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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내 방에서 여행하는 법, 랜선 여행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21-03-04 13:14 최종수정 : 2021-03-11 14:12

[WM국 김민정 기자]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약속만 잡으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던 지인들과는 이제 연락할 때마다 ‘다음’을 기약하고, 대형 쇼핑몰에서 즐기는 쇼핑이나 한 해의 목표가 되기도 하는 여행마저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익숙해지는 슬픈 현실 속에 비대면을 가리키는 ‘언택트(Untact)’ 방식은 자연스레 온라인으로 많은 것을 해결하는 ‘온택트(Ontact)’ 시대를 앞당겼다.

그리고 여행 역시 나름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직접 내 발로 누비지는 못해도 영상으로나마 가고 싶던 도시를 구경하고, 현지 요리사에게 요리를 배우며, 미술관에 방문해 해설도 듣는 이른바 ‘랜선 여행’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가깝지만 갈 수 없어 더 아쉬운 국내 여행

일상을 벗어나 교외, 지방으로 떠나는 여행을 생활의 활력소로 삼았던 이들에게는 더욱 힘든 집콕 생활. 가장 친숙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간접 체험하며 마음을 달래보자.

KBS ‘랜선 힐링 여행’에서는 오랜 시간 축적된 풍부한 자료를 활용해 국내외 동영상 4,200여개와 클립 2만개 등 각종 프로그램을 무료로 공개, 사회적 거리는 지키고 마음은 나누는 힐링 여행을 선보인다.

해당 홈페이지의 전국 지도에서 원하는 지역이나 시·도를 선택하면 해당 도나 도시를 주제로 한 방송 목록이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이 중에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골라 즐기면 되는데, 특별한 인증 절차나 회원가입 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 더욱 간편하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방영한 경남 고성의 제철을 맞은 굴과 가리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찾은 전남 강진의 갈대밭과 정약용의 다산 초당, <구석구석 대한민국 행복한 지도>에 소개된 ‘백두대간의 숨은 보물 봉화’ 등 한 장면이나 일부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1시간가량의 프로그램 전체를 볼 수 있다.

또 <걸어서 세계속으로>, <배틀트립> 등 탐구·여행 프로그램이 다녀온 해외여행지를 다룬 방송도 올려두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두루 살펴보며 언젠가 떠나게 될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했다.

화면 너머 실시간으로 즐기는 해외여행

국내여행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은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사진을 보거나 유튜브 등에서 관련 여행지 영상을 봐도 충족되지 않는 아쉬운 기분을 랜선 투어가 달래준다.

‘마이리얼트립’은 세계 곳곳에 있는 현지 가이드가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투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여행사다.

최근에는 현지에 소속된 가이드가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한 랜선 투어를 개설, 온라인 여행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시간으로 연결된 가이드가 직접 여행지를 걸으며 대표 관광지 소개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덕분에 현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 바르셀로나’ 랜선 투어는 가우디 투어만 1,500회 이상, 다수의 구시가 골목 투어를 진행해온 베테랑 가이드들이 카탈루냐 광장, 그라시아 쇼핑 거리 등 바르셀로나 번화가 모습을 보여주고,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 스페인 건축계의 거장 가우디의 작품을 중심으로 랜드마크 투어를 진행한다.

중간중간 택시에 탑승하거나 추로스 맛집을 직접 방문해 가이드가 대신 먹어주기도 한다.

‘홍콩 백만불 야경투어’는 영상으로도 실제로 내가 홍콩에 와 있는 것처럼 진행되어 흥미롭다.

홍콩 오션터미널 33번 승강장에서 투어를 시작해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고 가이드는 가장 멋진 뷰에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잠깐 시간도 준다.

사실상 화면을 캡처하는 게 여행객이 방구석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지만, 이런 소소한 포인트가 정말 홍콩 현지에 온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이 외에도 ‘로마 시내 워킹투어’, ‘파리 오르세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 등 다양한 투어 상품을 통해 유럽부터 홍콩, 미국까지 전 세계 어디든 안전하고 따뜻한 집에서 해외여행이 가능하다.

투어를 예약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통해 실시간 여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대되는 방식으로 휴대전화, 태블릿 PC, 노트북, 컴퓨터 중 하나만 있으면 된다.

마이리얼트립 외에 민다, 줌줌투어, 쯔바이프렌즈에서도 랜선 여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지인과 함께하는 특별한 체험

한때 한 도시에 오래 머무는 이른바 ‘살아보는 여행’이 트렌드였던 적이 있다. 빡빡한 일정의 패키지 투어로 대표 관광지만 순식간에 훑어보는 식이 아니라 최대한 현지인처럼 지내보는 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현지인의 집에 머물기도 하고, 현지인이 여는 쿠킹 클래스나 와인 클래스 등에 참여하는 일은 특별한 추억을 안겨줬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은 물론 현지 체험 프로그램 역시 중계하던 플랫폼으로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개성 있는 호스트가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

매일 새로운 체험이 추가되고, 카테고리도 세분화되어 도전하고 싶은 체험을 고르는 일부터 즐겁다.

실제 라마를 보면서 함께 라마 그리기, 스리랑카 표범을 만나는 사파리 투어, 피자 장인에게 배우는 완벽한 피자 도우 만드는 법, 스페인 전통 파에야 만들기 등 동물, 쿠킹 카테고리 외에도 힐링&사운드볼 명상, 탱고 콘서트 등 음악, 힐링 장르까지 전 세계의 호스트가 참여하기에 상상을 초월하는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그중 현지 셰프와 멕시코 타코 만들기, 이탈리아 할머니 손맛 파스타 만들기 등 쿠킹 클래스는 항상 베스트셀러 체험으로 꼽혀 쉽게 도전할 만하다.

게스트가 직접 참여해 동시에 요리를 만드는 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현지 시각에 맞춰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 3~4시 또는 오전 7시에 진행될 때도 있지만, 시차를 뛰어넘어 낯선 이와 함께 뭔가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영어나 현지 언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도 카메라 여러 대로 천천히 진행되는 요리 과정을 따라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매일 사 먹던 파스타도 이탈리아 할머니의 비법을 배워 직접 면과 신선한 소스를 만들어 완성하면 전혀 색다른 맛이 난다. 호스트와 화면 너머로 얼굴을 맞대고 각자 만든 요리를 먹다 보면 먼 거리가 전혀 실감 나지 않는다.

에어비앤비에 접속해 온라인 체험 페이지에서 원하는 체험을 골라 스케줄을 선택하면 화상 채팅 플랫폼 줌(Zoom)에 접속 가능한 코드를 보내주니, 필요한 재료를 미리 준비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구 반대편 셰프와의 만남을 기다리면 된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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