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엇갈리는 재료 속에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친 가운데 최근의 강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레벨 부담을 극복하는 게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세를 이끈 만큼 이들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이어갈지 여부가 주목된다.
대외 쪽에서 주말에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됐다. 우선 미국 시간 15일(금)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발표됐다.
미국 상무부는 해외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기술에 기반한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전 세계 업체들에게 화웨이 공급 중단 조치를 내린 셈이다. 이에 맞서 중국 측은 미국 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릴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맞서 애플, 퀄컴, 시스코, 보잉 등 미국 기업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금 갈등 강도를 높인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역시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미국의 이번 화웨이 제재는 국내에서 미국 기술을 이용해 만드는 반도체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급등하면서 금리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3월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위기 최악은 끝났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낙관적 진단이 유가를 부양했다. 미 주간 원유 시추공 수가 9주 연속 감소한 점도 유가 급등을 부추겼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물은 전장보다 1.87달러(6.8%) 높아진 배럴당 29.4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37달러(4.4%) 오른 배럴당 32.50달러에 거래됐다.
주간으로는 WTI가 19% 급등, 3주 연속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4.9% 올랐다.
■ 美금리 장기물 위주로 반등...기대 인플레 상승
현지시간 15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로 반등했다. 유가 급등 속에 기대인플레이션에 주목하면서 장기 금리가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59bp 오른 0.6444%,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89bp 상승한 1.328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보합인 0.1450%, 국채5년물은 0.63bp 상승한 0.3082%를 나타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미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1.9포인트 오른 73.7로 잠정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전월 71.8에서 68.0으로 더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0.9%포인트 높아진 3.0%로 집계됐다. 기대 인플레가 예상을 웃돌며 201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019년 8월 이후 최고치였다.
다른 경제지표들은 부진했다. 지난 4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6.4% 급감했다. 3월(-8.3%)보다 감소폭이 커진 것이자 예상치(-12.3%)도 대폭 하회하는 결과다. 지난 199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 감소폭이었다.
지난달 산업생산도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1.2% 줄었다. 지난 3월에는 4.5% 감소한 바 있다. 시장이 예상한 12.0% 감소도 밑도는 결과다.
뉴욕 주가는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역대 최악을 기록한 미국 소매매출 및 산업생산 지표로 초반 하락 압력을 받았으며,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달 소비신뢰지표의 예상 밖 개선 소식이 나와 초반 낙폭을 만회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60.08포인트(0.25%) 높아진 2만3,685.42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1.20포인트(0.39%) 오른 2,863.70, 나스닥은 70.84포인트(0.79%) 상승한 9,014.56을 나타냈다.
달러가치는 하락했으나 장중 낙폭을 줄였다.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지표의 사상 최악 결과로 장 초반 압박을 받다가 낙폭을 대부분 축소했다. 이달 소비심리 지표가 예상과 달리 개선됐다는 발표가 달러인덱스 방향을 돌려 세웠다.
뉴욕 시간 15일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06% 내린 100.41에 거래됐다. 장 초반 100.10까지 떨어졌다가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 외국인 매매, 금리 레벨 부담, 입찰 등 감안하면서 대응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지난 12일 0.9%를 하향돌파해 0.886%로 떨어졌다. 금리는 13일 0.856%로 저점을 기록한 뒤 약간 올랐으나 여전히 0.8%대에 머물고 있다.
단기 구간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함에 따라 레벨 부담이 커진 형국이다. 국고10년 금리도 1.4%를 뚫고 내려와 1.3%대 후반에서 등락 중이다.
시장 금리들은 상당부분 통화당국이 금리 급등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기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금통위의 금리인하 가능성, 그리고 채권 발행이 늘어나 금리가 뛸 경우 한은이 단순매입을 통해 제어해 줄 것이란 기대 등을 감안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국고10-3년 스프레드는 50.9bp 수준으로 축소돼 40bp대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보인다. 스프레드가 벌어질 때 50bp대 중반 이상에선 추가 확대가 제어된 가운데 막혔던 지점인 50bp를 뚫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스프레드 추가 축소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향후 물량 부담을 감안하면 자신 있게 달려가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도 보인다.
국내 시장에선 금리 하향 안정 흐름이 살아 있지만, 외국인 매수 속에 호재들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기도 해 적극적인 방향을 모색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입찰 분위기 등을 통해 매매자들의 스탠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 서울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하는 상황이다. 토, 일 주말에 1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지는 않는 모습이었으며, 정부는 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중 갈등 추이도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양회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 분위기 속에 G2 이슈가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선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파월 연준 의장은 현지시간 17일 경기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제어하려는 발언을 내놓았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면 하반기 중 경제가 꾸준히 회복될 듯하다"고 발언했다. 다만 백신이 없다면 완전한 회복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아니 중기적으로도 미국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 베팅하지 말라"면서 상대적으로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