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국내 7개 신용카드사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03%에 늘었다. 카드사 별로 보면 신한카드 4111억원(3.9%), 삼성카드 2827억원(2.8%), KB국민카드가 2510억원(2.2%) 우리카드 948억원(7%), 현대카드 1518억(18.7%), 롯데카드 410억원(-40.7%), 하나카드 498억원(-37.8%)이었다. 순익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순익 규모가 줄어든 롯데카드는 회사 매각에 따른 임직원 위로금 지급, 롯데멤버스 해외 법인 주식 처분에 따른 손실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하나카드만이 가맹점 수수료에 집중된 수익 구조로 인해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타격이 순익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막대한 타격을 입을 거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견조한 성적이다. 업계 상위권 회사들은 비용 절감과 사업 다각화로 수수료 수입 감소분을 만회했다고 입을 모은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 금융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 축소, 비용효율화 등 내실 경영의 결과, 우리카드는 카드 브랜드 '카드의 정석' 흥행을 주요 선방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온라인 결제 증가와 간편결제 활성화 등의 호조로 카드 결제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선방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3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과 승인 건수는 각각 216조6000억원, 56억4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8.3%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입장이다. '주 수입원'인 카드 결제 수수료는 수익이 줄어든 대신, 긴축경영을 통한 비용 절감과 신판 사업 확장,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수익 규모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경영 전략이 내년에도 통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 수입은 감소한 반면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줄여 실적을 끌어올렸다"면서 "올해는 버텼지만 내년에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올해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비용을 크게 절감한 게 반영됐지만, 매년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카드사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룬 대형사와 달리 특히 중소형사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한계가 있어 내년에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