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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대출서류ʼ·우리 ‘신용장ʼ…인니 금융거래 검증 ‘비상ʼ [은행권 글로벌 리스크 점검]

지다혜 기자

dahyej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31 00:00

신용정보 한계…거래내역·현장실사 교차검증
QRIS 100%↑…AML·사이버까지 관리 확대

KB ‘대출서류ʼ·우리 ‘신용장ʼ…인니 금융거래 검증 ‘비상ʼ [은행권 글로벌 리스크 점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국내 은행들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영업을 이어가면서 금융·거래 환경에 맞춘 리스크 관리가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용정보와 담보 관리, 계약 집행 등 국내와 다른 환경을 반영한 여신심사와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여신 리스크 대응의 공통점은 현지에서 확보한 정보를 추가 검증하는 데 있다. 은행들은 재무 자료를 실제 거래내역·현장실사와 대조하는 등 현지 정보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경기·금리·환율 변화에 따른 차주의 상환능력도 살피고 있다. 디지털 거래 확대에 맞춰 자금세탁방지(AML)와 사이버보안까지 관리 영역도 넓히고 있다.

거래정보 '진위 확인' 핵심

KB뱅크 인도네시아에서는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현지 직원이 대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고객의 관련 서류를 허위 작성한 17억6500만원 규모 업무상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법인의 자체 점검 과정에서 적발돼 감사로 이어졌고 KB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현지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등 법적 조치에 나섰다.

우리소다라은행에서는 지난해 6월 현지 수출기업이 제출한 신용장과 관련 서류에서 허위로 의심되는 정보가 확인된 약 1078억원 규모 거래가 발생했다. 은행은 내부 조사와 채권 보전에 나선 뒤 미국 법원을 통해 관련 금융거래 자료를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078억원은 해당 의심 거래의 규모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에서도 2023년 외부인이 거래처 대표를 사칭해 이체를 요청하면서 2억4400만원 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세 사고의 원인과 규모는 다르지만 대출서류와 무역금융 자료, 송금 요청자 등 은행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이 공통적인 관리 지점으로 드러난다. 현지 영업에서는 고객 확보뿐 아니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정보의 신뢰도를 어떻게 검증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용정보 한계…교차검증 강화

현지 정보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은 은행권의 주요 리스크 관리 과제 중 하나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의 신용정보 인프라가 국내보다 다소 취약해 이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고객이 제출하는 재무제표·계약서의 신뢰도에도 차이가 있고 담보 처분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지 영업에서는 면밀한 심사와 부실여신 방지가 중요하다"며 "현지 은행장 채용을 통해 우량기업 중심의 마케팅을 추진하고 코리아데스크를 활용해 한국계 기업 고객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실질 상환능력과 거래 진위를 중점적으로 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국내와 비교해 신용정보·담보 관리 및 계약 집행 환경에 차이가 있어 차주의 실질 상환능력과 거래 진위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연체·부실징후 조기경보와 사후관리, 무역금융 거래검증을 병행하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기업 재무 자료를 실제 거래내역과 현장실사 결과에 연계해 교차검증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26일 본부장급 개방형 직위 공개채용을 통해 장지규 신임 IBK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을 임용했다. 장 법인장은 국민은행 인도네시아법인 자회사에서 임원으로 활동한 지역 전문가로, 현지 시장 경험을 갖춘 인력을 법인 경영에 배치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로컬기업마다 재무 정보의 투명성과 산업별 위험 특성이 다른 점을 고려해 신용평가와 산업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로컬 기업은 기업별 재무 정보의 투명성이나 산업별 리스크 특성이 상이하다"며 "현지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와 산업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우량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경기·금리·환율 변화에 따른 거시 리스크도 함께 관리한다. 현지 경기와 금리·환율 변동에 따른 차주의 상환능력, 조달비용 상승과 유동성 상황을 주요 리스크로 관리하고 현지 대기업·중견기업과 한국계 기업 등 상대적으로 우량한 자산 중심으로 여신을 운용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중소기업·개인신용대출 취급 규모와 시기도 조절한다.

은행별 리스크 관리의 차이는 현지 사업의 고객·자산 구성과 영업 방식에 따라 위험을 어디서 먼저 포착하느냐에서 나타난다. 정보·거래의 진위 확인부터 기업·산업 분석, 경기·금리·환율 변화까지 각 사가 중점을 두는 지점은 다르지만 현지 여건을 심사와 포트폴리오 운용에 반영한다는 방향은 공통적이다.

QRIS 100%↑…AML·사이버 확대

여신 외에 관리해야 할 위험도 넓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2026년 2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디지털 결제 거래 건수는 160억7000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6.88%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표준 QR결제인 QRIS 거래 건수는 같은 기간 100.12% 늘었다.

디지털 거래 증가 자체를 금융사고 증가와 연결할 수는 없다. 다만 거래 채널과 비대면 접점이 확대되면서 은행이 확인해야 할 대상이 차주의 신용과 담보에서 거래 주체와 자금 흐름, 시스템 안전성까지 넓어진다. 국민은행도 대도시 젊은 고객층에서 디지털금융 이용이 활발한 반면 현금·비공식 결제도 남아 있다는 점을 현지 거래환경의 특징으로 꼽았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차주 신용도와 담보가치 변동뿐 아니라 AML·경제제재 위반, 피싱·해킹, 정보유출을 핵심 위험지표로 관리한다. 현지 직원에게 여신심사와 AML, 정보보안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코어뱅킹 내 여신업무 통합·자동화와 여신·담보서류 전산화도 진행하고 있다.

여신 의사결정을 한 번 더 걸러내는 내부통제도 병행한다. 하나은행 현지법인은 영업점이 단독으로 여신을 결정하지 않고 본부와 사전 협의한 뒤 심사부의 금액별 승인 절차를 거친다. 대출 규모별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본점도 국외점포의 리스크와 내부통제 현황을 점검한다. 우리소다라은행도 현지 이사회·감사위원회와 내부감사·리스크 조직의 통제에 본점 점검을 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의 디지털화는 기존 신용리스크를 대체하는 새로운 위험이라기보다 기존 위험 위에 AML·사이버·이상 거래 관리가 추가되는 구조에 가깝다. 영업 채널이 넓어질수록 심사와 사후관리뿐 아니라 내부통제의 범위도 함께 확장해야 하는 셈이다.

KB·신한 지주화…통합 관리 본격화

여러 업권의 현지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조직 차원에서도 통합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OJK로부터 인도네시아 금융지주회사 설립 계획을 승인받았다. 향후 지주사를 통해 현지 금융계열사의 영업전략과 자본 관리를 조율하고 리스크관리·컴플라이언스 기능을 일원화해 그룹 공통 정책과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전산·리스크관리 시스템 통합 방안은 아직 검토 단계다.

신한금융도 사업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맞춰 은행·파이낸스·증권을 아우르는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본점 차원에서도 현지법인의 경영·리스크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사업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맞춰 통합적인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체계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금융복합그룹에 대한 통합 감독을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 금융복합그룹 관련 규정을 마련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금융복합그룹에 현지 금융지주회사 체계를 두고 리스크관리·지배구조·자본 등을 통합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지주화 자체가 금융사고 예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지 계열사 구성과 규제 적용 여부에 따라 은행별 조직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지법인이 확보한 고객·산업·거래 정보를 제대로 검증하고, 이상징후를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본점 통제로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현지 전문인력 활용, 거래·현장 자료 교차검증, 여신 심사·승인 절차, 본점 모니터링, 지주 차원의 통합 관리 등 방식은 달라도 지향점은 같다. 현지법인의 시장 이해를 살리면서 그 판단에 대한 검증과 통제를 함께 작동시키는 것이 인도네시아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풀어야 할 리스크 관리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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