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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 소수의견, 조동철 위원 아닌 신인석 위원이 총대 멘 이유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1-29 15:21 최종수정 : 2019-11-29 15:45

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촬영=한아란 기자

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촬영=한아란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회의를 앞두고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 1명 정도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강했다.

채권시장에선 2명의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강세, 만장일치 동결이 나올 경우 약세가 예상된다는 진단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은 1명의 소수의견이 나왔으며, 채권시장은 강해졌다.

그런데 시장에선 금통위원 재임기간 내내 강력한 비둘기파의 면모를 보였던 조동철 위원이 아닌 신인석 위원이 금리인하 주장을 내놓자 갸우뚱하는 경우도 많았다.

■ 작년 금리인상 반대하고 올해 연속 금리인하 주장했던 두 명의 비둘기파들

금통위 내의 비둘기파인 조동철·신인석 위원 모두 통화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우선 작년 11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때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인상에 반대했다.

하지만 작년 가을부터 미국의 국채금리가 급락하고 연준의 정책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예상보다 빨리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

이후 미중 갈등, 미국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로 올해 들어 한국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강화됐다. 드디어 5월 들어 조동철 위원이 인하를 주장했다.

이후 금융시장 다수가 8월의 인하를 예상할 때 한은은 7월 들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한은의 이런 대응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린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7월 인하 이후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8월에도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연속적인 금리인하를 주장한 것이다.

이후 10월 들어 올해 2번째의 금리인하가 단행됐다.

지난달 금리인하 당시 전통 매파 이일형 위원 외에 금통위원 내 가장 중요도가 큰(임기가 가장 많이 남은) 임지원 위원이 인하에 반대했다.

그리고 이날엔 조동철, 신인석 위원과 같은 비둘기파 중 한명, 혹은 두 사람 모두 인하를 주장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다만 시장, 심지어 한은 내에서도 신인석 위원보다 조동철 위원이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한 베테랑 한국은행 직원은 "1명의 인하 소수의견을 예상했다. 결과는 맞았다"면서 "하지만 신인석 위원이 아닌 조동철 위원을 예상했기에 결국 틀린 셈"이라고 말했다.

■ 신인석 위원이 금리인하를 주장한 이유..0% 내외의 낮은 물가 상승률

신인석 위원은 현재 금통위원 가운데 물가를 가장 중시한다.

물가안정목표는 물가만을 목표로 하는 엄격한(경직적) 물가안정목표제(strict inflation targeting), 여타 목표도 동시에 추구하는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flexible inflation targeting)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실제 현실에선 물가'만'을 목표로 하는 경우는 없다. 이러면 금통위원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성향에 따라 경직적 물가안정목표제에 가까운 인물도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원 가운데 신인석 위원이 그런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신 위원은 지난해에도 한은이 '근본'(물가안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저물가를 크게 우려했다.

올해 초엔 "근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1%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현상은 2018년 이후의 새로운 사건"이라며 "이 현상이 올해 중에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은 2% 물가상승률 목표제 아래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하는 정책 담당자로서 우려된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전년비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신 위원을 긴장시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8월 0.0%(-0.04%), 9월 -0.4%, 10월 0.0%를 나타내면서 오르지 못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의 물가압력에 비중을 둔 근원 물가도 낮게 나오긴 마찬가지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0월까지 3개월간 0.9%, 0.6%, 0.8% 오르는 데 그쳐 1%를 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 지수는 각각 0.8%, 0.5%, 0.6% 오르는 데 그쳤다.

경직적 물가안정목표제를 추구하는 신 위원이 이런 상황을 좌시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조동철 위원 역시 저물가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2017년 12월 연구보고서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의 특징 및 시사점』에서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형성에 과거 1년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한 바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내년 기저효과로 인한 물가 반등에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통화당국에 상당한 정책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며 금리인하의 강한 명분이 되어줄 것"이라며 "그간 조동철 위원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문제를 강하게 제기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오늘 금통위에선 2명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있었던 셈"이라고 해석했다.

■ 소수의견, 2명 같은 1명..내년 초 조동철 위원 합세해 금리인하 밀어붙일 여지

이젠 3번의 금리결정회의만 남은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연초 금리 인하의 군불을 땔 것이란 관측들이 많다.

이날 채권시장의 다수는 소수의견이 조동철 위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의외로(?) 신인석 위원이 총대를 메면서 사실상 소수의견이 2명이 나왔다는 식의 인식들도 강했다.

조 위원은 금통위원 내내 가장 강력한 비둘기파였다. 금통위원 취임 전 KDI에서 연구원 생활을 할 때도 금리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소수의견이 왜 조동철이 아닌가라며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라며 "조동철 위원이 언제든 인하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면 내년 초엔 2명이 일단 금리인하를 주장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조 위원이 아닌 신 위원이 인하를 주장해 의외라는 평가도 많았다"면서 "두 사람 모두 내년 연초 인하를 주장하면서 이들이 4월 임기 종료 전에 한 번 더 내리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견해들은 '실질적으로'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하 의견은 2명에 가깝다는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소수의견은 2명같은 1명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인하를 주장한 1명이 대다수가 예상한 조동철 위원이 아니라 신인석 위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수의견이 1명에 그쳤지만 시장은 ‘실질 2명’이라는 인식으로 통화완화 기대를 반영했다"면서 "일단 내년 4월까지 인하기대를 살릴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통화정책방향에서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 점검' 문구를 삭제한 것도 인하 기대를 강화시킨 요인이다.

비록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가 문구 삭제에 대해 "통화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인하 기대감을 키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총재는 이 문구 삭제가 통화정책의 구체적 방향을 시사하는 것도,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지만 이를 내년 1차례 인하는 확보했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의 시그널은 예상외로 명확했다"면서 "먼저 통화정책방향문 문구 변화('두차례 인하 효과 지켜볼 것' 삭제)에서 드러난 한은의 추가 통화 완화 의지가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총재가 금리정책 대응여력을 강조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은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7월 전망에 비해 20bp 낮춘 2.0%, 2.2%로 제시하고, 물가 전망은 30bp씩 떨어뜨린 0.4%, 1.0%로 하향 조정한 점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들도 엿보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2020년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전망치부터 마이너스 GDP 갭을 전망하게 됐다"면서 내년 1분기(1월, 혹은 2월) 중 금리인하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제 마이너스 GDP 갭을 경험했던 2018~2019년의 경우 직전년도 한국은행의 마지막 수정경제전망에서는 (+)GDP 갭을 전망했다"면서 "상당히 이례적인 전망치 하향 조정이며 마이너스 GDP 갭, 1% 물가상승률, 0%대 후반의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만 보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명분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 4월까지 3번의 기회 남은 4명의 위원..소수의견 확장성 제한될 것이란 관점도

여전히 목표를 크게 밑도는 물가 상승률,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내년 최소 1차례 정도는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실제 금리인하가 단행될지 여부는 상당히 불확실하다는 관점도 보인다. 2명의 비둘기파 위원들은 향후 3차례의 금리인하 회의만 남겨두고 있다. 물론 금통위 대표 매파인 이일형 위원, 그리고 중도파인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위원의 임기도 같은 4월에 만료된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만료가 22년 5월로 이주열 총재(22년 3월)보다 긴 임지원 위원이 매파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인하 기대론에 부담이란 관점도 있다.

C 은행의 한 딜러는 "그간 조동철 위원은 인하 주장을 많이 했다. 올해 2차례 금리가 인하된 만큼 이번엔 쉬어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연초 소수의견이 2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조만간 두 비둘기파가 같이 인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지만, 임지원 위원이나 한은 측 입장을 감안할 때 조속한 인하나 상반기 인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통위 비둘기파들이 남은 3번의 회의 중 한번 더 내리려 할 수 있지만, 나머지가 동의를 해 줘야 한다. 그 부분은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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