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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원들의 자산버블 우려...그리고 뒤늦은 발언에 대한 박한 평가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2-03 15:21 최종수정 : 2021-02-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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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원들의 자산버블 우려...그리고 뒤늦은 발언에 대한 박한 평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해 유례없는 아파트값 폭등(금액기준)과 개인들의 유례없는 규모의 주식 매수 등으로 자산시장이 크게 달아오르고 올해 들어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자 금통위가 경고 목소리를 냈다.

한국은행이 전날 공개한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금융 불균형 문제를 적지 않게 우려했다.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끌고갈 필요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으나 경제구조의 균형점 이탈 양상을 크게 염려하는 모습이었다.

전반적인 실물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부동산, 주식과 같은 자산시장은 활황이었다.

지난해 전세계가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고 유동성 공급에 나선 뒤 나타난 실물경제와 자산시장간의 괴리는 한국의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특히 그 '정도'가 과도하다는 점에서 좀더 문제가 되고 있다.

실물경제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기업들의 가시적인 회복세가 눈에 띄었으나 내수를 떠받치는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업은 부진했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기업들의 가시적인 회복세가 눈에 띄었으나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대면서비스업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 금통위원들, 하나같이 자산가격 급등과 현실경제 괴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A 금통위원은 "실물경기와 괴리된 자산가격 급등은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성장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부채가 증가하면 단기적으로 유량효과(flow effect)에 의해 수요가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지는 저량효과(stock effect)로 인해 수요를 제약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나, 최근과 같이 자산가격 급등을 추수하면서 민간부채가 늘어나는 경우는 단기적 수요증가 효과도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세계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용을 썼으나 완화적 정책기조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자극해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보였다.

B 금통위원은 "금융상황의 완화 정도를 확대하고 자산효과로 소비를 지원함으로써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게 되지만, 만일 자산가격이 단기간 빠르게 상승하며 실물경제와의 괴리가 크게 확대될 경우, 자산가격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으로 인해 금융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최근의 자산가격 상승이 상당한 규모의 부채 증가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적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C 위원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확산으로 경제주체의 위험추구성향이 강화되고, 민간부채와 자산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좀 더 깊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통위원들은 대체로 경기 회복세에 주목하면서도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완화적 정책을 끌고 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역시나 자산시장 과열이 부담이란 데엔 이견이 없었다.

D 위원은 "가계 및 기업의 부채 확대와 자산시장의 급격한 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문제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초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면서, 경기급락을 방지하고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하여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완화적인 통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여타 국가에서처럼 자산시장으로 급격하게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E 위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파른 주가 상승이 향후 경기흐름과 정책기조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에 기인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최근 주택 등 자산가격의 상승세를 배경으로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등 금융불균형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에 인플레이션 확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만일 지속될 경우 주가 등 자산가격의 급격한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F 금통위원은 "주가도 우려되지만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라며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소득에 대비하여 과도한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명목금리가 전례 없이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저물가를 감안할 때 실질금리가 명목금리만큼 내려가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디"면서 "따라서 실질장기금리에 대비한 실질주택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의사록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6인의 금통위원 모두 자산가격 급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표명했다.

다만 이는 사회의 분위기를 뒤늦게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 금통위원들, 후행적인 부동산 등 자산가격 우려...뒤늦은 시대상 반영일 뿐이라는 평가도

금융시장의 많은 사람들 사이엔 금통위원들이 이 시대 가격변수 움직임을 반영해 후행적으로 의견표명을 하는 사람들일 뿐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누가 보더라도 과도한 자산가격 급등이 나타난 뒤, 100%에 가까운 확률로 금리 동결이 예상됐던 상황에서 , 금통위원들은 이런 식의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A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금통위원들이 부동산, 주가 급등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그들은 후행적으로 쇼잉하는 사람들일 뿐"이라며 "아파트값 폭등에 비하면 금통위원의 실물과 자산가격 괴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한가롭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얘기는 몇년전에 나왔어야 하지만, 이들은 3억원 넘는 연봉에 대한 밥값을 하는 척이라도 해야하기 때문에 뒤늦게 이런 소리라도 한 것"이라며 "한국사회에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차피 올해는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하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도 사실상 없다"면서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의 여당이나 청와대에 대한 반발이 단순 쇼잉인지, 실제 직(職)을 걸고 하는 행태인지만 궁금할 뿐"이라고 했다.

상당기간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에서 아파트값 급등세로 돈의 가치만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은 유동성 추가 공급만 획책하고 있다는 질타의 목소리도 있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금통위원들은 부동산이나 자산가격 폭등의 문제점에 대한 피상적인 지적만 했을 뿐"이라며 "나머지는 늘 하던 방식 대로 경제, 물가를 중심에 두고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식의 앵무새 목소리만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동성은 풀리고 있다. 그리고 눈먼 돈을 누가 따먹느냐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부동산이 물가에 포함이 되지 않다 보니, 물가가 낮다는 코메디 같은 평가만 나온다. 물론 세계가 다 이런 식이다 보니 자본주의 본질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이 관심을 갖는 주제는 늘어나는 추경 등 재정투입 확대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다. 여당의 상당수 인사들은 정부가 채권을 찍고 한은이 사주면 단순하다는 식의 접근을 하고 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이 금리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얼마나 재정투입을 할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정부가 움직일 때 한은이 얼마나 채권을 사들이려고 할지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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