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미 기술주 조정에 따른 나스닥지수 하락으로 시장에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여전한 상황이만,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돈 데다, 소폭이지만 달러도 약세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7월(+0.6%)보다는 상승 폭이 다소 줄었으나, 예상치(+0.3%)는 웃도는 수준이다.
8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1.3% 올라 예상치 1.2% 상승을 넘어섰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8월에 전월보다 0.4% 올라 예상치 0.3% 상승을 상회했다. 전년 대비로도 1.7% 높아지며 예상치 1.6% 상승을 넘어섰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06% 내린 93.28에 거래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화 강세 용인 시그널이 달러화 하락을 부추겼다.
유로/달러는 1.1845달러로 0.25% 올랐다. 반면 파운드/달러는 0.06% 낮아진 1.2801달러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합의를 두고 영국과 유럽연합 간 갈등이 고조된 영향이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13% 내린 6.8365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환율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하락 움직임을 이어가며 이날 달러/원 하락을 자극할 주요 가격 변수로 부각됐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도 국내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옥스퍼드대는 12일(이하 현지시간) 규제당국으로부터 국제 임상시험 재개를 허가받았다면서 임상 3상시험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은 금융시장이 주말 휴장인 가운데 전해졌지만, 미 주식시장 선물 반등을 이끄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 주가지수선물은 아시아 거래에서 1%에 가까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세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완화 등도 주식시장 상승을 자극하며 달러/원에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대비 121명 늘어난 2만2176명이라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3일 이후 11일째 100명대를 유지했지만 전일(136명)보다 다소 줄었다.
또 정부는 지난 2주간 수도권에 적용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이날부터 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기술주 조정이 계속되면서 시장에 불안을 낳고 있지만, 백신 개발 관련 호재와 미 CPI 개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등 호재가 오늘 금융시장 전반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통화인 원화 역시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84~1,188원 사이로 점쳐진다"면서 "백신 관련 이슈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재료가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 경우 달러/원은 1,185원선 아래서 주요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