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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신학철·전영현·김준, 2차전지 주도권 다툼 가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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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04 00:00

LG화학·SK이노, 코로나 속 대규모 투자 강행
삼성SDI, 상용차 등 수요처 다변화로 미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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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정은경 기자]
“속도의 문제일 뿐 전기차라는 방향성에는 변함없다.”

연초 치솟았던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가라앉았다. 환경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며 성장을 주도할 유럽·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당장 침체된 내수회복을 위해 내연기관차 수요진작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자동차업계에서는 정책이 아닌 시장이 주도하는 진짜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3사들도 이에 대응한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 멈추지 않는 전기차 선점 경쟁

전기차 시장은 판매량 1위 테슬라를 전통 완성차기업들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테슬라가 럭셔리 전기차 모델에 국한된 것과 달리 완성차업계는 기존 대량 양산체제 경험을 앞세워 소형차 라인업을 통한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기를 꿈꾼다.

독일 폭스바겐은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가장 적극적인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고 추진하고 있다.

그 첫 성과물인 전기차 ID3는 올 여름 유럽시장에서 대량 출고를 앞두고 있다. ID3는 3만유로(약 3900만원) 가격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를 이끈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지난해말 폭스바겐은 연간 전기차 100만대 판매를 목표를 기존 2025년에서 2023년으로 2년 앞당기기도 했다. 시장 개화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오고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GM은 최근 몇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공장폐쇄 등 대대적인 내연기관차 구조조정을 진행한데 이어, 지난 3월 2025년까지 전기차에 24조원을 쏟아붇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GM은 전기차가 정부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와 원가 경쟁을 할 수 있는 기준점인 ‘배터리셀 1kWh 당 100달러’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GM은 해당 시점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내적으로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완성차기업이 전기차를 통해 돈을 버는 시대가 머지않은 것이다.

배터리 원가절감을 위해 GM은 LG화학과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 ‘얼티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국내기업들도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전동화 계획은 수정이 없다는 뜻을 밝히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목표·투자규모 면에서는 이들 글로벌 선도기업에 비해 다소 밀리지만, 코로나19를 시장선점을 위한 기회로 삼고자 한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국면에서 재고관리 차원에서 내연기관차 수출물량 조절을 위한 일부 국내공장 임시휴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전기차에 대해서는 “전동화 기술 선점을 위해 재고를 축적해 시장이 안정화된다면 즉시 대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도 전동화부품 사업과 관련해 “해외는 지난해부터 5~6개 업체와 활발히 논의중이던 수주건이 코로나 사태로 기업들이 재택·휴무 등에 들어가며 잠시 멈춘 상태”라면서도 “국내는 코나·니로·포터·봉고EV 등 호조로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할 만큼 밀려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모비스는 공사가 진행중인 울산 전기차 전용 부품공장도 계획대로 오는 8월 완공하고 내년 1월 양산 준비를 끝마친다는 방침이다.

◇ LG화학, 배터리 ‘규모의 경제’ 포부

이같은 시장 성장에 발맞춰 전기차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업계도 발빠른 확장을 기획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수준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증설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았는 기업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규모를 2019년말 기준 70GWh에서 2020년말 100GWh, 2021년말 120GWh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현재 LG화학 전사 매출과 비슷한 수준인 30조원을 배터리사업에서만 올린다는 목표다.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당장 어려움으로 미래를 담보잡을 수 없다”며 이같은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간다는 뜻을 밝혔다.

위기는 비핵심 사업·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충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LG화학은 1분기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2조7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산업은행 등 그린론(7000억원)과 북경 트윈타워 매각 대금(4000억원) 등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관건은 중국 CATL 등과 벌이고 있는 수주경쟁이다. LG화학이 기술우위를 가지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성능향상면에서는 ‘완숙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원가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최근 베터리 소재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LG화학은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능력을 기존 500톤에서 1700톤으로 늘리기 위해 내년 1분기까지 총 6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LG화학은 탄소나뉴튜브를 자사 전기차배터리에 적용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탄소나노튜브는 철에 비해 100배 높은 강도와 구리와 다이아몬드와 같은 전기·열 전도율이 특징이다. 탄소나노튜브를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핵심소재 양극재에 적용하면 기존 카본블랙 소재 대비 30% 적은 사용량으로도 10% 이상 높은 전도도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조달처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LG화학 주력 배터리는 주요 완성차기업이 채용하고 있는 네모난 파우치 형태다. 최근 LG화학은 테슬라 등 신생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실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올초부터 테슬라의 중국형 모델3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어, 지난 2월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 수주에 성공했다.

또 LG화학은 현대차에도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2분기부터 매출에 원통형 배터리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 전지사업부 실적 목표는 10~15% 가량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SK이노, 최악시황에도 미래투자 정면승부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추격을 위해 공격적인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신용등급평가 조정, LG화학과의 소송 등 SK이노베이션을 둘러 싼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예정된 미래투자는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6일 2020년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고됐다. 지난달 28일 기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영업손실 전망치는 7600억원 수준이다.

최근 리포트를 발행한 증권사들은 적자규모가 1조원 이상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OIL도 시장 전망치를 2배 가량 웃도는 1조7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SK이노베이션 실적부진 전망 배경에는 코로나19에 정유·석유화학부문이 직격탄을 맞은데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세계적으로 이동 자체를 꺼리는 현상 때문에 석유를 주력으로 하는 SK이노베이션에게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저유가로 인한 래깅효과도 겹쳤다. 연초 배럴당 60달러가 넘던 국제유가는 이달초 10달러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지난 몇년간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던 주력사업 실적악화로 SK이노베이션의 미래사업인 배터리에 대한 투자 부담도 지적된다.

무디스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지난 16일 SK이노베이션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으나 기업신용등급은 ‘Baa2’로 유지했다.

유완희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 크레디트담당관은 “SK이노베이션의 전망 하향조정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의 범위 및 심각성과 이에 따른 신용도의 약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익 약화 및 지속적인 차입에 의한 대규모 설비투자로 향후 1~2년간 동사의 자본 구조 약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확대 될 것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미래 투자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어려울 때 일수록 딥체인지를 위한 미래 성장동력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사업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정공법”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현재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전기차 정책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미국이 배터리업계 후발주자 입장인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미국 조지아 전기차배터리 제2공장 건설에 약 7억2700만달러(약 89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조지아 1공장을 포함해 미국 배터리 거점구축에만 약 3조원 가량의 투자금액이 확정됐다.

여기에 이와 맞먹는 추가 투자금이 집행될 가능성도 높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이 미국 배터리사업에만 “6조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양대 시장인 중국과 유럽에서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과 손잡고 계속해서 투자중이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지업체 EVE에너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장쑤성성 옌청에 20~25GWh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 협의하였으며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말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이 합작해 중국 창저우에 7.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완공시켰다. 지난 20일에는 이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중국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의 SUV차량 ‘마크5’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했다.

유럽에서는 헝가리 코마롬에서 거점구축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올해 운영하고 있는 1공장에서는 약 8억4000여억원을 투자하여 7.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1월에는 약 9.4천억원을 투자해 제2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마롬 2공장은 약 9GWh에서 약 1.7배 늘린 16GWh로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거점구축 계획이 마무리되는 2023년경 생산량 100GWh 규모를 갖춘 ‘톱3’ 배터리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 삼성SDI, 기술력 통한 장기 청사진

삼성SDI도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요 완성차기업들이 이미 막대한 R&D 투자를 집행한 전기차 전환 계획을 되돌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근거다.

또한 유럽 각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내수침체를 신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해 극복하려는 만큼 전기차의 중장기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삼성SDI도 전기차배터리와 관련한 투자는 기존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코로나19로 일부 시설투자계획은 탄력적으로 대응해야겠지만, 헝가리공장 증설 등 자동차배터리와 관련한 투자는 고객과 중장기 물량 공급 약속에 따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비해 직접적인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주 성과에 따라 안정적인 사업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LG와 SK가 수조원대 이익을 창출했던 석유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삼성SDI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IT 관련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차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LG와 SK가 주력으로 채택하고 있는 NCM811 대신 NCA로 이는 리튬이온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성분비에 따른 구분이다. 배터리 업계는 값비싼 코발트(C) 대신 니켈(N)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데, 삼성SDI는 여기에 알루미늄을 섞는 기술을 채택한다.

당장 삼성SDI는 내년을 목표로 차세대 전기차배터리 제품 ‘젠5’ 본격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젠5는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현재 양산전기차 20% 높은 수준인 600km 이상 성능을 자랑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BMW에 해당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는 공급선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의존도가 높았던 BMW, 폭스바겐 외 아우디, 랜드로버 등 신규 고객망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최근에는 원통형배터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용차를 기반한 완성차와 신생 전기차업체 수주계약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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