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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막힐지 모른다” 새해 들어 4일 만에 4500억 ‘패닉 대출’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1-09 06:00 최종수정 : 2021-01-14 11:19

“언제 막힐지 모른다” 새해 들어 4일 만에 4500억 ‘패닉 대출’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새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빗장을 풀자마자 ‘패닉 대출’이 이어지고 있다. 불과 4일 만에 주요 시중은행에서만 신용대출이 4500억원 넘게 불었다. 당장 필요한 돈은 아니더라도 또 막힐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열풍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133조6482억원)과 비교하면 4~7일 4영업일 동안에만 4533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월 신용대출 증가액 한도 2조원의 23%가량을 소진한 셈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연말 중단됐던 신용대출이 재개되자마자 4일 하루 2798억원 폭증했고 5~7일(647억원·604억원·484억원)에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새해 들어 신용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건 은행권이 연말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억눌렸던 대출 수요뿐만 아니라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일단 받아놓고 보자’는 심리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통상 연초에는 상여금 등 계절적 효과로 신용대출 수요가 줄어든다. 하지만 올해는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활황에 따른 주식투자 자금 수요도 신용대출 급증세에 한몫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총량관리 압박 등으로 일제히 강력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이에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43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나타낸 건 지난해 1월(-2247억원) 이후 11개월 만이다.

해가 바뀌면서 은행들은 신용대출 창구를 다시 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낮췄던 주요 신용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우대금리를 없앴던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올원직장인대출'과 '올원마이너스대출' 우대금리도 기존 수준으로 복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시행한 신용대출 한도 축소 조치를 일부 완화하고 지난달 22일부터 실시한 2000만원 이상 신용대출 제한 조치도 해제했다. 신한은행도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다시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우리은행은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 대출’을 재개했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최근 범금융 신년인사회 신년사를 통해 “가계부채의 누적, 경기침체로 인한 한계기업의 누증,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 가중 등이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 전반에 걸쳐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통해 위기 시 복원력을 높이는 한편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올 1분기 중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방안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핵심이다. DSR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전세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위는 그동안 금융기관별로 적용해온 DSR 관리 방식을 개인 차주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적용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은 DSR로 단계적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근로소득 감소, 자영업자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올해는 가계부채 부실화 가능성과 금융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라며 “코로나9 사태에도 가계부채의 상환능력에 대한 평가역량은 유지되도록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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