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과 내년 초를 비롯해 임기만료를 앞둔 보험업계 CEO들이 많은 상황에서, 안정을 추구하던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생·손보는 물론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완연한 하락세를 띄었다. 생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4조384억 원보다 9811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아 3분기까지 전년대비 7000억 원 감소한 2조1996억 원의 순이익을 얻는 데에 그쳤다.
보험업계는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영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전반적인 자산운용수익률마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다가오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그간 보험업계의 성장을 견인하던 저축성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의 ‘돈줄’은 점점 막히고 있다.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 결합을 통한 영업 효율화와 조직 정비 등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보험료 인상이나 투자규제 완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불황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업은 만기가 길다는 상품 특성상 단기적인 경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의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타 금융권에 비해 장수 CEO들이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들 역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며 세대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일 돌연 용퇴 의사를 밝힌 한화생명 차남규닫기

이 과정에서 차 부회장은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환경을 조성하고자 임기가 3개월여 남았음에도 용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차 부회장의 용퇴로 단독대표에 오른 여승주닫기

지난해 폭염과 올해 연이은 태풍이 겹치며 농작물·가축재해보험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NH농협손해보험의 오병관 사장 역시 12월로 임기를 마친다. 실적과는 별개로 농협 계열 금융사들은 1+1년의 임기 이후 교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업계는 오병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예년보다 빠른 조직정비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모습이다. 기존 이철영 부회장이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조용일닫기

롯데그룹의 품을 떠나 JKL파트너스의 품에 안긴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 출신 최원진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등의 경영진 쇄신을 단행했다. 이들은 ‘작지만 강한 회사’를 목표로 기업가치 높이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이 밖에도 올해 12월에는 NH농협생명 홍재은 사장, KB생명 허정수 사장, KB손해보험 양종희닫기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이 대표이사나 경영진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경영진이라는 입장 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세대교체를 통한 쇄신으로 내부 분위기를 바꾸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