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0원 떨어진 1,12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하락은 지난밤 사이 달러인덱스 하락과 미 주식시장 상승에 영향이 컸다.
달러인덱스는 단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하락폭을 키웠고, 미 주식시장은 고용지표 개선 기대와 경제 낙관론 등이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무드는 앞서 발표된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소 소식이 일조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는 49만8천명(계절조정치)으로, 전주보다 9만2천명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2만7천명을 밑도는 수치다.
이러한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오롯이 아시아 금융시장으로 전이됐고, 국내 금융시장도 리스크온 분위기 속 코스피지수 상승과 달러/원 환율 하락이 진행됐다.
여기에 중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위안 하락도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은 개장부터 장 막판까지 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달러가 강세로 전화될 수도 있다는 시장 분위기에 밀려 1,120원선에서 추가 하락보단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590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4% 떨어진 90.9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천901억원어치와 44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고용지표 이벤트에 역내외 숏심리 제한
역내외 참가자들은 이날 환시 주변 리스크온 무드에 기대 롱물량을 거둬들이는 수준에서 대응했을 뿐, 숏포지션 확대 등 방향성을 염두에 둔 시장 플레이는 극도로 자제했다.
이를 두고 시장전문가들은 미 고용지표 발표에서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100만명 또는 150만명을 넘어설 경우 시장 안팎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고, 이럴 경우 안전 자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며 달러는 강세 흐름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에 이날 역내외 참가자들이 숏포지션을 늘리는 데 주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 주식시장과 환시, 채권시장도 요동을 칠 것이고, 이에 대한 시장 해석도 분분할 것이기 때문에 오늘 역내외 참가자들이 굳이 포지션 구축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는 미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100만명을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예상과 달리 이를 하회할 경우 오히려 달러 약세가 심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10일 전망…고용지표 발표 후 대외 가격 변수 변동성 주목
오는 10일 달러/원 환율은 미 고용지표 발표와 그 결과, 이에 따른 미 금융시장에 주요 가격 변수 움직임을 확인한 이후라 국내에서 특별한 호악재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대외 가격 변수와 연동하며 방향성을 잡아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전 포인트는 4월 미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얼마나 늘었나 여부다. 시장에서는 100만명 안팎에 증가를 예상하지만, 일각에서는 150만명 증가했을 것이라 보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미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 통계를 내놓을 경우 미 채권 수익률 급등과 함께 달러 강세, 주식시장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100만명을 밑돌 경우 시장 가격 변수에 미치는 영향은 일정 부분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고용지표 발표 이벤트가 마무리되고 이번 주말 사이 미 금융시장 가격 변수 움직임을 확인하면 주초 달러/원의 방향성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는 시장참가자들도 포지션 확대를 위한 시장 참여를 늘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