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할 경우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1.3% 위로 올라섰다.
대규모 재정부양책 기대에 따른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경제성장세와 물가 오름세에 베팅)에 영향이 미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9.4bp(1bp=0.01%p) 높아진 1.302%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밤 사이 달러인덱스 역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 오른 90.5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0% 낮아진 1.2106달러를, 파운드/달러는 전장과 변동이 없는 1.3903달러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화보다 약세였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2% 높아진 6.4263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상승은 달러 강세 전환에 영향도 있지만, 전일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 여파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주식시장 역시 금리 인상 여파로 상승모멘텀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틀 연속 올라 전장보다 64.35포인트(0.20%) 높아진 3만1,522.75에 장을 마쳤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4포인트(0.06%) 낮아진 3,932.59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7.97포인트(0.34%) 내린 1만4,047.50을 나타냈다.
이처럼 이날 서울환시 주변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우려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동반한 코스피지수 하락 등이 맞물린다면 달러/원은 장중 1,100원선 후반대, 또는 1,110원선 위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최근 달러/원이 단기 급락한 만큼 개장 초 저가성 매수세도 따라붙을 것으로 보여 환시 수급 역시 수요 우위로 기울며 달러/원 급등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것도 미·중 갈등 재료와 연결되며 달러/원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미 금리 상승 여파로 일순간에 얼어붙은 상황이다"면서 "따라서 역외 시장참가자들 중심으로 숏포지션 청산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달러/원의 급등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진단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05~1,112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미 금리 상승 여파와 주식시장 조정이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로 연결되고, 미·중 갈등 재료가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달러/원의 1,110원선 진입 테스트는 장중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