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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김용범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 유지..자산버블, 양극화확대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

장태민

기사입력 : 2020-12-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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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기재부 차관 한국국제금융학회 동계 정책세미나 축사>

1

인사말씀


안녕하십니까,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범 입니다.

먼저 오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한국국제금융학회 원용걸 회장님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흥종 원장님,

한국금융연구원 손상호닫기손상호기사 모아보기 원장님을 비롯해

참가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0년은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결정한 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 해를 돌아보는 시기에

“팬데믹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과 한국의 정책 대응”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2

금년도 국제금융시장 동향


연초 코로나19로 촉발된 보건위기가

전례 없는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됨에 따라

금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대공황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일찍이 본 적 없는 극심한 불안을 겪었습니다.

美 증시는 3월에 네 차례 서킷 브레이커(3/9,12,16,18)가 발동되며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하였고,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 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상승하였으며,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러한 코로나19 위기를

과거 그 어떤 위기와도 다르다고 평가하였습니다.

(“This crisis is like no other”)

그러나, 여전히 부진한 글로벌 실물경기와는 달리,

국제금융시장은 4월 이후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대다수 국가에서 주가가 이전수준을 회복하거나,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당초 시장의 우려와 달리 빠르게 회복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국제금융시장의 빠른 회복은

각 국의 적극적인 재정ㆍ통화 정책 대응과

금융위기 이후 개선된 은행건전성 등에 기인합니다.

美 연준이 3월 한달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인하하고,

각종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시장조성자’ 역할을 수행하는 등

각 국 정부는 과거 위기극복 경험을 교훈삼아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공급방안을

빠르고 과감하게 선제적으로 시행하였습니다.

또한, 은행 부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美 도드-프랭크법 도입, BIS 자기자본비율 규제 강화 등

그간의 규제 개혁에 맞추어 자본여력을 확충함에 따라

상반기 중 시장 불안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금융중개 기능을 수행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과거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액 확충, 단기외채 관리 등을 통해

그간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해 온 가운데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 준수 등 K-방역,

59년만의 4차 추경 등 확장적 거시정책과 더불어,

선물환포지션 한도, 외화 LCR 완화 등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

한ㆍ미 통화스왑 체결 등 속도감 있는 정책 대응의 결과

국내 외환ㆍ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3

국제금융시장의 새로운 과제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 회복에도 불구하고,

금년초 위기 대응 과정에서 초래된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와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에 널리 퍼져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우리는 과거 위기대응 때 보다

더 어려운 과제들을 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첫 번째는 과잉 유동성에 대한 고민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세계 석학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저금리’ 현상을

전세계적 ‘뉴노멀’ 또는 ‘뉴애브노멀’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여

주요국 중앙은행이 집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함에 따라

글로벌 본원통화가

전년말 대비 40% 증가(’20.9월 기준)하는 등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하였습니다.

글로벌 위기시마다 급증한 유동성은 高위험ㆍ高수익의

위험자산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search for yield)되면서

자산시장의 버블을 야기하고,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출입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0월 IMF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금년도 전세계 국가채무는

GDP대비 약 16%p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는 장기금리를 상승시키고

빚에 눌린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회복을 저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이후 유동성에 대한 관리도

정책담당자들이 고민해야할 커다란 과제입니다.

긴축 정책기조로의 성급한 전환은

과거 QE 발작(tantrum)과 같은

불필요한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을 유념하면서도

과잉 유동성 회수, 자산불균형 해소 등에 대한

선제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둘째로, 금번 위기를 겪으며 드러난

非은행 금융중개 기능 확대 및 취약성과 같은

금융시장 구조변화에 대한 점검도 필요합니다.

非은행 금융중개 비중은

전체 글로벌 금융자산의 50% 수준까지 확대(2018년 기준) 되었으며,

非은행 금융기관 펀드자산 규모도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하였는데,

FSB는 이를 금년 3월 위기확대 원인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IMF, BIS 등 주요 국제기구도

非은행권의 高위험ㆍ低유동성 해외자산 투자 증가로 드러난

외화조달 관련 취약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하면서,

글로벌 달러조달 역량 미흡, 보험사 외화 만기 불일치 등

非은행 금융기관의 취약성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3월중 증권사 해외파생상품 마진콜 등

非은행권의 단기 외화자금 수요가 급증하며

시장불안을 촉발한 바 있습니다.

금번 위기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향후 非은행권의 건전성 강화 등

시장안정을 위한 지속적인 보완과 점검이 필요합니다.

셋째로, 글로벌 금융 투자행태의 변화에 대한 분석도 필요합니다.

국제금융에서 기존의 금융투자가 주로

①“기관투자자”가 주도하며

②주식·채권 등 “전통적 자산”에 대해

③“달러” 위주로 운영되어 왔던 것과 달리,

금번 위기를 겪으며, ①“로빈후드” 등으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 중심의 개인투자자 신규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②ETF, 옵션 등 파생상품 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까지 투자대상이 확대되었으며,

③위안화 등 이종통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등

달러 이외의 통화에 대한 활용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美-中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페트로위안(petro-yuan)’ 등 중국 위안화 무역결제 증대 및

인민은행 주도의 ‘디지털 위안화 실생활 테스트’ 등은

기존 달러위주의 국제금융 시스템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양극화, 기후변화 등 구조적인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초래할 영향 등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염병 유행은

소득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심화*시켰고,

이번 코로나19 역시 세계 빈곤 시계**(World Poverty Clock)를 2015년 수준으로 되돌려 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과거 사례 분석결과, 전염병 발생 5년 후 지니계수가 1.5% 가까이 상승 (IMF)

** 코로나19 확산으로 금년 하루 생활비 US$1.90 미만 인구가 약 1억명 증가 등 (’20.11월 IMF Surveillance report)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대면ㆍ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영세자업자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과도한 유동성으로 자산가치가 상승하며

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대외충격에 취약한 신흥국 상황 역시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감염병 확산은 보건·의료체계가 미흡한

대다수의 신흥국 경제에 더 깊고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일부 신흥국에서는

채무증가, 급격한 자본유출, 외환보유액 고갈 등으로

금융위기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한편, 기후변화가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및

이에 대한 대응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기후변화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령, 기상이변에 따른 물적 피해가

자산가격의 급격한 재조정(Repricing)을 야기하고,

보험, 대출, 투자 등

거래관계를 통해 금융기관으로 파급될 수 있으며,

기후변화와 환경요인을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ESG 투자‧금융 활성화 과정에서

제조업 등 高탄소 산업으로의 투자 축소 및

친환경 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야기하면서

실물 및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4

정책방향


정부는 이러한 국제금융시장의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경제의 생산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선,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자산버블, 양극화 확대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강화하겠습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공급된 풍부한 유동성이

한국판 뉴딜 등 생산적 투자로 유입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면ㆍ서비스 업종, 영세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이

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더욱 세밀히 관리하겠습니다.

또한, 글로벌 자산가격 버블,

신흥국 자금유출입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외환분야 거시건전성 확보 노력도 지속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올해 3월중 위기 확대의 원인을 제공했던

非은행권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방안을 포함한

외환건전성 제도 및 유동성 공급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조만간 발표하겠습니다.

한국은행 등과 함께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가상자산을 활용한 국제 지급결제 편의성 증진 및

감독체계 논의 등에 적극 참여하여

달러 중심 체제의 변화 가능성과 향후 전개향방 등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선도형 경제로

본격 도약하기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포스트-코로나시대의 국가발전전략으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고용안전망으로 대표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지난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 밝힌바와 같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전기차 배터리, 수소 연료전지 등

新산업발전 기회로 활용하는 한편,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정부, 투자자, 기업 등 각 경제주체의 행태 변화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해외 자금조달, 기업신용등급 등

高탄소 산업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도

균형 있게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5

맺음말


금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논의가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더 발전해야할 분야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위기시와는 달리

채권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큰 폭으로 유입되고,

역대 최다수준의 글로벌 신용등급 하향조정에서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非유럽권 최초로 유로화 외평채를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7억 유로 △0.059%)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그 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학계와 민간 전문가 분들께서도

우리나라가 더이상 Trend taker가 아닌

Trend Setter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는

“never let a good crisis go to waste”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의 격언처럼,

정부도 우리 경제가 위기를 빠르게 돌파하고

위기 이후 도래할 새로운 국제금융시장 질서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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