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피치는 지난 5일 브라질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했다”며 “경기 충격과 재정지출 증가, 정치 불확실성 등이 전망을 조정한 이유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부양 목적의 정책 대응과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개혁 작업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나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들”이라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기울기가 점차 완만해지면서 2023년쯤부터는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 예상했던 정부 부채는 올 연말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라며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브라질 중앙은행은 6일 (현지시간)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기존 3.75%에서 사상 최저치인 3%로 낮아졌다.
박 연구원은 “통화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 상황의 배경에는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여타 국가들과 달리 브라질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소비를 중심으로 위축되고 있는 경제활동의 재개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통화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며 경기둔화 국면에서의 금리정책 대응에 걸림돌이 됐으나 지금은 글로벌 저물가 기조와 유가 급락 등의 여파로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 내에서 낮게 유지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적극적으로 내릴 수 있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문제는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는 것인데, 정치 리스크가 대표적”이라며 “대통령과 의회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여 추가 개혁은 물론이고 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정책 추진 여력까지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