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매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운데 수급부담과 금리인하 기대감 사이에서 어느 선까지 일드 커브를 세울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날은 국내 투자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외국인 매수가 가격을 지지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단기 구간이 지지됐지만, 장기 구간엔 물량에 대한 부담이 이어졌다.
대외적으로는 다시 미중 분쟁이 격화될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관료들이 바이러스의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제기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코로나19로 곤경에 처한 미국 행정부는 중국 책임론 부각 등을 통해 정치적으로 약화된 입지를 만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닫기

■ 美금리 채권 공급 부담 속에 0.7% 위로..독일 등 유럽 금리도 일제히 상승
미국채 금리는 3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0.7% 위로 올라섰다. 미국채 시장에 발행물량에 대한 부담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19bp 오른 0.703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18bp 상승한 1.396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8bp 상승한 0.1803%, 국채5년물은 0.64bp 하락한 0.3702%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주 사상 최대 규모의 장기국채 발행 계획을 밝히면서 금리를 끌어올렸다.
재무부는 다음주 총 960억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에 나선다. 오는 11일 3년물 420억달러, 12일 10년물 320억달러, 13일 30년물 220억달러 입찰이 각각 실시된다. 20일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처음으로 20년물도 발행할 계획이다.
유럽 국채 수익률도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7.49bp 오른 -0.5057%를 기록했다. 독일 정부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신디케이션 국채를 발행한 영향이다.
이탈리아 국채는 이틀 연속 10bp 이상 급등했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ECB 국채매입 프로그램 조치 일부에 위헌 판결을 내린 영향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은 10.53bp 오른 1.9647%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10년물 수익률은 6.36bp 오른 1.2098%를 나타냈다.
채권 공급과 수요에 대한 우려로 미국과 유럽 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이다.
■ 뉴욕 주가,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장 후반 하락 압력..유가 6일만에 하락
뉴욕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코로나 사태 수혜와 관련된 기술주들이 반등하는 가운데 나스닥이 올랐으나 다우와 S&P500은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18.45포인트(0.91%) 하락한 2만3,664.64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20.02포인트(0.70%) 내린 2,848.42, 나스닥은 45.27포인트(0.51%) 높아진 8,854.39를 나타냈다.
바이러스에 따른 이동제한 수혜주로 꼽히는 아마존이 1.4%, 마이크로소프트는 1% 올랐다.
ADP의 4월 미 민간고용은 전월보다 2023만6000명 감소했다. 지난 2002년 5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시장이 예상한 2055만명 감소 전망보다는 적었다.
주가지수는 장 후반 미중 분쟁 우려로 낙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무역합의 이행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경고하면서 주가지수 하락압력이 커진 것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다시금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신속히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우한 유래설에 대한 증거가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 당국자들은 계속해서 중국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흘러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유로존과 영국의 경기 부진 우려에 따라 강세를 나타냈다. 장 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경고 역시 안전자산선호를 강화시켰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45% 오른 100.16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6일만에 하락했다. 미국 주간 정제유 재고가 예상보다 대폭 늘어난 점이 원유저장공간이 한계에 이르는 ‘탱크톱’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유가 급하게 올라온 데 따라 차익실현에 나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물은 전장보다 57센트(2.3%) 낮아진 배럴당 23.9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25달러(4%) 내린 배럴당 29.72달러에 거래됐다.
■ 단기구간과 장기구간의 다른 온도
전날 1.8조원 예정이던 통안채 중도환매 입찰에 2.56조원이 응찰했으나 1.58조원만이 낙찰됐다.
응찰액 2.56조원을 감안할 때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일이었다.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 한은에 팔기를 원해 한은이 낙찰물량을 줄인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굳이 높은 금리에 팔 생각이 없었고, 한은은 입찰 참여자들이 원하는 낮은 금리에 다 받아줄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였다.
시장엔 이번 달을 포함해 조만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단기 구간은 한은의 적극적 대응 등으로 상당히 안정을 찾은 상태다. 달러 유동성 사정 역시 많이 개선됐다. 이러자 한은은 외화대출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지속적인 LIBOR 금리 하락, 스왑레이트 상승, 외화예금 증가 등으로 외화유동성 사정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자 입찰 중단을 발표한 것이다.
다만 긴 구간으로는 여전히 물량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 물량 증대라는 악재가 이젠 반영된 상황이라는 평가들도 나온 상황이지만, 장단기 스프레드는 더 벌어지고 있다.
국고3년이 최종호가수익률이 0.960%로 내려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는 가운데 국고10년 금리는 1.508%를 기록해 다시 1.5%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국고10-3년 스프레드가 54.8bp 수준으로 벌어졌다. 최근 스프레드 50bp 앞에서 축소세가 저지된 뒤 다시 확대된 것이다.
현재의 금리인하 기대감과 장기구간의 물량 부담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장단기 스프레드의 가시적인 축소가 쉽지 않다거나 50bp대 등락이 이어질 것이란 관점 등도 많아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