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0원 오른 1,115.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 달러/원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조정과 미국과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와 경제봉쇄 조치 등 여러 악재 속 오름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위안이 하락세를 타면서 달러/원은 이내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달러/원은 미중 갈등 이슈가 부각되며 다시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중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닫기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에 미국 투자기관이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행정명령의 주요 골자다.
이 같은 소식에 중국 상하이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압력을 받았고, 아시아 거래에서 내리막을 타던 달러/위안 환율도 점차 낙폭을 줄였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 우려 등도 시장에 롱마인드를 자극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숏물량을 거두고 달러/원 상승에 베팅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 부각과 함께 미중 갈등 이슈 때마다 리스크 통화인 원화에 대한 매도세가 등장한 것도 달러/원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달러/원은 한때 1,116.8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장중 내내 계단식 증가세를 보이면서 달러/원도 장 후반 들어 상승폭을 빠르게 줄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6243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가격 변동 없이 92.96을 기록했다.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5천275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조 3조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이달에도 4조 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했다.
■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상승모멘텀 둔화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서울환시에 달러 공급 주체로 등장하며 국내외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악재에 따른 달러/원 상승 압력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
하지만 달러/원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성 매수세도 만만치 않아 달러/원의 하락 반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수입업체는 달러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격 메리트가 부각된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이 달러 매수에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은 곧바로 서울환시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오늘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코스피지수 상승을 끌어냈지만, 워낙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컸고, 미중 갈등 이슈가 불거진 탓에 달러/원 하락으로 연결되진 않았다"고 진단했다.
■ 16일 전망…美 주식시장 반등 여부 주목
오는 16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 반등할 경우 1,110원선 초입까지 재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에다 코로나19 우려가 상존해 있지만,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선물이 반등에 성공한 데다 미 대선 재료와 백신 호재 등이 미 주식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다시 고조시킬 가능성이 여전히 큰 편이라고 내다봤다.
또 전일 뉴욕장 마감 이후 전해진 시스코의 실적 호조 소식 등으로 기술주의 반등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 현상도 어느 정도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만일 미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 약세가 확인된다면 달러/원은 재차 하락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기업실적 호조와 백신 개발 희소식 등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시장 내 악재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 주식시장 조정이 마무리국면에 진입한 것을 확인한다면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다시 숏포지션을 늘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