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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리포트 ①] ‘1세대 맥주기업’ 대주주만 네 번 바뀐 사연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16 00:00

22년간 경영권 왔다 갔다…지난해도 매각설
영업이익 상당 부분 배당, 1조원 훌쩍 넘어

[오비맥주 리포트 ①] ‘1세대 맥주기업’ 대주주만 네 번 바뀐 사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오비맥주는 80년 이상 국내 주류 시장을 이끌어 온 주역이다. 업계 정상을 두고 하이트진로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도 최근 20년 사이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겪기도 했다. 최근에는 주류 시장 판도 변화도 감지된다. 밖에서 집으로, 회식보다 혼자, 많이 마시기보다 적당히 즐기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도 견제해야 한다. 오비맥주의 변화와 현황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오비맥주는 국내 1세대 맥주기업에 꼽힌다. 오비맥주의 전신은 1933년 12월 기린맥주가 세우고 ‘박승직 상점’이 주주로 참여해 만든 소화기린맥주다. 1945년 해방 3년 뒤 소화기린맥주는 동양맥주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고, 6.25전쟁 이후 1952년 5월 22일 정식으로 민간기업으로 출범한다. 현재 오비맥주 상호는 1995년 바뀐 것이다.

두산그룹의 근간이 된 오비맥주는 IMF 사태 이후 22년간 경영권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1998년 유동성 위기를 겪은 두산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내수에서 수출 위주로 조정하면서 소비재 기업 중 하나인 오비맥주의 지분 상당수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매각했다. 이후 두산과 인터브루와의 합작 법인으로 운영해오다 2001년 두산그룹이 잔여 주식을 인터브루에 처분하면서 오비맥주는 인터브루의 자회사가 됐다. 인터브루는 2004년 브라질의 암베브와 합병해서 인베브, 2008년 미국의 안호이저부시와 합병해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로 거듭났다.

AB인베브는 2009년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AEP(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게 오비맥주의 지분 전체를 18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조3000억원)에 팔았다. AB인베브는 매각시 오비맥주를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 기업가치 상승분을 나눠 갖는 언 아웃(earn-out) 조항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시 롯데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입찰 제안서를 내지 않으면서 오비맥주는 KKR에 넘어갔고, 2014년 AB인베브에 다시 매각했다. AB인베브는 58억달러(약 6조1700억원)에 오비맥주를 되사들여 지금까지 최대 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등 500여개의 맥주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맥주회사다.

재인수 직후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를 거점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비맥주가 보유한 영업망을 활용해 해외 맥주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안착해 온 AB인베브는 카스,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오비맥주의 브랜드 성장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오비맥주의 간판 상품인 ‘카스’는 두산과 인터브루가 합작 법인으로 운영하던 1999년 진로로부터 인수한 브랜드다. 카스는 1994년 진로와 미국 쿠어스사가 합작해 만든 ‘진로쿠어스’의 제품이었다. 1991년 구미공장 페놀 유출 사건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점유율 내리막길을 걷게 됐고, 결국 하이트맥주에게 선두를 내준 뒤 카스를 인수해 맥주시장 탈환을 노렸다.

오비맥주는 점유율이 훨씬 높았던 대표 브랜드 오비보다 카스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 2012년 맥주 1인자 자리를 되차지했다.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진로가 앞서 진로가 만든 카스에 선두자리 역습을 당했다며 주류업계가 떠들썩했다. 오비맥주가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매각설은 지난해에도 불거졌다. 2019년 7월 중순께 AB인베브가 아시아 사업부의 홍콩증시 상장 계획을 한 차례 철회한 게 발단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같은 해 9월 홍콩 증시에 입성하면서 매각설은 일단락됐다.

‘고액의 배당’은 사모펀드와 외국계 기업에 연이어 인수되면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논란이다. 오비맥주는 한 해 순익을 훌쩍 넘는 금액을 2년에 한 번꼴로 배당한다. AB인베브는 2015년 3700억원, 2017년 3450억원, 2019년 4390억원 등 배당을 통해 총 1조1540억원을 본사로 가져갔다. 같은 기간 오비맥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37억원, 3272억원, 2743억원이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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