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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의무화…보험업계 ‘속앓이’

유정화 기자

uhwa@

기사입력 : 2020-05-25 00:00

설계사 고용보험 논의 ‘급물살’
보험사-설계사 간 이해 엇갈려

▲ 지난해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적용 확대를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사진 = 생명보험협회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계획을 공식화함에 따라 보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직)로 분류되는 보험설계사 조직이 고용보험 대상자에 포함돼 있어서다. 40만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이 의무화된다면 보험사의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예술인을 고용보험 가입대상에 포함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고용보험료는 사업주와 피보험자(예술인)가 절반씩 부담한다.

당초 예술인뿐 아니라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고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대상 확대가 주 내용이었으나 재정 문제에 있어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특고직은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은 것이 아닌 독립사업자(자영업자)로서 계약을 맺는 근로자를 말한다.

보험설계사 등 특고직 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는 21대 국회에서 21대 국회에서 적극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는 향후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도 업계는 설계사 고용보험 의무가입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설계사가 고용보험에 적용될 경우 가장 큰 우려는 보험업계의 비용부담에 따른 설계사 일자리 감소 문제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2018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사회보험 의무적용 사회·경제적 영향과 대안’ 주제의 토론회에서 “정부의 정책 동향을 감안하면 향후 고용보험 외 다른 사회보험으로의 단계적 확대 추진이 예상된다”며 “고용보험 등 4대보험 가입 의무화 된다면 보험업계의 막대한 비용 증가로 보험설계사의 17만명(43.5%) 가량이 구조 조정 되는 등 대규모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고용보험으로만 한정하더라도 보험설계사 9만64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보험사 또는 법인보험대리점(GA)에 등록된 설계사는 총 42만3719명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설계사 채널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경우 보험사가 보험설계사 인원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설계사의 업종 특성상 고용보험에 부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설계사는 시장 진·출입에 별다른 제약이 없고, 위탁계약이 유지되면 언제든지 소득 활동이 가능해 `실업’ 개념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고용보험은 근로자의 비자발적 이직에 대비한 제도로서 자발적 이직은 고용보험 수급요건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보험설계사의 이직 사유는 소득상승 등을 위한 자발적 이직이 대부분이라는 의견이다.

보험설계사 단체는 언제든 실업을 당할 위험에서 고용 안전망이 마련되고 위촉계약 해촉 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보험 의무화를 환영한다. 현재 보험설계사는 산재보험 가입은 가능하지만, 고용보험 가입은 할 수 없다.

고용보험 적용대상자의 선택권 존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대면 영업현장의 설계사 사이에서는 소득수준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갈린다.

현재 설계사들은 사업소득세 3.3%를 내면 된다. 문제는 고용보험에 적용하게 되면 근로자로서 현행 최고 세율인 40%까지 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수익을 올리는 설계사들이 소득을 공개하게 되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반면 성과가 낮은 설계사들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부업이나 파트 타임 등의 형태로 설계사들이 활동하는 경우가 있으나, 고용보험이 의무화될 경우 이 역시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고용노동부의 ‘소득감소에 의한 이직’을 실업급여 수급요건에 포함하는 방안도 쟁점 가운데 하나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 등과 위탁계약이 유지될 경우 본인 의도에 따라 소득수준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 실업급여 편취를 위한 고의적 업무 태만 등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민고용보험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고용 불안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견 수렴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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