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금리 1.6%에 당한 기술주...금리가 재편하는 주식 포트폴리오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09 15:18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 주식시장의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8일 현재까지 2.17%를 하락하면서 연초 후 수익률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나스닥은 8일 12,609.16으로 내려왔다. 이는 지난 2월 12일의 고점(14,095.47)에 비해서는 10.54% 떨어진 것이다.

글로벌 기술주를 대표하는 이 주가지수는 지난해 3월 23일 코로나 사태로 6,860.67까지 급락한 뒤 단시간에 덩치를 2배 이상으로 키웠으나 최근 금리 상승 무드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나스닥으로 대표되는 기술주나 성장주 주가는 상대적으로 금리에 민감한 흐름을 보일 수 밖에 없다.

한편 나스닥을 추종해 만들어진 국내 코스닥지수는 작년 3월 19일 428.35까지 급락한 뒤 작년말 968.42까지 올랐다. 지난해엔 저점에 비해 126.08% 뛰었던 것이다. 이후 코스닥은 올해 들어 '네 자리 지수' 안착을 위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1월 25일 999.30에서 거래를 마쳐 거의 1천선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900선을 다시 내주고 890선 아래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 美금리 1.6%에 당하는 기술주

최근 미국채 금리 1.6%가 성장주나 기술주들에게 공포의 레벨이 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가 1.6%를 넘어서거나 1.6%에 도달하는 모습에 기술주들은 경기를 일으키고 있다.

8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06bp 오른 1.5967%를 기록했다. 종가기준으로 금리가 1.6%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며, 이는 지난 해 2월13일(1.6189%)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지난주 미국채 금리가 장중 1.6%를 뛰어넘은 뒤 되돌림됐으나 8일엔 종가기준으로 1.6%에 육박한 가운데 추가적인 진로에 관심이 모아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날 미국 나스닥은 310.99포인트(2.41%) 급락한 1만2,609.16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306.14포인트(0.97%) 상승한 3만1,802.44를 기록했지만, 나스닥은 금리 두려움을 피해가지 못했다. S&P500지수는 20.59포인트(0.54%) 떨어진 3,821.35를 기록해 나스닥보다 지수 하락률이 크게 적었다.

연준의 저금리 의지가 이전보다 강하지 않다는 의심 속에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 등이 여러 차례 '조기 긴축'과 선을 그었지만, 시장 금리가 오르는 모습에 맥을 못추고 있다.

성장주나 기술주들은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주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할인값인 금리가 오르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지나치게 뛰었다는 점 또한 고평가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에선 기술주나 성장주 보다 경기민감주를 찾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 금리가 재편하는 주식 스타일·섹터의 판도...금리위협에 성장주보다 가치주나 경기민감주로

금리 의존성이 큰 기술주나 성장주 주가가 흔들리자 나스닥 상장 종목들을 좋아하는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졌다.

시장금리 상승이 성장주 투자자들의 조바심을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연준의 '처분'에 따라 이런 종목들의 급반등이나 추가 급락이 예비돼 있다는 관점도 강한 편이다. 어떤 방향이든 변동성은 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미국채 금리는 추가 경기 부양책, 경제지표 개선,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등과 맞물려 오르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1.9조 달러 경기부양책 등 재정 정책은 채권 물량 부담으로 연결되면서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재정정책 강화는 채권 발행 증가, 그리고 경기회복 기대 강화로 이어진다. 이런 점들은 산업재나 금융 관련주 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이 마치 다른 투자군처럼 움직여 금리가 주식 포트폴리오 재편을 압박하기도 한다.

전날 미국시장은 성장주와 가치주의 대조를 부각시키면서 금리 위험에 대한 따른 투자자들의 긴장도를 잘 반영했다.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나스닥의 성장주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테슬라(-5.84%)를 비롯해 엔비디아(-6.97%), AMAT(-6.85%), 페이팔(-5.45%), 퀄컴(-5.05%) 등이 크게 빠졌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초대형주들인 애플(-4.17%), 알파벳(-4.27%), MS(-1.82%), 페이스북(-3.39%)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백신 보급, 경기 부양 등과 관련된 레저나 여행주들의 주가가 뛰었다. 디즈니가 6.27%나 점프했고 델타항공(3.61%), 카니발(2.30%) 등의 오름세도 돋보였다.

산업재 관련 종목들인 GE(+4.19%)나 캐터필라(+0.64%)도 도약했으며, 씨티그룹(+2.83%) 등 은행주들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엔 S&P500에 속한 기업들의 11개 섹터 중 IT, 커뮤니케이션, 경기소비재 섹터의 부진이 돋보인다. IT엔 애플, MS,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기술주들이 포진하고 있다. 경기소비재의 부진은 이 섹터에 속한 아마존 등이 견인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섹터의 부진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 금리 상승에도 낙관론 우세했던 주식시장...'저가매수 기회' vs '연준 좀 보자'

그간 주식시장에선 금리 상승세가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제한될 것이란 인식이 강했다.

경기 개선 전망 속에 유동성 장세의 실적 장세 전환 기대가 작용했다. 아울러 금리 상승 초입에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경험칙도 거론됐다.

여전히 지금도 금리와 이익의 함수로 구성되는 '주가의 금리 적응 과정'이란 인식도 강하다. 이에 따라 이번 조정에 기대 주식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도 적지 않게 나온다.

최근 금리 상승과 실적 장세 진입 과정에서 성장주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가파른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주식은 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도 속도조절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나 경기 회복 과정에서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을 너무 과대평가할 필요 없다는 점 등도 거론된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한 달간 이어진 주가 속락에도 S&P500 EPS는 2.8% 상승했고 밸류에이션 매력은 한층 부각됐다"면서 "주식시장이 연초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지만 S&P500, 상해종합, KOSPI의 올해 EPS 증가율 추정치는 27.7%, 30.1%, 28.4%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NASDAQ 지수 RSI는 39p까지 하락했다. 기술적 영역에서 과매도 영역에 근접해 있다"면서 "불안 심리가 진정되면 이익과 밸류에 갖는 재평가가 진행되기에 펀더멘탈은 부족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기업이익과 금리 간의 시소게임에서 결국 펀더멘탈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이번 조정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연준이 말로는 완화기조를 약속하면서도 정책 대응에 소극적인 점 등을 고려해 일단 조심스런 접근을 주문하기도 한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본부장은 "코스피 3천이 깨졌다. 미국도 주가가 빠지긴 했지만, 고점 대비 빠진 폭도 그다지 크지 않다"면서 "여기에 연준은 최근 주가 급락에 별다른 감흥을 못 느끼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말 그대로 주가 폭락이 일어나면 연준이 태도를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으나 지금 이 정도의 주가 조정만 가지고는 연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나온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금리 1.6%에 당한 기술주...금리가 재편하는 주식 포트폴리오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신한금융투자

자료: 신한금융투자

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