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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019년 고용지표의 明暗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1-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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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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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경제지표인 고용지표의 2019년 연간 결과치가 15일 발표됐다.

우선 연간자료를 보기 전 '12월' 고용지표를 보면 헤드라인은 상당히 놀랄 만했다. 작년 12월엔 50만명의 이상 취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12월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51.6만명 증가해 2014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4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수치적으로 양호했던 지난 해 10월(41.9만명)과 11월(33.1만명)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전체 취업자는 2,715만 4천명에 달했다.

■ 2019년 고용, 2018년의 극심한 부진에서 탈피..정부 '질적 개선' 내세우며 V자 반등 거론

12월 취업자가 급증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전체 고용지표도 더 좋아졌다.

2019년 취업자수는 30만 1천명 증가했다. 이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2018년(9.7만명 증가)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취업자 증가자수는 2015년 28.1만명, 2016년 23.1만명, 2017년 31.6만명을 기록한 뒤 2018년엔 10만명에도 못치는 수치로 급락한 상태였다. 이후 올해 30만명 이상으로 수치가 올라간 것이다.

지난 2018년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 등이 고용에 큰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많았던 가운데 일단 2019년엔 수치적으로 대폭 개선됐다.

정부도 12월과 연간 고용지표 결과에 상당히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기재부는 "작년 고용은 양적ㆍ질적으로 뚜렷한 회복흐름을 시현했다"면서 "취업자 증가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2018년 9.7만명의 3배 수준인 30.1만명을 기록하며 V자형 반등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15~64세 고용률은 2017년과 2018년 66.6%에서 지난해엔 66.8%로 0.2%p 올라갔다.

이는 1989년 통계발표 이후 최고치였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전년보다 0.2%p 상승한 60.9%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였던 1997년과 동률을 나타냈다.

정부는 고용의 질도 개선돼 상용직 근로자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고용보험 피보험자 규모가 12년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반겼다.

상용직 비중은 2015년 65.5%에서 작년엔 69.5%로 크게 높아져 7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2016년 34.9만명 늘었으나 작년엔 무려 51.0만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또 청년, 여성, 고령층 등 이른바 취약계층의 고용이 개선된 것도 성과로 꼽았다.

청년 고용률은 0.8%p 높아진 43.5%로 2006년 이후 최고, 여성 고용률은 0.7%p 상승한 51.6%로 역대 최고, 65세 이상 고용률은 1.6%p 늘어난 32.9%를 기록해 통계발표 이후 최고라고 했다.

정부는 "고용시장이 크게 반등하고 향후 고용여건은 인구 둔화 가속화, 산업·일자리 구조변화 등으로 녹록지 않다"면서 "고용 회복흐름이 지속·확산될 수 있도록 경제활력 제고를 통한 경제·고용 여건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중장기 구조개혁,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개선된 고용지표의 이면..30~40대와 제조업 몰락, 그리고 노년층 활용한 지표 뻥튀기기

올해 고용지표 헤드라인이 크게 개선됐지만 경제활동 인구의 허리인 30대와 40대,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제조업 등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특히 40대 극심한 고용부진은 계속 이어졌으며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도 확대됐다.

정부가 향후 고용통계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고용률'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40대 고용률은 2017년 79.4%에서 작년엔 78.4%로 떨어졌다.

제조업 취업자는 2017년 1.8% 감소한 뒤 2018년엔 5.6%, 2019년엔 8.1% 줄었다.

오랜 '출산 파업'으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가 된 가운데 복지 관련 취업자는 크게 늘었다. 다만 복지 분야는 경기의 활력을 더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그간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제조업 분야는 크게 위축됐다.

2019년 취업자 상황을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16만명, 7.8%), 숙박및음식점업(6만 1천명, 2.7%),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만명, 5.5%) 등에서 증가했으나 제조업(-8만 1천명, -1.8%), 도매및소매업(-6만명, -1.6%), 금융및보험업(-4만명, -4.7%) 등에선 감소했다.

취업자 증가는 노년층이 주도했다. 이 대목은 정부가 가시적으로 고용지표 분식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지점이기도 했다.

지난해 60세 이상에서 37만 7천명, 50대에서 9만 8천명, 20대에서 4만 8천명 각각 증가했다.

반면 경제의 허리인 40대에서 16만 2천명, 30대에서 5만 3천명이 줄어들었다.
또 정부가 '상용직 비중 증가'를 질적 개선이라고 홍보하고 있으나 취업시간대별 증가 상황을 보면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해 취업시간대별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0만5천명(0.5%) 증가한 2,131만4천명, 36시간미만 취업자는 19만2천명(3.7%)증가한 540만2천명으로 나타났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0.7시간으로 전년비 0.8시간 감소했다.

정부가 상용직 비중 증가를 거론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사회의 구조상 하루 노동시간 8시간이 안되는 36시간 미만 일자리를 질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또 정부가 '2019년 고용'에서 좋은 수치를 보이기 위해서 12월에 무리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12월 취업자를 보면 60세 이상에서 47만 9천명, 50대에서 9만 4천명이 늘었다. 50대 이상에서 늘어난 취업자가 무려 57.3만명에 달한 것이다. 작년 12월 50만명이 넘는 놀라운 취업자수 증가폭에도 불구하고 30대는 거의 늘지 못하고 40대에선 10만명 이상

감소했다.

■ 수치적으로 나아진 고용지표와 한계..긍정·부정적 시각 대립

일단 수치적으로 2019년 고용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2018년이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지난해 수치가 좋아 보이긴 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어쨌든 고용지표가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며 "일각에서 여전히 내용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20대 상황이 좋아지는 등 질적으로도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큰 정부'에서 재정을 대거 투입해서 이룩한 억지 성과인 데다 이런 보여주기식 실적은 현상을 왜곡하고 미래의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란 비판도 많다.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세금 낭비해 만든 형식적인 노인 일자리는 미래 세대의 부담일 뿐"이라며 "적자국채를 30조원이나 더 찍는 등 이 정부의 정책은 향후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의 V자 반등을 외치지만 솔직히 헛웃음이 난다"면서 "노인, 공무원 취업자나 늘리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을 개혁할 생각을 하지 않는 정부정책은 미래를 생각할 때 한국경제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반적으로 개선 가능성과 함께 질적인 문제와 관련해선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일단 고용지표 상에서 40대와 제조업의 부진은 큰 의미에선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하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고용의 V가 반등을 얘기했다. 향후 고용이 더 개선될 수 있지만 여전히 청년 실업의 문제 해결 등은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 있다"면서 "고용률 상승에 무게를 둘 수도 있지만, 여전히 고용의 질적인 문제는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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