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0원 내린 1,20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가 종가 기준 1,210원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8일 이후 7거래일만이다.
달러화 하락은 삼성전자의 배당 수요가 분산 처리되며 시장 영향력이 제한된 데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시장 전반에 퍼진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완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주식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 전환하며 1,11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 장중 이슈
달러/원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완화 기대로 애초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전자 배당수요와 미국의 통화 완화 정책 후퇴 가능성 등 롱재료가 서울환시에서 설득력을 얻으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후 달러화는 위안화 환율 오름세를 타고 상승폭을 확대, 한 때 1,213.40원까지 올랐다.
달러/위안 환율은 7.0454위안으로 고시됐다. 서울환시 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7.0523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위안화 흐름과 별개로 달러화가 1,213원선에 올라서자 고점 매도 성격의 네고와 당국 스무딩이 나오면서 달러화는 오전 11시 30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지수가 1%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전환은 달러화의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중 내내 삼성전자 배당 수요 이슈가 있었지만, 물량이 분산 처리되면서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A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삼성전자 배당 수요가 제한된 데는 일부가 원화자산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기 부양 정책이 구체화되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만 되지 않는다면 달러화는 당분간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21일 전망
오는 21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은 최근 조정에 따른 기술적 반등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배당 수요가 전액 처리되지 않은 만큼 이또한 달러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배당 환전 수요는 분산 처리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스크온 분위기가 또한번 이어지고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 매수를 동반하며 의미있는 상승 흐름을 보여준다면 달러화는 1,205원선 아래로 내려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내외 참가자들은 적극적인 포지션 설정보단 시장을 관망하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대형 이벤트들이줄줄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22일~24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제롬 파월 연설 등 미국의 통화정책의 향방을 엿볼수 있는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의 통화 정책 향방을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마무리되기까지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과 위안화 흐름과 연동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