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인권법 서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합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 불안감이 상존해 있어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7.028위안 수준에 머물고 있는 달러/위안이 이날 7.03위안대로 한 단계 레벨업을 시도할 경우 달러/원은 1,180원선 안착 정도가 아닌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수도 있다.
시장 수급도 달러 수요 우위가 예상된다.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주식 수급이 시장 수급을 지배하며 달러/원의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만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5천억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만, 달러/원 단기 급등따라 따른 고점 매도 물량과 이월 네고 등 달러 공급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이날 달러/원은 장중 1,180원선 주변에서 치열한 수급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현 레벨에서는 염두에 둬야 할 재료다.
달러/원이 장중 급등 또는 쏠림으로 변동성이 커진다면, 당국이 미세조정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아 보인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역송금 수요가 또 한 번 서울환시 달러 수급을 지배할지 주목해야 할 것 같다"면서 "오늘 코스피 지수가 시장 전반에 확산한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딛고 의미 있는 반등을 보여줄지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의 진정 여부가 달러/원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76~1,182원선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달러/원이 제한적인 하락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경기 개선 신호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30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9.3에서 50.2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예상치 49.5를 웃도는 수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는 위안화 블록에 속한 아시아 통화 강세 재료임과
동시에 영국 테러로 위축된 위험 선호 심리를 이완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울러 공격적인 매도 대응을 재개한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도 달러/원의 하락 압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