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오른 1,22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가 1,220원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일(장중 고점 1,223.0원) 이후 5거래일만이다
이날 달러화 상승은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주도했다.
역외는 지난 밤 사이 불거진 악재를 달러 매수의 기회로 삼았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홍콩 시위 격화, 아르헨티나의 정치 불안 등이 서울환시에서 역외 참가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장 막판 네고 물량이 소화되고 달러-엔이 7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한 영향으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다시 롱심리가 살아나며 고점을 높였다.
장 마감 무렵 달러/엔은 105.285엔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인 105.05엔선을 위협하고 있다.
위안화는 달러당 7.0326위안에 고시됐고 장 마감 무렵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0635위안을 나타냈다.
■ 장중 이슈
달러/원 환율은 장중 역외 달러 매수와 외환당국의 스무딩 공방 속에 개장가 수준에서 횡보하다 장 막판 달러 매수세가 몰리며 1,220원선을 넘었다.
서울환시는 미중 무역분쟁에다 홍콩 시위 격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친 탓에 애초 롱심리가 득세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당국이 달러 공급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시장 수급과 심리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수출업체도 고점 매도 성격의 달러 매물을 내놓으며 역외와 역내 참가들의 달러 매수 포지션을 어느 정도 흡수했다.
이처럼 악재가 해소되기는커녕 연일 새롭게 불거지고 있어 시장의 롱심리는 당분간 쉽사리 꺾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달러화가 1,220원선 돌파시도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 때문인지 당국 개입에도 역내외 참가자들은 꾸준히 달러 매수에 나섰다"며 "하지만 당국이 오늘 현물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스무딩에 나선 탓에 시장 수급이 급격히 수요우위로 쏠리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14일 전망
뉴욕 증시 향방이 오는 14일 달러화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욕증시가 연일 하락한 탓에 국내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도 상당 부분 위축된 게 사실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코리아'를 멈추지 않고 있는 점은 서울환시 수급 안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도 이달 들어서만 1조 5천억원 수준이다.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역외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도 몸을 낮출 것이고, 이는 순차적으로 다음날 서울환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당국이 장 막판 종가 관리에 나서지 않고 달러화 1,220원선 돌파를 용인한 점은 시장참가자들에게 개입 경계심만 약화하는 잘못된 시그널로 다가 올 수 있다"며 "현재 달러화 상승을 멈출 제일 가장 큰 유인은 개입보단 글로벌 주식시장의 안정이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