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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상승 적응력 키워가는 주식..처지 뒤바뀐 종목들과 금리 강자 찾기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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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금리 급등에 크게 흔들렸던 주식시장이 금리에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채 금리가 9bp 넘게 오르면서 1.63%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뉴욕 주가지수는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주식시장이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바뀌는 과정의 큰 혼란은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 주식시장, 금리 변동성에 적응력 높이는 중

12일 다우지수는 0.9%, S&P500은 0.1%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나스닥이 0.6% 가량 빠지면서 금리 급등에 대한 부담을 노출했지만, 이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이전처럼 크게 긴장하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기술주나 성장주들은 미래 캐시플로의 할인, 이자 부담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수준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이날 미국채 금리(1.6274%)는 종가기준으로 작년 2월 12일(1.6352%) 이후 13개월만에 최고치를 작성한 것이었지만, 최근까지 이어졌던 금리 탠트럼의 강도는 약해지는 느낌이었다.

주식시장에선 이젠 서서히 금리와 주가가 서로를 견제하기 보다는 같은 방향을 보고 갈 것이란 관측들도 나오고 있다. 당장 FOMC라는 큰 이벤트가 버티고 있지만, 금리 적응 과정이 거듭되면서 안정세는 강화된 모습이다.

A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금리 급등과 안정에 따라 널뛰기 장세를 거듭하던 주식시장이 안정의 발판을 마련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연준이라는 변수가 있다. 연준이 어떤 스탠스로 나올지 확신하기 어려워, 당장은 이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와 완전히 처지가 뒤바뀐 종목들

지난해 주가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들의 최근 성과는 좋지 못하다. 반대로 작년에 부진했던 종목들이 약진했다.

최근 금리 급등 구간에서 지난해 많이 올랐던 고성장주들이 죽을 쒔다.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이 반가운 은행주나 내수주, 경기민감주들이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의 시각은 나눠져 있다. 최근 섹터간 차별화가 심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난해 부진했던 경기민감주들이 우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과 다시금 성장주들이 치고 나올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란 인식이 대비된다.

작년에 급등했던 종목들의 부진이 심해졌고 소외됐던 종목들이 기를 편 현재 상황에서 작년과 다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단순도식으로 접근할 때 작년이 성장주 롱, 가치주 숏 장세였다면, 올해는 성장주 숏, 가치주 롱 트렌드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의 강송철 연구원은 "최근 1년간 많이 올랐던 주도주, 고성장주를 계속 가져가야 할까, 아니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민감주의 비중을 채워야 할까를 생각하게 된다"면서 후자 쪽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간 많이 올랐던 주식들이 급격히 하락하고 부진했던 종목이 오르는 주도주의 급격한 교체보다는 경기 관련된 업종, 종목들로 오름세가 확산되는 그림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뉴욕 주식시장에서도 나스닥의 부진과 다우의 선전이 대비됐다. 지난해와 달라진 시장의 그림이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 모아져 있다. 일단 국내 주식시장도 작년에 덜 올랐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금리 변동을 버텨내고 있다.

■ 종목간 키맞추기, 그리고 금리 상승국면 진정한 강자 찾기

올해 들어 전일까지 코스피지수는 6.0% 상승했다. 지난 1월 25일 기록한 고점(3,208.99)에 비해서는 5.1% 떨어졌다. 코스닥은 연초 이후 4.3%, 1월 25일 고점(999.30) 대비 7.2% 하락했다.

금리가 큰폭으로 오를 때 주식시장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아직 금리 인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다.

미국 시장이 내년 말 금리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긴장하기도 했지만, 그 때까지의 시간도 꽤 남아 있고 연준은 2023년 이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정책금리(단기금리) 안정 속에 장기금리(경기, 인플레)가 급등하던 시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2003년, 2010년, 2013년과 유사한 정책금리 안정, 장기금리 급등의 시기"라며 "당시 나스닥, 신흥시장이 차별적인 부진을 나타냈으며,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시의 경험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은 금리 적응 과정을 거쳐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봤다. 주식시장의 금리 발작(tantrum) 이후엔 주가와 금리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형성되는 게 일반적인 경로였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이 가능한 이유는 금리가 급변동 흐름을 통해 탠트럼을 일으킨 뒤 꾸준히 상승 흐름을 이어갈 때 기업들의 이익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업 이익의 성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비용(금리)은 높아지지만, 실적이 충분히 비용을 커버할 수 있으면 주가지수는 오를 확률이 커진다.

다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도주가 다시 부상하기 전엔 금리 속등에 따라 그간 급등, 급락한 주식 종목들간 키맞추기가 나타난다. 예컨대 작년에 대대적인 폭등을 기록했던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했으며, 대신 포드나 GM과 같은 '전통' 자동차 종목들이 30~40%대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마찬가지로 작년에 급등했던 신재생에너지 종목들이 조정을 받았고, 전통 에너지 업체 주가도 뛰었다. 쏠림에 따른 반작용이 금리 상승과 함께 일어난 것이다. 국내도 유사한 패턴이 만들어졌다.

이같은 금리 적응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시장 내의 중요한 변화도 나타난다. 주식시장의 미래를 짊어질, 금리를 견딜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차별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통에너지(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 시대의 변화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라며 "순환매의 연장에 대비를 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새로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의 진입 시점을 고려해야 하는 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r) 급등이 진정되고 완만한 상승이 전개되면 ‘진짜’ 성장(g)을 쫓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성장의 대표기업들이 그 대상"이라고 했다.

지난해 성장주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올해는 금리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부진했던 종목들의 뛰어난 방어력을 과시했지만, 결국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고 완만한 상승기가 이어지면 다시금 경쟁력을 갖춘 성장주들이 시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 연준, 경기와 금융시장 모두 감안해 대응해야 하는 상황

여전히 금융시장 전반이 금리에 예민한 상황에서 이번주 미국 FOMC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연준이 최근의 금리 급등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또 이에 맞춰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에 따라 시장은 큰 변동을 보일 수 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작년 8월 4일 0.5069%에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략 7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 금리는 저점 대비 110bp 가량 오른 상태다.

특히 2월 중순부터 금리 상승폭이 커졌다. 연초 인플레 우려로 금리가 오르다가 이후엔 정책변화나 수급 우려까지 가미돼 금리 상승 속도를 키웠다.

다만 파월 의장은 최근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는 적극적인 대응과는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파월은 2월 23일 상원 증언에서 금리 상승을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라고 했으며, 3월 4일엔 '긴축이나 무질서가 나타나지 않는 한 금리 상승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혀 지금의 금리 상승을 경기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이같은 태도는 다시 시장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연준의 인식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을 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온도차도 다르다. 따라서 연준의 대응에 대한 견해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연준이 우려하는 '무질서'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쪽은 연준의 '대응'을, 그렇지 않은 쪽은 연준의 기존 정책정책 '유지'에 무게를 두고 이벤트를 대기하고 있다.

이자율 시장은 다소 주눅이 상태다. 지금까지의 최신 연준 점도표는 2023년말까지 제로금리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으나 OIS 시장은 3월 현재 내년 9월부터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란 점을 반영하고 있다. OIS 시장도 연초엔 2023년 초까지 금리인상 없다는 쪽에 무게를 뒀으나 단시간에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FOMC에서 연준이 보여줄 태도, 이후 계속될 중앙은행과 시장의 상대방에 대한 해석 과정에서 이해와 오해가 반복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권도현·김윤경 연구원은 "연준의 모호한 태도 이면에는 경기회복세 강화에 따른 정책 조정과 가파른 금리 상승을 억제할 필요성 사이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면서 "시장과 연준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장기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경기회복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수단 동원 시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고, 따라서 연준은 시장의 기대를 견인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그러나 "대규모 재정 부양과 2분기 물가 지표 급등으로 시장의 장기금리 상승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올해 연준 커뮤니케이션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모두 연준이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할지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준비가 돼 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번 FOMC는 볼 게 많다. OT, YCC, SLR 등 정책에 대한 언급, 점도표 조정, 성장, 물가 조정폭 등이 금융시장 전반에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다만 "시장은 연준이 아주 적극적인 정책대응으로는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상당부분 금리 레벨에 반영해 놓은 상태"며 "이벤트가 약간 매파적일 수 있다는 점은 이미 감안을 하고 이벤트를 대기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A 운용사 주식매니저는 "지금은 시장금리 상승의 자연스런 측면과 과도한 측면이 공존해 있는 상황"이라며 "연준이 크게 매파적으로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상승 적응력 키워가는 주식..처지 뒤바뀐 종목들과 금리 강자 찾기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상승 적응력 키워가는 주식..처지 뒤바뀐 종목들과 금리 강자 찾기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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