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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트렌드] 우아하게 즐기는 재테크, 아트테크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1-12 10:41 최종수정 : 2020-01-12 19:19

[시니어 트렌드] 우아하게 즐기는 재테크, 아트테크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화가가 직업일 수 있는 까닭은 그들의 작품 가치를 알아보고 기꺼이 구매하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술 작품을 컬렉팅해 재테크에 활용하는,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와 재테크의 낱말을 합한 ‘아트테크’가 갈수록 각광받는 이유도 부의 축적을 넘어 좋은 작가와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았다는 보람과 자부심이 한몫을 차지한다. 참고: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아트 비즈니스>

미술 작품, 왜 사야 할까

먼저 아트테크는 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을 넘어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재화(財貨)가 되는 미술 작품의 특성과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미술 작품의 최초 가치는 희소성에서 비롯한다. 같은 풍경을 같은 도구로 그린다 해도 A 작가와 B 작가의 그림은 별개의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이 때문에 미술 작품에는 업계 관행에 따른 대략적인 추정가는 있어도 정가는 없다.

제작 예산과 생산량, 마진, 시장 경쟁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값을 정하는 공산품과 달리 미술 작품은 비싼 물감을 쓴다고 해서 가격이 높아지거나 옆에 걸린 작품이 비싸다고 해서 내 작품의 가격이 낮아지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가령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는 평생 다작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작품 수가 많다고 해서 그의 작품 가치가 낮아지거나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작품 하나하나가 유일하다는 미술 장르의 특성에 인상파의 개척자라는 미술사적 가치, 살아생전 화가로서 쌓은 명성, 여기에 세상을 떠나 더는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유한성까지 더해져 지난해 5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작품 ‘건초더미’는 1,318억원에 낙찰, 그의 작품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을 정도다.

이처럼 미술 작품은 가치를 인정받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언제 작품을 내놓아도 사려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되면, 계속해서 높은 가격대에 작품가가 책정돼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리스크가 높은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유명 작가의 작품만 사려고 하는 태도는 그리 좋지 않다. 원하는 작품이 시장에 나오는 일이 드물뿐더러 재테크라는 본래 목적을 생각했을 때도 적합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미술 작품 구입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에게 적당한 예산은 얼마일까? 손영옥 미술전문기자는 책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에서 첫 작품 구매를 위한 예산으로 500만원을 책정했다.

책에 소개된 미술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500만원이면 회화로는 전시회를 한두 번 정도 개최한 청년 작가의 100호 크기 작품을, 사진이면 20~30호 크기의 50대 이상 중견 작가의 작품을, 판화로는 쿠사마 야요이, 데미언 허스트 등 유명한 국내외 작가의 원본 회화 작품을 판화로 찍은 에디션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특히 많은 수의 작품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구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갤러리·아트페어·경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 구매 가능

미술 작품에 대한 투자를 결심하고 얼마 정도의 작품을 구입할지 정했다면, 이제 정말 밖으로 나서야 한다.

미술 시장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개인전이나 그룹전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1차 시장과 한 번 판매된 작품이 다시 시장에 나와 재판매되는 2차 시장으로 구성된다.

1차 시장에는 갤러리, 아트페어 등이 해당되며, 2차 시장은 서울옥션, 케이옥션과 같은 경매 회사가 담당한다.

1차 시장인 갤러리는 해당 갤러리에 속한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시기에 따라 진열해 천천히 둘러보며 심사숙고해 작품을 고를 수 있지만, 대신 갤러리나 작가에 의해 가격이 결정돼 있다.

반면 2차 시장인 경매는 1차 시장에서 살아남은 작품이 나오므로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폭은 좁지만, 경매 방식으로 가격 결정이 투명하고 추후 환금성이 보장된 작품을 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갤러리나 경매 특유의 분위기를 전혀 경험하지 않은 초보자에게는 두 곳 다 무겁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때의 대안은 아트페어와 온라인 경매다.

아트페어는 한 장소에 갤러리들이 저마다 보유한 작품을 들고 모여 판매하는 행사며, 온라인 경매는 말 그대로 온라인을 통해 경매하는 것이다.

아트페어에서는 갤러리마다 보유한 작품의 분위기를 비교해 살펴볼 수 있는 데다 박람회처럼 분위기가 자유로워 여러 사람과 어울려 가볍게 나서기에 좋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아트페어는 2002년 시작해 아시아에서는 <도쿄아트페어> 다음으로 역사가 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매년 9~10월에 열리며,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스위스 아트 바젤이 아시아 미술 시장을 겨냥해 2013년부터 시작한 <아트 바젤 인 홍콩>이 매년 3월에 열린다.

아트페어에 가서 갤러리별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다음 원하는 작품이 있는 갤러리와 관계를 트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온라인 경매는 서울옥션의 자회사 서울옥션블루와 케이옥션에서 운영한다.

서울옥션블루는 월 1회 이상의 정기 경매를, 케이옥션은 연 5~6회의 프리미엄 경매와 매주 위클리 경매를 연다.

온라인인 만큼 어떤 작품이 올라와 있는지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는데, 주의할 점은 온라인만 믿었다가는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경매를 통해 구입한 작품은 6개월 이내에는 내놓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니, 구입은 온라인 경매로 하더라도 반드시 오프라인을 방문해 사전에 작품 실물을 확인한다.

[시니어 트렌드] 우아하게 즐기는 재테크, 아트테크
대표적인 장기투자…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 선택해야

특히 작품 선택에 앞서 가장 먼저 던질 질문은 작가의 이력도, 전시나 수상 경력도, 작품에 대한 비평도 아닌 바로 ‘내 마음에 드는가’이다.

아트테크를 위해 작품을 구매하는 만큼 언젠가 작품을 떠나 보내겠지만, 그전까지는 집이든 회사든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걸어두고 매일 마주해야 하니 다른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자신의 취향이 우선이다.

자신의 취향이 아닌데도 수상 경력이나 전문가의 비평에 따라 작품을 사면, 보는 것이 힘들고 괴로워 결국 금세 내다 팔려고 하거나 보관을 게을리할 수도 있다.

사실 아트테크는 긴 기다림을 필요로 하는 장기 투자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반세기를 지나며 더욱 가치가 높아지고 찾는 사람이 많아져 작품 가격이 수백 배 뛰었듯 신진 작가의 작품일수록 당장의 눈앞만 생각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그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단기간의 이익만 생각하며 조급히 굴지 말고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가장 가까이에 두고 즐기는 마음으로 아트테크를 시작하자.

내가 고른 작가가 제2의 박수근이 되어 내 노후를 보다 든든하게 하는 기적의 비상금이 되어줄 수도 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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