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달러/위안 환율 하락에 기댄 역내외 숏플레이가 집중되면 달러/원은 장중 1,190원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 주말 밤사이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1위안선까지 내려섰다.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은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인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p) 인하한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총 9,0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지난 2007년 12년 만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이 강화된 것도 달러/위안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월대비 13만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는 16만명 안팎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취리히대학 연설에서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의무는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수단들을 사용하는 일"이라고 말해 이달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달러/위안 하락과 함께 코스피 지수 움직임도 이날 달러/원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격 변수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홍콩 사태 완화와 미중 무역협상 일정 개최 합의 등 잇따라 호재성 소식이 전해진 이후 외국인 매수를 동반하며 제한된 수준이지만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제 금융시장 전반에 퍼진 리스크온 분위기가 국내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역시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 매수를 동반하며 의미 있는 상승 흐름을 보여준다면 달러/위안 환율 하락과 어우러져 달러/원 환율은 1,190원선까지 내려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단기 급락한 만큼 1,190원선주변에는 대규모 저가성 결제 수요가 몰리면서 환율 하락 속도가 제어될 것으로 예상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 움직임이 미중 무역분쟁 악재를 압도하고 있다"며 "당분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 역시 강세 흐름을 좀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달러/원은 1,190~1,195원선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90~1,196원을 제시했다.
그는 "가파른 달러/원 레벨 하향조정은 수출업체의 조바심을 부추겨 추격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수급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수입업체 결제는 오늘 달러/원 환율의 낙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