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유사시 외국 금융기관으로부터 약속한 한도 내에서 달러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격인 커미티드라인(committed line)을 구축하고 외화예수금 비중도 높이는 등 방식으로 외화 유동성 확보에 대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당장 외화 유동성 불안에 직면할 상황은 아니며, 외화 유동성 충격에 대비해 외화를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신한, 우리, KB국민 등 3곳 시중은행이 확보한 커미티드라인은 총 28억 달러 규모다.
신한은행의 경우 크레디트스위스를 비롯 총 11개의 기관과 총 12억 달러 상당의 커미티드 라인 약정을 맺고 있어서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우리은행은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장점을 살려 8억 달러 규모 커미티드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BNY, 소시에테 제네랄(SG), 크레디트아그리꼴(CA) 등과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5~8억 달러 규모 커미티드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현재는 커미티드라인을 별도로 개설하지 않았다. 외환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의 경우 외화예수금 잔액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를 비롯 신한, KB국민,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외화예수금(해외법인 포함)은 올 2월말 기준 5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은행들은 커미티드라인처럼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크레딧라인(credit line)을 통해 신용한도를 보강해 놓고 있다. 예컨대 하나은행은 3~4개 해외 금융사로부터 약 12억 달러 규모 크레딧라인을 확보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도 외국계 은행들과 총 70억 달러 규모 크레딧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쓰인다기 보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돼 외화 조달시장이 경색할 경우를 가정해 대비하는 것"이라며 "외화자금 시장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동성 조달 방안도 함께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Fed)이 지난 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숨통을 틔었다. 하지만 변동성 장세 가운데 외화 유동성 확보는 여전히 당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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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8.5원 오른 1265.0원에 출발, 지난주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효과를 반납하며 장중 1270원대로 급등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