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글로벌 자산시장 역시 미 부양책 협상 타결 기대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환시에서도 전반적인 숏 분위기가 지배할 것으로 전망되며, 현 레벨에서 달러/원의 추가 하락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부양책 협상 타결 기대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0일(현지시간)"여야 부양책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협상이 어디까지 진척됐는지 오늘밤 알게 되겠지만,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히면서 무르익었다.
이에 화답 하듯 도널드 트럼프닫기

뉴욕장 마감 이후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부양책 협상에서 좋은 진척을 이뤘다"며 "갈 길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주말 전 합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내일도 부양책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부양책 합의 가능성을 키운 발언들 쏟아지며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은 상승하고,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3.37포인트(0.40%) 높아진 2만8,308.79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20포인트(0.47%) 오른 3,443.12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7.61포인트(0.33%) 상승한 1만1,516.49를 나타냈다. 엿새 만에 올랐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37% 내린 93.0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4% 높아진 1.1824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12% 내린 1.293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내림세를 타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위안 환율은 0.24% 내린 6.6633위안에 거래됐다. 지난 2018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6742위안 수준이었다.
아울러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도 0.2% 안팎의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부양책 협상 타결 기대와 함께 서울환시 참가자들 사이에서 숏마인드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데다, 수출업체의 선취 달러 매도 움직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세로 달러/원의 하락 압력이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날 코스피지수 상승과 달러/위안 하락까지 확인될 경우 달러/원은 1,130원대 안착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은 1,130원대에서 저가성 매수세 유입으로 하락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수출 업체가 리딩(leading)에 나서며 달러 매물을 쏟아낼 경우 1,130원대 중반 레벨까지 내려설 수도 있다"며 "특히 달러/위안의 하락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점 또한 수출 업체의 달러 매물 출회를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36~1,141원선 사이로 예상한다"면서 "미 부양책 이슈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아시아 주식시장 상승을 끌어낸다면 달러/원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원 환율이 달러 약세 정도에서 벗어난 가파른 하락 움직임을 보일 경우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