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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기] '1900원' 노브랜드 버거, 맥도날드와 뭐가 다를까

구혜린 기자

hrgu@

기사입력 : 2019-08-23 09:00 최종수정 : 2019-08-23 17:15

노브랜드 버거 홍대점 오픈 3일차에도 '북새통'
담백함 원한다면 good, 빠른 수령 원한다면 bad
9월 말 코엑스점 오픈.."추가 입점 위치 물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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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버거 입구에 위치한 매대. 10명의 직원들이 메뉴를 준비 중이다. /사진=구혜린 기자

노브랜드 버거 입구에 위치한 매대. 10명의 직원들이 메뉴를 준비 중이다.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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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불고기 버거 단품이 1900원'

신세계푸드가 지난 19일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기반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버거 체인 중 단품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과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을 찾았다.

노브랜드 버거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제법 가까운 위치에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놀이터 거리로 가기 위한 초입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이마트 노브랜드의 상징색인 노란색을 활용한 건물 외관 덕에 멀리서부터 눈에 띄었다.

매장에 들어선 시각은 11시20분. 점심치고는 이른 시간이었으나, 매장 내부는 서너 자리를 제외하고 모두 주인이 있었다. 매장 내 좌석은 70여석이다. 시원시원한 내부 인테리어 및 동선 짜임은 패스트푸드점하면 흔히 떠오르는 그런 모양이다.

주문용 키오스크 2대가 설치돼 있다. 키오스크 위에는 호출용 주문번호가 뜬다. /사진=구혜린 기자

주문용 키오스크 2대가 설치돼 있다. 키오스크 위에는 호출용 주문번호가 뜬다.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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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위해 기다린 시간은 짧았다. 입구에 서 있던 직원이 키오스크 2대를 가리키며 여기서 주문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키오스크 2대 외에도 현금이 있는 고객은 따로 대면 결제를 진행할 수 있게 돼 있다.

주문을 위해 가격표를 확인하니 역시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느낌이 들었다. 노브랜드 버거의 메뉴는 햄버거가 총 11종, 보조 메뉴(소떡롤, 피자바게트, 상하이핑거포크 등) 5종, 샐러드 3종으로 구성돼 있다. 버거 가격은 단품 기준 1900~5300원, 세트 기준 3900~6900원이다.

버거만 놓고 보면 맥도날드 매장가(단품 2000~7000원, 세트 4500~8100원) 대비 최저 100원에서 최대 1200원 가량 저렴한 편이다. 대표 메뉴를 비교한다면, 맥도날드(빅맥 세트) 6600원, 노브랜드 버거(NBB 시그니처 세트) 5300원으로 1300원 차이가 났다. 다만, 맥도날드는 '맥올데이' 행사가로 오전 10시부터 빅맥 세트를 4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부 품목은 할인이 적용된 맥도날드 세트 메뉴 가격이 노브랜드 버거 대비 저렴한 셈이다.
노브랜드 버거가 확실한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는 메뉴는 불고기 버거 세트(3900원)다. 4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에 괜찮다. 저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신세계푸드가 식재료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야채는 이천공장, 고기는 음성공장에서 공급하고 있다. 빵만 수입산"이라며 "우리가 종합 식자재 유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가 정책을 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버거에서 가장 중요한 패티의 경우, 국내산과 수입산을 섞어서 쓰고 있다.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에서 패티를 만들어서 오면 매장에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굽는 식이다. 이는 노브랜드 버거의 전신인 버거플랜트의 버거 제작 방식과 동일하다.

가장 저렴한 불고기 버거 세트. 3900원. /사진=구혜린 기자

가장 저렴한 불고기 버거 세트. 3900원.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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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착한 만큼 품질도 좋을까. 26분을 기다려서 받은 불고기 버거 세트는 너무 작게 느껴졌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다. 성인 남성이라면 양이 좀 부족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포장지를 벗기니 패티와 양파, 양상추만 있었다. 언뜻 보면 부실해 보인단 얘기다.

하지만 맛은 실망감을 역전시켰다. 타사 불고기 버거 대비 불고기 소스와 마요네즈 양이 적다. 이 덕분에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패티 본연의 맛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패티는 상당히 도톰한 편이었고, 너무 잘게 분쇄되지 않아 식감이 살아있었다. 종합하면 버거 치고 건강한 편인, 속된 말로 '으른(어른)의 맛'이다.

햄버거 체인은 버거보다 감자튀김이 중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곳의 감자튀김은 웨지 감자 스타일의 듬성듬성 썰린 감자튀김이다. 얇은 감자튀김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고객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눈치였다. 소금을 덜 써서 짜지 않은 건 장점이다.

버거 수령 대기 중인 소비자들. 점심시간에는 평균 30분이 걸린다. /사진=구혜린 기자

버거 수령 대기 중인 소비자들. 점심시간에는 평균 30분이 걸린다.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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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과 맛 외에 따로 있었다. 대기 시간이 너무 길었다. 11시 초입에 주문했어도 버거를 받기까지 대략 30분이 걸렸다. 11시40분부터는 주문하는 데도 키오스크 앞에서 10분은 기다려야 했다. "주문한 지 10분이 넘었는데 왜 안 나오냐"면서 불만을 표하는 고객들도 더러 있었다.

매장 내에 재료 손질 및 조합에 투입된 인력은 총 10명이었다. 이들이 손발을 맞춰도 주문량을 못 따라가는 것이다. 기존 패스트푸드점에 익숙한 고객들은 팔짱을 끼고 주방 앞을 서성였다. 오픈한 지 3일 된 지금이야 유난히 고객들이 몰리는 것이겠지만, 안정기에 접어들기 위해선 붐비는 시간대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소떡롤'은 11시40분경에 주문이 마감됐다. 12시30분경에는 피자바게트 등 인기 있는 사이드 메뉴가 모두 판매 종료됐다. 하루 단위로 준비된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보였다.

홍대 1호점을 거쳐 신세계푸드는 다음달 말 노브랜드 버거 코엑스점을 오픈한다. 기존 버거플랜트가 있던 위치다. 신세계푸드는 '연내 N개점 오픈' 식의 구체적인 목표치를 내세우지 않은 상태다. 홍대점과 코엑스점 방문객 반응을 살펴보면서 점차 매장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홍대점은 독특하고 캐쥬얼한 노브랜드 버거의 이미지를 주요 타깃층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알리기 좋다고 판단해서 1호점으로 낙점했다"면서 "현재 새로 오픈할 장소를 물색 중이며, 이마트나 트레이더스에 매장을 낼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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