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채권시장은 코로나19 확대에 따른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강세로 전환하지 못했다. 금융시장 트리플 약세 속에 외국인 동향을 다시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전날 3년 국채선물을 537계약 순매수하고 10년 선물을 3,440계약 순매도했다.
투자자들은 주가 폭락에 따라 안전자산선호에 편승하는 대신 시장 분위기를 점검하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매수의 기회인지, 트리플 약세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들도 많았다.
미국 금리는 0.6%대 중반으로 내려갔다. 나스닥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실업지표 부진에 따라 3bp 가량 떨어졌다.
■ 美금리 0.65%선으로 하락..나스닥은 최고치 경신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08bp 하락한 0.6501%,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69bp 떨어진 1.386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보합인 0.1411%, 국채5년물은 0.95bp 하락한 0.2707%를 나타냈다.
주간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가 예상과 달리 늘어나면서 100만 명을 웃돌자 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는 전주보다 13만5000명 늘어난 110만6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예상치 92만3000명을 상회하는 수치로 3주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뉴욕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1% 이상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46.85포인트(0.17%) 높아진 2만7,739.73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0.66포인트(0.32%) 오른 3,385.51, 나스닥은 118.49포인트(1.06%) 상승한 1만1,264.95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초반 상승하는 듯했으나 주가가 상승폭을 확대하자 하락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4% 낮아진 92.76에 거래됐다. 장 초반 93.21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하락전환한 것이다.
국제유가는 실업수당 지표 악화 등으로 1% 가량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전장보다 35센트(0.8%) 낮아진 배럴당 42.5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47센트(1%) 내린 배럴당 44.90달러에 거래됐다.
■ 트리플 약세 뒤 외국인 동향 등 확인 필요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FOMC가 예상보다 덜 도비시하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지만, 국내 주가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크게 두드러져 국내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86.32p(3.66%) 폭락한 2,274.22까지 주저 앉았다. 지난 8월 13일의 종가인 2,437.53에 비해 단 4일만에 163.31p(6.7%) 하락한 것이다.
지난 13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최근 갑자기 확진자수가 급증한 뒤 외국인은 주식 매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국인은 19일과 20일 코스피시장에서 2,662억원, 2,805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지난 3월 대규모로 팔 때와는 다르다. 외국인은 3월 중 3차례에 걸쳐 1조원이 넘는 일중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권시장은 외국인 매매 등을 보면서 레벨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예상보다 덜 도비시한 연준으로 약세 출발했던 시장은 장중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위험자산 급락을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하지 않고 채권시장이 찜찜하게 지켜본 가운데 외국인의 한국물 전반에 대한 인식을 신경쓸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보인다.
전날 달러/원은 5.7원 오른 1,186.9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우려와 코스피 폭락을 지켜보면서 지난 10일(9원)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낸 것이다.
채권시장이 한국물 전반의 흐름에 신경을 쓴 가운데 다시금 외국인 매매와 코로나 확진자수 확인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 홍남기닫기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1년 예산안과 관련해 한국판 뉴딜에 20조원을 웃도는 재정지원 소요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국회에 출석해 "내년까지는 재정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확장재정의 불가피성을 웅변하기도 했다.
그는 "확장재정은 지원을 기다리는 곳이 워낙 많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했다.
야당 의원의 '과도한' 재정정책 비판에 대해선 "G20은 우리보다 더 지원한다"는 반론을 펴기도 했다.
정부가 국민의 돈을 허투루 쓴다는 비판이 나오자 자신은 30년간 재정 관련 일을 했으며, "국민돈 1원도 제 돈처럼 아끼려고 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다만 예산안 규모에 대해선 함구했다. 부총리는 예산 편성은 아직 끝나지 않아 규모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2주 뒤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의 경제 분야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부총리는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사실상 멈췄다"면서 "부동산 공급대책이 착실히 추진되고 수요관리 대책이 먹히면 생각보다 빨리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 23번 했다는 건 오해스러운 표현"이라며 "감정원, KB 통계 다 보면서 정책을 펴는데, 국민들도 감정원 통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