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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갑질 땐 5000억 위약금…산은, 한진칼에 7대 의무 제시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18 11:04

오너 갑질 땐 5000억 위약금…산은, 한진칼에 7대 의무 제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하면서 사외이사 지명권,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사전협의 등 7대 의무를 부과했다.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한진칼은 50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한진그룹 일가의 잇단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산 가운데 윤리경영을 위해 산은이 감시·통제 권한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인수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전날 한진칼과 신주인수계약(신주인수대금 5000억원) 및 교환사채 인수계약(3000억원)을 통해 총 8000억원을 투입하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한진칼이 지켜야 할 7대 의무 조항이 명시됐다.

의무 조항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의 원활한 통합작업을 위해 산은이 경영을 견제·감시하고 한진칼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위약금 5000억원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 권한 위임 및 질권을 설정할 의무 등도 포함됐다.

한진칼은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 이사진은 조원태 회장, 석태수 사장, 하은용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있다. 한진칼은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과 동의권도 준수해야 한다. 또 PMI(인수 후 통합전략)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도 진다.

한진칼 및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윤리경영을 위해 이를 감독할 독립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도 설치된다. 조현민닫기조현민기사 모아보기 한진칼 전무, 이명희닫기이명희기사 모아보기 정석기업 고문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산은은 조 회장 등 오너의 갑질이 발생할 시 경영진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산은은 경영평가위원회를 통해 매년 한진칼의 경영평가를 실시한다. 경영성과가 저조할 때는 경영진 교체나 해임 등에 나설 수 있다. 앞서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 16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매년 통합작업 및 통합항공사에 대한 경영성과를 평가해 평가등급이 저조할 경우 해임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통합추진에 실패할 경우 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과 처분 등 제한과 관련한 조항이 마련됐다.

산은이 한진칼에 엄격한 의무 조항을 제시한 것은 조 회장 측과 KCGI 등 3자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혈세를 투입해 조 회장 측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전례를 고려해 통제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최 부행장은 “일방에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3자 연합 및 기타주주와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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