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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스템반도체 1등 위한 인재확보 ‘전력’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7-13 00:00

삼성리서치 수장 세계적 AI 전문가 영입
반도체 생태계 구축 현장 행보도 ‘가속’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사의 미래가 걸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달성을 위한 인재 양성과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전격 선임했다.

삼성리서치는 AI, 사물인터넷(IoT) 등 완제품의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R&D 핵심 조직이다.

삼성리서치는 2017년말 출범 이후 주로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부문에 적용할 기술을 연구해왔다. 조직도 줄곧 CE(생활가전)부문장인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함께 이끌어왔다.

이번에 승 사장이 삼성리서치를 총괄하게 되면서 시스템반도체 관련 연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의 한 종류인 NPU(신경망처리장치)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PU는 온갖 감각 기관이 보내오는 자극을 종합해 판단하는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역할을 하는 ‘AI 칩’이다.

삼성전자는 NPU를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 전장부품 등 삼성이 핵심 먹거리로 삼는 사업까지 확대가 예상된다.

승 사장은 인간 뇌의 특성을 AI에 접목하는 연구활동을 통해 이 분야 최고 석학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18년부터 비상임직인 삼성리서치 최고연구과학자로 영입돼 AI 전략과 관련한 자문을 맡아왔다. 이 부회장도 종종 승 사장과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승 사장은 이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1등을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 선포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승 사장의 승진 인사에 이어 이달 1일 시스템 반도체·AI·소프트웨어 등 차세대 신기술 분야 연구인력에 대한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올 상반기 반도체 설계·AI 분야 박사급 인력 500명을 채용한 삼성전자는 하반기 500명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재계는 삼성의 이러한 행보가 이 부회장이 5월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당시 이 부회장은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게 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내부 조직혁신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달 6일 경기도 수원사업장을 찾아 크리에이티브랩(이하 C랩)에 참여중인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를 가졌다.

C랩은 회사가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창업까지 지원하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이다.

2012년부터 9년째 운영되고 있다. 그간 C랩을 통해 163명의 직원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해 45개 기업이 창업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외부 아이디어도 적극 받아들이기 위해 사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도 가동했다.

이 부회장은 C램 참여자들에게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면서 “지치지 말고 도전해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자”고 격려했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인력 확충은 필수적인 조치라고 본다. 이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실현하려면 국내 생태계 육성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설계부터 제조까지 한 기업이 담당할 수 있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분야도 다양하고 공정과정도 분업 체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 시스템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반은 취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비 분야에서는 반도체 원판에 회로를 그려 넣는 노광 공정장비 국산화율은 0%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핵심인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 독점 공급하고 있다. 소재는 지난해 일본이 한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수출규제 조치로 취약성이 드러났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장비 자회사 세메스 천안공장을 찾아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 것도 이 점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현장행보와 맞물려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활동을 본격화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소 펩리스(설계)업체가 서버 없이도 반도체 칩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을 지원하는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SAFE-CDP)을 내놓았다.

SAFE-CDP는 중소 펩리스가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칩 설계를 시작할 수 있는 가상 설계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칩 설계 과정에서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내 펩리스 가온칩스가 이를 통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들며 실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시스템반도체와 관련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내 팹리스 지원정책도 가동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정부, 반도체 업계와 조성한 1000억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를 통해 국내 유망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업체에 투자할 예정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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