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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현실화,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2) “조세 형평성” vs “세폭탄 불가피”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3-09 06:58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첫발 “고가주택만 융단폭격 오히려 형평성 어긋나” 지적도

공시가 현실화,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2) “조세 형평성” vs “세폭탄 불가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에 따라 올해 주택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상승률은 9.13%를 기록하며 2005년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표준지 공시가격도 9.42% 오른 데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도 지난해 ‘미친 집값’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폭등한 만큼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매기면서 시세 15억원,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만 골라 대폭 올렸기 때문에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공시가격 현실화냐, 세금폭탄이냐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율 높일 최선의 선택”

그렇다면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은 왜 이렇게 많이 올랐을까. 이에 대해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989년 도입된 부동산 공시가격은 처음부터 시장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후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지만,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상승률 지표로 관리하면서 시세와 크게 차이가 났다.

실제 참여연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65.6%, 전국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48.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국토부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표준단독주택의 현실화율의 경우 51.8%에 그치며 토지(62.6%)와 공동주택(68.1%) 현실화율보다 훨씬 낮았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에선 지속적으로 현실화율, 즉 시세반영율을 높이라고 지적해왔다. 시장가치대로 공시가격을 결정하지 않아 부동산 불로소득을 적절히 환수하지 못해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을 보유한 데에 따른 조세 부과의 목적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지역 건강보험료,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의 복지정책과 부동산 평가, 부담금 산정기준, 행정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활용되기 때문에 형평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고가의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다른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얘기다.

공시가 현실화,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2) “조세 형평성” vs “세폭탄 불가피”
폭등 수준 공시가로 혼선 지속… 서민 세부담은 커질 듯

반면 이번에 정부가 15억원(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만 골라 공시가격을 크게 올린 것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있다.

고가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정부가 지난해 시세 상승분 반영에다 현실화율 제고까지 이중으로 상승 요인을 적용하면서 상승률이 증폭됐다. 하지만 저가주택은 거의 시세 상승분만 반영했다.

이처럼 가격수준별 현실화율 ‘이중 잣대’가 적정한지에 대한 지적이다. 고가주택 입장에선 이전까지 정부가 잘못 산정해 고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낮춰놓고 이제는 오히려 다른 주택보다 지나치게 높였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

가격대에 상관없이 현실화율이 같아야 정부가 말하는 현실화율 형평성에 맞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특히 정부가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예정안 발표 후 예상보다 반발이 크자 최종 조정 과정에서 수십억원씩 깎아주면서 공시가격 제도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폭등 수준의 공시가격 발표로 인한 시장 혼선과 논쟁, 민원 등의 잡음이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과세 주체들이 감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가격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전국 평균 상승률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공시지가 상승이 임대료 인상 등으로 나타나 자영업자에게 세금 전가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토지시장 자산가치를 키워 올해 역대급 토지보상금이 풀려 가뜩이나 가격 급등 우려가 큰 수도권 토지시장에 기름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은 결국 오는 5월께 발표되는 개별 공시지가에도 영향을 미쳐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부동산 조세와 부담금 부과가 커질 전망이다. 고령의 은퇴 자산가에 대한 과세 부담 증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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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전체 표준지의 99.6%인 일반토지의 올해 상승률은 7.29%로, 전년 평균(6.02%) 대비 크지 않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 증가는 직전년도 대비 50% 이내로 제한되는 등 상승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 등도 건보료 증가나 수급 탈락 등 영향이 있겠지만 제도 개선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령층의 경우 자산이 부동산시장에 편중되는 경향이 높아 정부가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사각지대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최근 토지 증여 상담이 크게 늘어나는 등 다주택자들이 절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면서 “공시지가 인상은 부동산 투자 수익률을 낮추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시중에 매물이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시지가가 보상·담보·경매평가 등 각종 평가 기준으로도 활용된다는 점에서 시장 과열의 빌미를 제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미 올해 전국에 토지보상금으로 22조원 이상이 예고돼 이들 중 상당 금액이 부동산 시장에 다시 유입돼 토지가격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함 랩장은 “토지보상금 중 30%가량은 인근 토지의 대토로 이어지기 때문에 개발지 주변은 토지보상금이 늘면 주변 토지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그는 “기획부동산 등 이른바 ‘꾼’들이 공시지가 큰 폭 상승 자체가 투자에 유망한 것인양 호도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정부가 시장에 대한 감시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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