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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삼양식품(3-끝) ‘오너공백’ 속 中 의존도 낮추기 ‘숙제’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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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23 00:00

김정수 사장, 당분간 이사회서 빠져
코로나19에 동남아 등 비율 높일 듯

▲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경상남도, 밀양시, 한국주택토지공사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MOU)를 체결했다.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극강의 히트상품 하나로 위기를 타파한 식품 기업이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하나로 과거의 영광을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불닭 시리즈로 영업이익을 40% 이상 늘리는 쾌거를 이뤘다. 삼양식품 불닭 신화의 명암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삼양식품이 올해 당분간 김정수 사장 없이 경영을 이어가게 됐다. 김 사장이 해외 수출을 총괄하고 있던 상황에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양식품의 비결은 중국 수출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對) 중국 수출 성과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미국 등의 수출 비율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새롭게 안게 됐다.

◇ 김정수 사장 취업제한…연임안 삭제

삼양식품이 당분간 경영선상에서 오너 공백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법무부가 회삿돈 횡령으로 지난 1월 유죄 판결을 받은 김정수 사장에 대해 취업제한 통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전인장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그의 부인인 김정수 사장 체제로 유지돼왔다. 삼양식품은 법무부에 김 사장에 대한 취업승인을 요청해 승인이 나는 즉시 사내이사 재선임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3일자로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서 ‘김정수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제외했다. 법무부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에 따라 김 사장의 재선임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특경법에 따르면 횡령, 배임, 재산국외도피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자는 관련 기업체에 취업이 불가하다. 이에 법무부는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김 사장에게 취업제한을 통보했다.

삼양식품은 법무부에 취업승인 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김정수 사장이 2018년 3월 취임한 뒤 삼양식품의 실적이 월등히 증가한 점 등을 강조해 취업 승인을 요청한 것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심사 일정이 연기된 것 같다”며 “법무부 승인이 나는 대로 바로 이사회를 거쳐 임시주총 개최 후 재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의 재선임 의지는 강력하나, 당분간 삼양식품 이사회에서 오너 일가는 모두 빠지게 됐다. 전인장 회장은 삼양식품의 지주사격인 삼양내츄럴스의 지분을 21%, 김정수 사장은 지분 42.2%를 보유중이다. 전 회장은 현재 수감 상태로 이사회 참여가 불가능하다.

김정수 사장의 이사회 빈 자리는 당분간 정태운 대표(전무)가 이끌게 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김정수 사장이 그동안 불닭 시리즈 개발 등을 이끌었고 해외 사업 등에도 큰 성과를 거둬온 만큼 역할이 지대하다”며 “법무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중국이 수출 50%…동남아 등 비율 올려야

코로나19로 중국 수출이 작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삼양식품은 중국 외 국가 수출 비율을 높여야 한다. 중국은 삼양식품 전체 해외 실적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에 삼양식품이 중국에서 올린 매출만 약 1250억원에 달한다.

동남아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수출 규모가 큰 시장으로,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부터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5년 60억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2018년 760억원으로 12배 이상 늘었고, 2019년 850억원으로 성장했다.

삼양식품은 무슬림 인구가 많은 동남아시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수출 초기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2014년 라면 업계 최초로 KMF 할랄 인증을 받았고, 2017년 9월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받으며 현지인들에게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또한 불닭볶음면 이외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으로 인증 품목수를 늘려 판매 제품군을 확대해 폭넓은 소비자층을 확보했다.

지역 내 최대 수출 국가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다. 말레이시아는 매년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중이다.

현재 자이언트, 이온몰, 콜드스토리지 등 마트와 세븐일레븐, 마이뉴스닷컴 등 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망이 갖춰졌다.

인도네시아는 무이 할랄 인증을 받은 불닭볶음면이 수출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매출이 급격히 증가해 2019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불닭브랜드 위주의 수출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2018년 ’삼양’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고 대표적인 K-Food 4가지(떡볶이, 불고기, 짜장, 김치)를 라면으로 구현한 신제품 ‘삼양 80G’ 4종을 출시했다.

’삼양‘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은 ’불닭볶음면’과 다르게 현지 시장의 소비트렌드와 현지인들의 입맛, 취향을 적극 반영한 수출 전용 브랜드다.

삼양식품은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불닭’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삼양’ 브랜드를 적극 육성해 수출 확대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 불닭볶음면 美 수출 빠르게 증가 중

떠오르는 수출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 수출은 2016년 80억원, 2017년 155억, 2018년 185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Fire Noodle Challenge’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6년부터 미국 내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불닭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출물량이 확대됐다. 2019년에는 250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 수출액 중 불닭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로, SNS에서의 챌린지 열풍이 계속되며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 오리지널 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등 면 제품뿐 아니라 불닭떡볶이, 불닭소스 등 간편식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K-Food 인기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김’을 불닭브랜드에 접목한 수출전용제품 ‘불닭맛 김스낵(Buldak Seaweed Snacks)’을 출시했다.

김의 바삭한 식감, 고소한 맛과 함께 불닭 고유의 화끈한 매운맛이 어우러진 간편 스낵이다. 불닭브랜드는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시장 특성으로 인해 주로 아시아계 마켓에서 유통되고 있다.

또한 히스패닉 맞춤형 PB제품을 출시해 미국 주류 시장 진입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LA 기반 제조 유통회사인 UEC(United Exchange Corporation)의 제안으로 2018년 3월부터 히스패닉을 타겟으로 한 ‘타파티오(Tapatio) 라면’을 PB제품으로 공급하고, UEC와 현지 유통 및 마케팅에 관한 MOU를 체결해 LA를 중심으로 미 중서부의 대형 마켓에 입점했다.

타파티오 라면은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핫소스 ‘타파티오’의 매콤한 맛과 향을 그대로 구현한 제품이다.

현재 ‘슈퍼리오 그로서(Superior Grocers)’, ‘엘 슈퍼(El Super)’ 등 미국의 대표적인 히스패닉 마켓과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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