’…파운드리 존재감 높인다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을 가진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지난 13일 반도체 기업의 세액공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또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약점인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K-반도체 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에는 소재·부품·장비 생산시설을, 판교에는 팹리스, 천안과 괴산에는 패키징을 거점으로 한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형태다.

정부의 ‘K-반도체’ 전략이 발표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사업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며 화답했다. 오는 2030년까지 약 5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게 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총 17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 비용 133조원에서 38조원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지난 2019년 ‘시스템반도체 2030’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가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기점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을 본격 확대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 TSMC의 글로벌 점유율은 56%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18%로 2위에 머물렀다. 1위와 2위 간의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분야는 사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이 커진다”며 “많은 팹리스 창업이 이뤄지며 전반적인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기술력이 업그레이드되는 부가 효과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3년 가동을 준비했던 평택 3공장을 오는 2022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활용한 14나노 D램과 5나노 로직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 대비 2배 이상 확대하며, 반도체 공급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이천·청주 공장에 110조원을, 2025년 이후 10년간 용인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날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내 설비증설,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4월에도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TSMC 기술 수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공감한다”며 “파운드리에 투자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SK하이닉스는 전형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2% 수준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외 팹리스 업체와의 M&A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를 시작으로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사업 인수 계약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M&A의 달인’이라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의미 있는 M&A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국내 파운드리 기업인 ‘키파운드리’ 완전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073억원을 출자하며 키파운드리의 지분 49.8%를 보유하고 있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와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절반가량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 중인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 최근에는 청주에 있는 8인치 파운드리 설비를 중국으로 옮기면서, 내년 초부터는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모바일·가전·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중요한 정도를 넘어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전략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메모리처럼 파운드리 역량이 강화된다면 정부는 한국 반도체 역량을 국제 협상에 있어 지렛대로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를 기반으로 한국 반도체는 더욱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하게 될 수 있다”며 “코로나와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험로 속에서도 반도체는 한국의 가장 믿을 수 있는, 경쟁력 높은 산업”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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