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라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달러/원 환율도 달러 강세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시장 예상을 밑돈 미 고용지표에 영향이 컸다.
고용지표 부진이 추가 부양책 기대를 강화해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 올린 것이다.
지난달 미 신규 고용이 시장 예상과 달리 8개월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오랜 기간 이어진 것이 고용지표를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4만 명 줄었다. 시장에서는 5만 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12월 실업률은 6.7%를 유지, 예상(6.8%)보다 양호했다.
고용지표 악화에 이어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가계 현금지급 등 수조 달러 규모 부양책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추가 재정부양책 규모는 클 것"이라며 "오는 14일 수조 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닷새 연속 상승, 1.11%대로 올라섰다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며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6% 오른 90.06에 거래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유로/달러는 0.42% 낮아진 1.2219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06% 내린 1.3556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09% 낮아진 6.4653위안에 거래됐다.
미 추가 부양책 기대에 미 주식시장도 1% 내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84포인트(0.18%) 높아진 3만1,097.9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89포인트(0.55%) 오른 3,824.68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34.50포인트(1.03%) 상승한 1만3,201.98을 나타냈다.
이처럼 달러 강세와 미 주식시장 상승이라는 달러/원 상승과 하락 재료가 혼재해 있지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 강세에 좀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8일 같은 대규모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인다면 달러/원의 상승폭은 극히 제한될 수도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달러 강세에 따라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달러/원은 위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면서 "이는 1,080원대 머무는 달러/원 레벨이 여전히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커지고, 환시 수급에 달러 수요로 이어진다면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원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088~1,093원선 사이로 전망된다"면서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달러 강세를 자극했지만, 미 추가 부양책 이슈는 결국 달러를 풀어 경기 부양을 지지하겠다는 것으로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어서 당장 달러 강세에 시장참가자들이 롱포지션을 확대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