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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中주가 급등과 수급 이벤트들, 그리고 한국 주식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2-26 14:45 최종수정 : 2019-02-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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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코스콤 CHECK, 올해 급등한 뒤 최근 상승폭 더 키운 상해지수

출처=코스콤 CHECK, 올해 급등한 뒤 최근 상승폭 더 키운 상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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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전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5.6% 폭등한 2961.28p를 기록했다. 주가지수가 2900선을 넘어선 것으로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말 2493.896에서 전일엔 2961.284로 뛰었다. 연초 이후 전일까지 19% 가량 급등한 것이다. 중국 주식 상승세는 글로벌 주식시장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인다. 특히 선전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23%나 급등했다.

국내 코스피지수가 연초 이후 전일까지 9.4% 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상승률이 큰 것이다.

중국 주식시장의 거래량도 폭증했다.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1조 위안을 넘어섰다. 이런 정도의 흥분은 2015년 말 상하이지수가 5000선을 넘어설 때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이러다 보니 올해 상해지수가 3천선이 아니라 4천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맥을 못 추던 주식시장 분위기가 올해는 크게 달라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전일 국내 주식시장은 별다른 반사익을 취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상하이 지수가 5% 중반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는데도 코스피지수는 소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당장 월말의 중국 MSCI 지수 비중 확대 이슈 등이 걸려 있긴 하다.

국내 한 기금의 주식매니저는 "중국에 우호적인 재료가 많다고 하지만, 중국 주가 급등에 한국 코스피가 전혀 반사익을 취하지 못했다. 상당히 꺼림칙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 미중 무역이슈, 올해는 주가에 긍정요인으로 작용..상해지수 연초 이후 20% 가까이 급등

전일 중국 주가지수가 급등하면서 일부 금융사에서 예측했던 올해 상해지수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초 이후 20% 가량 급등해 V형 지수 회복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가가 올해 이처럼 빨리 오른 데는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 역할이 컸다. 지난해 무역갈등으로 짓눌려 있던 지수가 스프링처럼 튀어오른 것이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1일로 예정됐던 무역협상 마감시한을 연장한다고 밝힌 뒤 양국이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강제 이전, 농업, 서비스, 환율 등에 대해 큰 진전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을 통해 중국과의 협상 진전을 연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는 아주 좋으며 그래서 관세 인상을 연기하기로 했다.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와 함께 양국 통화당국의 유화적인 정책스탠스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올해는 연준, ECB, 인민은행 등이 완화적인 스탠스를 이어가면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지준율을 인하하고 주식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미중 무역갈등으로 약발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위험선호가 강화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 연준이나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적 스탠스"라고 말했다.

■ 중국 주식을 '더' 끌어올린 수급요인..MSCI와 QFII

이달 말로 예정된 MSCI의 중국 A주 편입 비율 확대에 대한 기대도 컸다. 지난해 MSCI는 A주를 MSCI지수에 편입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5%인 비중도 2020년 5월까지 20%로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선전 주식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MSCI의 A주 편입 결정 이후 2020년 이후 중소형주 비중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작용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공언하고 있는 데다 위안화 안정 이슈, 여기에 글로벌 지수 편입 비중 확대 등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중국이 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는 데다 중국 A주 편입 이슈도 있어서 중국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중소형주로도 매기가 계속 몰리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무역협상이나 양회에 대한 기대 등이 많이 반영돼 시장이 일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주식시장의 수급 상황은 상당히 좋다는 진단도 엿보인다.

최진영 이베스트 연구원은 "지난 12월 3일 은보감회는 공모형 WMP의 주식 기초자산 직접투자를 허용했다. 중국 내에서는 WMP 내 주식 기초자산 비중이 최대 20조위안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보수적으로 최소 10%까지 확대된다 하더라도 3조위안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사 자금 역시 주목해야 될 부분이다. 지난달 29일 은보감회는 보험사가 자회사로 하여금 주식 장기 투자계획을 세우라고 전한 한편, 주식에 투자될 수 있는 특정 금융상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면서 "보험사 운용자산에서 주식/증권투자 비중은 11.7%로 정부 한도인 30%를 크게 하회한다. 이 역시 2.2~3조위안의 보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중국 주식투자비중이 늘어난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14일 중국 외환관리국은 QFII투자 한도액을 기존 1500억달러에서 3000억달러로 확대하는 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QFII제도는 중국 자본시장 대외개방을 목적으로 2002년에 도입됐으며, 작년말 기준 309개 QUFF에 1011억달러가 할당돼 있다.

QFII는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에서 중국인 투자 전용 주식, 즉 A주를 직접 매입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외국 투자기관을 뜻한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우진 연구원은 "중국의 QFII 확대조치는 2013년 7월 이후 6년만에 투자한도액이 확대되는 것이며, 확대폭 1500억달러는 이전 4번의 평균치인 365억달러의 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1월 31일엔 QFII와 RQFII의 통합, QFII 자격 조건 완화, 투자 허용범위 확대 등이 포함된 QFII와 RQFII 통합 규정 초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로 즉각적인 외화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자본시장 개방과 관련한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향후 추가적인 시장 개방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은 미국의 통상 압박과 중국의 자체적인 필요성으로 한층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위안화 가치 안정, 중국 개방 강화 차원에서 볼 수도 있어

미국의 위안화 가치 안정 요구가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외교부가 위안화 환율을 무역협상의 툴로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변국의 위안화 관련 언급에 대해 불쾌해 하는 모습도 나타났지만,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다 자본시장 개방을 강화하고 있어서 위안화 안정이나 가치 상승이 중국에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진단도 보인다.

비슈누 바라탄 미즈호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도 지금 위안화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이 위안화 안정을 원한다는 말은 사실 불필요해 보인다"면서 "베이징이 원치 않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로 인해 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자산시장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위안화 안정이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가속화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관점도 엿보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8년 1분기 평균 달러/위안(6.36위안)이 적정하다고 가정하고, 중국 정부가 관세 피해를 전가하기 위해 관세가 인상되는 만큼 위안화를 절하시킨다고 보면, 현 관세 수준에서는 6.6~6.7위안/달러 수준이 적정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위안화 가치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가 더 빠르게 절상될 여지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그러나 "위안화 안정의 의미는 중국이 자본시장을 개방할 필요가 더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중국이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대규모로 매입하면 중국 경상흑자는 지금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을 보다 더개방하거나 해외 자금을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미 흑자 축소 방침은 외국 자본 유입 확대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 중국의 글로벌지수 편입이 국내주식에 미치는 영향..그리고 동조화 강도

전날 중국 지수 급등에도 국내 코스피가 소폭 밀리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당장 MSCI 수급 이슈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MSCI 중국 이슈와 관련, A주 편입 비중확대(5%→20%) 및 편입 가능종목 유니버스 확대(차이넥스트 지수 포함), 2020년 중국 A주 중형주 20% 편입(2020년)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글로벌 주가지수 관련 이벤트가 패시브 자금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 주식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봐야 한다.

과거 뱅가드의 신흥국 ETF 비중 조정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큰 영향을 미쳤던 기억도 남아 있다.

이에 따라 MSCI 신흥국 지수에 중국 A주가 20% 편입될 경우 한국 비중 축소에 따라 상당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등도 보인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중국 A지수 편입 이벤트에 따른 외국인 동향을 봐야 한다. 대략 기계적으로 보면 MSCI 신흥국 지수에 중국 A주가 20% 편입될 경우 한국 비중 축소에 따라 10조원 내외의 상당한 자금이 유출될 수 있어 상황을 봐야 할 것같다"고 밝혔다.

MSCI EM 내 중국 비중 확대 등 리밸런싱을 감안할 때 한국의 MSCI EM 비중은 14%에서 13.2% 근처로 내려갈 수 있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의 20% 편입 결정은 MSCI EM 내 한국 비중의 0.8%p 감소를 뜻하며, EM지수 추종 패시브 펀드의 금액을 약 2조달러로 추산할 경우 이론상 수급 이탈은 17.6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2015-2016년, 2018년의 사례를 참고해보면, MSCI EM 지수의 리밸런싱에 따른 외국인 수급 변동이 일관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한국의 비중 변동폭과 리밸런싱 당일의 외국인 순매수가 비례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2016년 중국의 ADR 편입 당시, 한국의 비중 변화는 -0.7%p에 달했음에도 2016년 2분기에는 약 3조원, 연간 누적으로는 10.8조원의 외국인 순매수가 국내에서 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중국 주가급등에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등이 컸지만, 한국과 중국 주식시장의 동조화가 사람들의 생각처럼 강하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는 진단도 보였다.

운용사의 한 시스템펀드 매니저는 "어제 중국 주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코스피지수가 하락했다. 아울러 사람들의 생각만큼 한중 주식시장의 민감도가 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이후 상해종합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일간수익률 상관관계는 0.3, 월간수익률 상관관계는 0.35 정도로 계산된다"면서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은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200과 미국 S&P500을 보면 일간수익률 상관관계가 0.21, 월간이 0.66으로 나와 월간으로는 미국 쪽에 더 민감했다. 방향성 측면에서도 중국, 미국이 한국과 60% 정도 동조해 통상적인 관념과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 매니저의 분석에 의하면 2010년 이후 중국 주가지수가 2% 이상 상승한 날의 비중은 5.9%였으며, 같은 날 한국이 2% 이상 상승한 날의 비중은 4.8%였다.

반면 중국이 2% 이상 하락한 날(5.0%)에 한국이 2% 이상 같이 떨어진 날의 비중은 13%에 달해 중국 주가 하락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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